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E.B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미소 때문에, 미모 때문에, 부드러운 목소리 때문에
그리고 또 나와 잘 어울리는 재치있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나에게 느긋한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저 여인을
사랑하노라고... 이렇게는 정말 말하지 마세요.
사랑이여, 이런 것들은 그 자체가 변하거나
당신을 위해 변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잘 짜여진 사랑은 그처럼 쉽게
풀어져 버리기도 한답니다.
내 뺨의 눈물을 닦아주는
당신의 사랑 어린 연민으로도 날 사랑하진 마세요.
당신의 위안을 오래 받았던 사람은 울음을 잊게 되고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날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을 통해
그대가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사랑을 누리실 수 있도록...
[시인의 시 이야기]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시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에서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라고 표현한 것은 자신의 사랑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자신보다 여섯 살 연하인 로버트 브라우닝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탈리아세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을 만큼 그녀의 사랑은 열렬하고 뜨거웠던 것입니다.
이 시에서 미소 때문에, 미모 때문에, 부드러운 목소리 때문에, 재치있는 생각 때문에,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어린 연민으로 사랑하지말고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달라는 시인의 표현은 참으로 의미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외적인 조건을 좇아가는 사랑은 그 외적 조건의 충족에서 벗어나면 자연스레 깨지기 쉬운 법입니다. 그러나 사랑만을 위한 사랑은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신의 사랑을 지킬 수가 있지요. 사랑만을 위한 사랑...... 아, 그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인가요.
당신은 그 사랑의 주인공이 되길 바랍니다.
출처 : 《위로와 평안의 시》
엮은이 : 김옥림, 펴낸이 : 임종관
김옥림 :
-시, 소설, 동화, 교양, 자기개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교육 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시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아침이 행복해지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안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365일 마음산책》, 《법정의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멋지게 나이 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에 새기는 명품 명언》,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법정 시로 태어나다》, 《이건희 담대한 명언》 외 다수가 있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