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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난신(怪力亂神)
괴이한 일과 엄청난 힘과 난리와 귀신이라는 뜻으로, 즉 합리적인 이성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존재나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怪 : 기이할 괴(忄/5)
力 : 힘 력(力/0)
亂 : 어지러울 난(乙/12)
神 : 귀신 신(礻/6)
출전 : 논어(論語) 술이(述而)
이 성어는 논어(論語) 술이(述而) 20장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子不語 : 怪, 力, 亂, 神.
공자는 괴이한 것, 폭력, 반란,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
(註)
사씨(謝良佐)가 말했다. “성인은 일상적인 것을 말하고 괴이한 것을 말하지 않았으며, 덕을 말하고 폭력을 말하지 않았으며, 다스림을 말하고 반란은 말하지 않았으며, 사람을 말하고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
謝氏曰 : 聖人語常而不語怪, 語德而不語力, 語治而不語亂, 語人而不語神.
논어 제7편 20장의 위 구절에 대해서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쓰신 해석이 재미있는 것 같아 옮겨 봅니다.
차력사의 노력으로 이빨로 트럭을 들어 올린다 하더라도, 기중기가 있는데 힘써 그 짓을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주먹을 단련시켜 맨주먹으로 못을 박을 수 있다 하더라도 장도리 하나면 끝나는 일을 그토록 어렵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 세계가 모두 하느님의 신비덩어리인데 왜 하필 처녀가 애를 낳아야만 신의 아들이 되고, 죽었다 살아나야만 신앙의 대상이 되는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스스로 과학이 발달한 최첨단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반면에 괴력난신의 현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또 이를 절대적인 사실인양 믿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아직도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가 인생 상담을 받은 뒤 점쟁이가 알려 준대로 행동하기도 하고, 누가 괴력을 보이거나 초능력을 보인다고 하면 모든 관심이 그것에 쏠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왜 그런 현상들에 관심을 쏟고 있을까를 되묻게 됩니다. 아마도 잘 모르니까, 알 수 없는 영역이니까 호기심에 그러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호기심으로 잠깐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고 또 그것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등에 대해 전혀 확인된 바 없는 현상에 우리의 삶을 맡긴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행동인 듯합니다.
공자님께서 논어를 통해 '그러한 괴력난신은 없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았다'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해야만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한 괴력난신은 교육의 목적으로 삼지 않으셨다는 공자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소중히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 괴력난신(怪力亂神)
괴이한 힘과 해를 끼치는 신이라는 뜻으로, 이성적으로 설명 못할 존재나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 사람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힘을 가진 존재는 두려워 피한다. 입으로 불을 뿜는다거나 자동차 등에 연결한 끈을 치아 사이로 물어 끄는 사람을 보면 마술 같다며 흥미를 느끼면서도 따라하는 법은 없다.
거대한 괴수가 나타나 사람들을 짓이기는 만화나 영화를 보고서도 혼비백산한다. 사람을 해치기 때문이다. 현실세계에선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괴이한 일이나 또는 무서운 힘을 휘두르는 것이 괴력(怪力)이다.
사람에게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준다는 귀신도 옳지 못하고 혼란만 가져 오는 난신(亂神)은 두려워 피한다.
성인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는 논어(論語) 술이(述而)편에서 공자(孔子)가 여기에 대해 말한다. "선생님께서는 괴이한 일, 힘으로 하는 일,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 그리고 귀신에 관한 일은 말하지 않으셨다(子不語 怪力亂神)."
짤막한 네 글자를 풀이하는 데는 각 글자로 하거나 두 글자씩 묶어 해석하는 방법을 써 왔다.
怪(괴)는 돌이 말하고 나무가 일어선다거나 불을 토하는 등 비현실적인 괴사(怪事), 괴변(怪變)을 뜻하고 力(력)은 상상할 수 없는 힘으로 휘두르는 폭력, 완력을 나타낸다. 亂(란)은 천륜에 반하는 난행이나 반란, 神(신)은 해를 끼치는 나쁜 신이나 우상을 말했다.
