덧없는 인생
晝夜流漢江-밤낮으로 흐르는 한강물
無心北漢山-무관심 말없는 북한산
黃眞伊是說-황진이가 말하지 않았는가
水流不舊水-물은 흐르니 옛물이 아니라고
人也不處留-사람도 머무르지 않으니
不見以前人-옛 사람이 보이지 않구나
時流青春逝-시간이 흐르면 젊음도 가고
随流人生終-더 흐르면 인생도 끝나는데
光陰無爲流-세월이 부질없이 흐르니
人生虛無啊-인생의 덧없는 허무함이여
先人全部下-앞에간 사람 모든 것 두고 떠났는데
啊啊無謂迷-아아! 부질없는 미련 못 놓으니
只是默默无-오로지 묵묵히 변함없는
北冠漢江前-북한산 관악산 한강 앞에
一去不復返-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虛妄人生啊-허망하고 불쌍한 인생이여 !!
농월(弄月)
이리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 안하고 살아왔지 !!
이솝우화 하나다.
어느 숲속의 사자가 늙어 더 이상 사냥이 힘 들었다.
배가 고픈 사자는 한 가지 꾀를 내었다.
사자는 자신이 병이 들었다고 숲속 동물들에게 알렸다.
그러자 동물들이 병문안을 오기 시작했고
사자는 병문안을 온 동물들을 하나씩 잡아먹기 시작한다.
같은 숲 속에 살고 있던 여우는 갈수록 동물들이 줄어 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우는 사자의 계략을 눈치 챘다.
하지만 숲속의 왕 사자의 명령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문안을 간다.
그리고 사자가 있는 굴 밖에 서서 안부를 물었지만
굴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런 여우에게 사자는 왜 안 들어오냐고 물으며 당장 들어와
인사를 하라고 다그친다.
그러자 여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동물들이 굴 안으로 들어간 발자국은 발견했지만
밖으로 나온 발자국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부터 설명해 주시죠.”
사자는 대답을 못했고,
여우는 그냥 돌아갔다.
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실수에서 배운다.
▶검버섯 돋은 얼굴에 거동도 불편한 한 노인이 힘겹게 계단을
올라 집 안으로 들어선다.
저녁 끼니 때울 것을 사오는 길이다.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 음성녹음 메시지를 연다.
“아버지, 저예요.
이번 설에 못 찾아뵐 것 같아 전화 드렸어요.
내년엔 노력해볼게요.
설복 많이 받으세요”
외로운 노인이 혼자 어떻게 즐거운 설복을 받겠는가?
힘없이 돌아선 노인은 부엌에서 혼자 저녁식사를 챙기다가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보고는 이내 울먹인다.
그리고 죽지 않으려고 음식을 먹는다.
한 젊은 남자가 휴대폰 전화를 받고는 오열을 삼킨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탄다.
노인의 아들이다.
한 젊은 여성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갈을 받고
눈물을 쏟는다
노인의 딸이다.
병원 복도를 바삐 오가던 한 남자 의사는 벽에 기대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노인의 둘째 아들이다.
급하게 달려온 아들 손자들은 아버지 집 앞에서 눈물범벅이 돼
서로 부둥켜안고 슬픔을 나눈다.
아버지를 그렇게 외로이 쓸쓸히 지내다 돌아가시게
한 것에 회한(悔恨)의 눈물인지 아니면---
이렇게 죄책감을 느끼며 아버지의 집안에 들어선 자식들의 눈에
집 안의 모습은 의외다.
테이블위에는 10여명을 위한 음식 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촛불들이 거실 속에 깜박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용도실 쪽에서 그림자 하나가 쓱 나선다.
돌아가셨다던 아버지다.
한동안 정신을 가누지 못하고 멍해 있는 아들·딸 손주들에게
노인은 겸연(慊然)쩍은 표정으로 나지막이 말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 얼굴을 볼 수 없기에…”
자식·손주가 너무나 보고 싶은 나머지 자신이 죽은 것처럼 꾸민
극단적 방법을 쓴 것이다.
(위의 내용은 2015.12.22. 조선일보 기사를 필자가 메모 한 것이다.)
▶배우 전원주(85)가 같이 살기를 거부하는 자식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털어놨다.
전원주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가족들이 나를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털어놓는다.
남편과 사별한 전원주는
“나는 지금 혼자구나”라고 생각한다며
집에 들어갈 때 외로움을 금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집에 올라갈 때부터 “어휴 오늘도 혼자구나”
이러면서 들어간다고 말했다.
(2024-05-02 동아일보)
▶오늘(2024.5.4.) 필자의 가족모임으로 점심을 먹었다.
정확히 말해서 52년 역사의 가족모임이다(횟수는 한달에 1.5회)
필자 첫아이가 출생한 해로부터 생일 결혼기념일에
아들셋 가족이 모인다.
오늘은 “어버이날”기념 점심식사다.
자식들 직장문제로 앞당겨 모였다.
올해 대학생이 된 손녀, 중고 손녀 2명들에게 이 전통을
이어가라고 말한적은 없다.
손녀들의 삶은 다를 것이니까---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족모임”속에 보고 배웠기 때문에
아마도 손녀들도 저희들의 삶에서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