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호 기자 허유진 기자 입력 2021.07.28 03:07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4년간 20대의 은행 대출이 2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65.9%에 달해 은행 가계 대출 평균 증가율(40.6%)을 크게 웃돌고, 다른 연령대보다 증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27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은행 대출 잔액은 2017년 1분기 16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43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30대 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136조4000억원에서 216조원으로 58.4% 늘었다. 주택 대출 규제가 집중된 5060세대의 증가율은 각각 25.5%, 39.9%에 그쳤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치솟고 주식과 가상 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2030세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30대의 비율이 2019년 28.8%에서 2020년 33.5%로 늘었고 올 1~4월에는 36.7%까지 높아졌다. 20대와 30대의 은행 대출 증가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8년 1분기 전년 대비 17.7%였던 20대의 은행 대출 증가율은 올 1분기에는 33.3%가 됐다. 30대의 경우도 같은 기간 10.4%에서 18.6%가 됐다. 반면, 50대는 7%에서 5.5%, 60대는 9.9%에서 7.9%로 증가율이 낮아졌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2030세대가 집을 사고,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려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빚더미가 불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졌다”면서 “금융 당국이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계빚 4년새 400조 급증… 코인·주식 몰려간 20대 연체 2.6배 늘어 올 초 대학을 졸업한 김모(24)씨는 최근 취업에 성공하자마자 은행에서 6000만원 한도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이 월급 모아서 언제 집 사느냐고, 주식이나 가상 화폐 굴려야 한다고 해서 마이너스 통장을 냈다”면서 “이자도 연 2%라 낮은 편이고, 은행에서 빌린 돈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지난 4년간 2배 넘게 늘어난 20대의 은행 대출 잔액은 갈수록 빚더미가 커져가는 중이다. 작년 한 해 동안 20대의 은행 대출은 32조7000억원에서 44조5000억원으로 36.1% 늘었다. 전 연령 평균 증가율인 11%를 크게 웃돈다. 30대 은행 대출도 1년 만에 17.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낸 은행 빚이 대부분 집을 사기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주식과 가상 화폐 ‘빚투(빚내서 투자)’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은행 대출 중 20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31조4000억원으로 2017년 1분기 대비 201.9% 폭증했다. 30대 주담대는 52.6%로 그 뒤를 이었지만 증가 규모는 52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은행 신용대출 증가율 역시 20대(101.7%)와 30대(73.7%)가 40대(53.2%), 50대(41.6%), 60대 이상(42.9%)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세히 보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빚에 대한 거부감이 약한 2030세대는 저금리 시대에 이자 부담도 낮아 공격적으로 접근한다”며 “주식이나 가상 화폐 등 투자 목적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30세대 연체액 급증 문제는 연체액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의 은행 연체액은 2017년 1분기 49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35억원으로 167.5% 늘었다. 30대 연체액도 2659억원에서 3244억원으로 22% 증가했다. 반면 40대(-13.8%), 50대(-19.4%), 60대 이상(-1.8%)은 오히려 4년간 연체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자산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과도한 대출은 미래 경제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며 “설상가상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이 부실화되면서 금융권 위기로까지 퍼질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주식·가상화폐에 투자한 2030세대 작년 말부터 시작된 가상 화폐 투자 열풍은 20대가 주도했다. 올해 1분기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 등 국내 4개 가상 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 249만5289명 중 20대는 81만6039명(32.7%)으로 가장 많았다. 단순히 거래소에 가입만 한 것은 아니었다. 4대 가상 화폐 거래소 예치금은 올해 1분기 2516억6000만원에서 5675억3000만원으로 배 넘게 증가했는데, 20대가 증가율이 154.7%(346억원→ 881억원)로 단연 높았다. 부동산 시장은 30대가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매매된 서울 아파트 2만69건 중 30대가 7358건(36.7%)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로 높은 40대(26.6%)와도 격차가 컸다. 2년 전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양모(36)씨는 “수억원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샀다고 생각했는데 집값이 더 올라서 그때 안 샀으면 큰 손해였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식 투자에서도 20~30대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전체 20대 중 주식 투자자는 2019년 23.9%에서 2020년 39.2%로 15.3%포인트 증가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28.3%에서 38.8%로 10.5%포인트 올랐다. 40대(8.2%포인트)와 50대(3.7%포인트) 증가율보다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