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마르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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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내 어머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분께서 선포하신 복음에 근거한 깊은 신학적 성찰에서 나온 것입니다. 거기에는 예수님의 어머니뻘 되는 사람만 와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가르침을 듣고자 모인 무리 가운데는 당신보다 어린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사람,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 가난하고 병들고 힘없는 사람, 당신에게 호의적인 사람만이 아니라 꼬투리 잡으려 지켜보는 율법학자, 바리사이도 와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 모두를 두고 당신의 어머니라 하신 것입니다. 단순히 호감을 얻고자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수사학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아들이기에 하실 수 있는예수님의 신학적 성찰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 안에 살아계신다고 선포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진흙으로 지으시면서, 그 안에 당신의 전부를, 당신의 생명을 불어 넣으시어 하느님의 숨을 쉬는 신적 존재로 살도록 하셨습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을 잉태한 존재라는 것을 말합니다. 사멸할 육체를 가진 연약한 존재지만 하느님을 잉태한 존재로, 하느님의 어머니로 창조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지으시며 그 안에 스스로 잉태되시어 인간을 당신의 어머니로 삼으신 것입니다.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생명을 잉태한 하느님의 어머니입니다.
개신교 신학자 틸리히는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며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 안에서 아기라고, 그렇기에 이 세상의 어린이 이상이며 이 셍의 아버지 이상의 분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인간을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선사하는 존재로, 하느님의 생명을 느끼게 하는 어머니로 만나셨습니다. 그분은 물으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은가? 이 세상 밖에 어딘가에 있는 행복의 나라를 상상하지 말고 여러분 주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를 나의 어머니로, 하느님의 어머니로 대하여라." 인간이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말은 단순한 수사학적 표현이 아닌 신학적 성찰에서 나온 말입니다...."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너희에게 어머니는 누구이고 형제는 누구인가? 너희는 서로를 어머니요 형제로 대하고 있는가? 나의 어머니, 나의 형제, 나의 핏줄, 내 민족에 대한 집착으로 다른 어머니, 다른 형제, 다른 핏줄, 다른 민족에 대해 배타적인 것은 아닌가? 어머니는 본래 내 자식 남의 자식 가리지 않고 모든 자식을 품어주는 사랑의 존재가 아니더냐?" 예수님은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라고 하시며 그들에게 당신을 보게 하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어머니요 형제로 받아들이시는데, 우리가 서로를 그렇게 대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서로에게서 예수님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예수님의 반문은 어머니와 형제들과의 관계를 부정하고자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 이제민 / 모든 사람이 나에게 복음 p.33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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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일 학년 때였다. 차부에서였다. 책상 위의 잉크병을
엎질러 머리를 짧게 올려친 젊은 매표원한테 거친 큰소리로
야단을 맞고 있었는데 누가 곰 같은 큰손으로 다가와
가만히 어깨를 짚었다. 아버지였다.
- 이시영 / 차부(車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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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선으로 하루를,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