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붙잡듯이 심장으로 잡으리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 눈을 감겨주십시오.
그래도 나는 볼 수 있으리, 그대 모습을
내 귀를 막아주십시오.
그래도 나는 들을 수 있으리. 그대 목소리를
발이 없어도 갈 수 있고
입잉 없어도 그대에게 호소할 수 있으리
내 팔을 꺾어주십시오.
그래도 나는 잡으리, 그대를
손으로 붙잡듯이 심장으로 잡으리
내 심장을 멎게 해 주십시오.
그래도 내 머리는 고동칠 것이며
그대가 내 머리에 불을 던진다 해도
피로써 그대를 껴안으리.
[시인의 시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작가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는 20세기 독일어권의 대표적 시인으로서 어린 시절 군인이 되려고 했으나, 문학의 열정으로 섬세한 서정시를 썼습니다. 조각가 로댕의 비서로 삼르을 깊이 관조하는 능력을 배웠지요. 이러한 그의 문학적 영향을 잘 보여주는 것이 《말테의 수기》, 《두노이의 비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이지요.
릴케는 시에 있어 체험을 매우 중요시해 ‘시는 체험이다’라는 정의를 내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시 <손으로 붙잡듯이 심장으로 잡으리>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놓지 않으려는 시적 화자의 진정한 사랑을 잘 보여줍니다. 그가 “말한 시는 체험이다”라는 말에 비추었을 때 이 시는 아마도 그 자신의 경험에서 쓴 시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통하는 까닭에 고통과 시련이 다가와도 심장이 멎는다 해도 자간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랑, 자신의 진정성으로 감싸 줄 수 있는 사랑, 지금은 그런 사랑이 간절히 필요한 시대입니다.
출처 : 《위로와 평안의 시》
엮은이 : 김옥림, 펴낸이 : 임종관
김옥림 :
-시, 소설, 동화, 교양, 자기개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교육 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시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아침이 행복해지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안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365일 마음산책》, 《법정의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멋지게 나이 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에 새기는 명품 명언》,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법정 시로 태어나다》, 《이건희 담대한 명언》 외 다수가 있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