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교회는, 사도 전승에 따라, 바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그 기원을 둔 파스카 신비를 여덟째 날마다
경축한다. 그날은 당연히 주님의 날 또는 주일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이날에 그리스도 신자들은 함께 모여 하느
님의 말씀을 듣고 성찬례에 참여하고, 주님이신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과 영광을 기념하며, "우리를 새로 태어나
게 하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신"(1베드1,3)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 그러므로 주일은 최초의 근원적인 축일이다. 신자들의 신심을 일깨워 주는 주일은
또한 즐거움과 휴식의 날이 되도록 강조하여야 한다. 참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니면, 다른 행사를 결코 주일에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주일은 전례주년 전체의 토대이며 핵심이기 때문이다.
전례주년의 개정
107. 전례주년을 재검토하여, 거룩한 시기들의 전통적인 관습과 규율들을 우리 시대의 상황에 따라 보존하거나
복구하고, 그리스도 구속의 신비, 주로 파스카 신비의 거행에서 신자들의 심심을 마땅히 배양하도록 전례 시기의
본질적 특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제39항과 제40항의 규범대로 적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108. 신자들의 마음은 먼저, 주년을 통하여 구원의 신비들을 경축하는 주님의 축일들을 지향하여야 한다. 따라서
고유 시기가 성인들의 축일 위에서 적절한 자리를 차지하여, 구원 신비의 완전한 주기가 마땅한 방법으로 기억되
도록 하여야 한다.
사순 시기
109. 사순 시기는 두 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특히 세례의 기억이나 준비를 통하여 또 참회를 통하여 신자
들이 더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에 전념하며 파스카 신비의 경축을 준비하게 함으로써, 전례에서나 전
례 교리 교육에서 이 두 가지 성격이 더욱더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 사순 시기 전례의 고유한 세례 요소들이 더욱 풍부히 활용되고, 옛 전통에 따라 적절하다면 어떤 요소들을
복구시켜야 한다.
나) 참회의 요소들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교리 교육에서는 죄의 사회적 결과와 함께, 죄는 하느님에
대한 모욕이므로 이를 멀리하여야 한다는 참회의 저 고유한 본질을 신자들의 마음에 박아 주어야 한다. 또한 참회 행
위에서 교회의 역할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고, 죄인들을 위한 기도를 촉구하여야 한다.
110. 사순 시기의 참회는 오로지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또한 외적이고 사회적인 참회가 되어야 한다.
참회의 실천은 우리 시대 여러 지역의 가능성과 신자들의 처지에 따라 증진되고, 제22항의 규저어대로 관할 권위가
권장하여야 한다.
그러나 파스카 금식재는 거룩한 것으로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성금요일에 어디서나 지켜야 하며, 필요에 따라 성
토요일까지 연장하여 드높고 열린 마음으로 주님 부활의 기쁨에 이르러야 한다.
성인들의 축일
111. 교회 안에서는 전통에 따라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진정한 유해와 성화상도 존중한다. 성인들의 축일은 참으로
그리스도께서 당신 종들 안에서 이루신 놀라운 위업을 선포하고, 신자들에게 본받아야 할 적절한 모범을 제시한다.
성인들의 축일은 구원의 신비 자체를 기억하는 축일보다 앞서지 않도록 하고, 이 가운데 많은 축일은 어떤 개별 교회나
국가나 수도 가족들만 거행하도록 남겨 두고, 참으로 보편적인 중요성을 지닌 성인들을 기념하는 축일들만 보편 교회로 확
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