두 글자씩 묶어 괴력(怪力)은 이치에 맞지 않는 힘, 난신(亂神)은 옳지 못한 신으로 사람의 정신을 혼란시키는 귀신이다.
한 글자든, 두 글자든 어떻게 해석하든 공자는 이러한 것들이 사람을 교화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말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북송(北宋)의 학자 사량좌(謝良佐)가 명쾌하게 주석한다. "성인은 일상적인 것을 말하고 괴이한 것을 말하지 않았고, 덕을 말하고 폭력을 말하지 않았으며, 다스림을 말하고 혼란은 말하지 않았고, 사람을 말하고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聖人 語常而不語怪 語德而不語力 語治而不語亂 語人而不語神)."
엉뚱한 힘, 옳지 못한 신을 말하지 않은 가르침을 충실히 행하는 것은 좋은데 언급까지 금한 것은 삭막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각국 신화에 등장하여 화려한 활약을 펼치는 신들은 이야기 거리로는 훌륭한데도 우리나라의 삼국사기(三國史記) 등 역사서에는 배제되었다.
상상에 바탕을 둔 소설까지 유교의 근본에 충실했던 학인들에겐 배격의 대상이었다. 하늘을 날고, 고난에 빠진 인간을 구하는 상상의 영웅까지 용납하지 못할 일은 아닐 텐데도 말이다.
⏹ 이하는 최효찬의 "우리 민족의 시원에 대한 보고(寶庫)에서"의 글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차이점은 서문 격에 나오는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한 관점에서 드러난다.
논어의 술이편에 “공자는 괴력난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나온다.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저술하면서 유학자답게 유교적 관점에 따라 괴력난신에 대한 이야기를 싣지 않았다.
반면 일연은 괴력난신에 관한 이야기부터 맨 앞부분에 실었다. 괴력난신의 이야기야말로 고대 우리 민족의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 등 신화적 세계로 시작하는 서구에 비춰볼 때도 일연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지니는지 알 수 있다. 중국의 역사서 역시 공통적으로 삼황오제 같은 괴력난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건국의 영웅들은 남다른 점이 있는데 바로 괴력난신의 내용이다. 일연은 중국 괴력난신의 예로 무지개가 신모(神母)를 둘러싸 낳았다는 복희씨를 비롯해 신농씨와 같은 신화 속 인물, 용과 교합해 낳았다는 패공(유방)까지 소개했다.
이어 “그렇다면 삼국의 시조가 모두 신비하고 기이한 데서 나왔다 한들 어찌 괴이하랴. 이것이 기이(紀異) 편을 여러 편 앞에 두는 까닭이며 의도다”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가 단군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는 뜻이다. 정사인 삼국사기에 대한 유쾌한 도발이 아닐 수 없다.
⏹ 이하는 우종근의 "天機와 미신 사이"의 글이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역술인들이 점술의 조사(祖師)로 떠받드는 인물이 있다. 바로 중국 북송(北宋)의 소옹(邵雍)이다. 사후에 강절(康節)이라는 시호를 받아서 통상 소강절로 불린다.
그는 주역 3000년의 역사를 통틀어 이를 마스터한 몇 안 되는 대가로 공자와 함께 꼽힐 뿐만 아니라 예지력이 매우 영험해서 '귀신 잡는 소강절, 세상 일을 다 아는 소강절'로 더 유명하다.
너무 아는 체하는 사람더러 "저 놈은 소강절 똥구멍에다 움막을 짓고 사는가 보다"고 핀잔을 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런 점술의 달인을 유교에서는 성현으로 받든다.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배척하는 유교 정신에 비춰 보면 이채로운 일이지만 소옹은 도학(道學), 즉 주자학의 개조 주돈이와 함께 도통을 잇는 북송오자(北宋五子)의 한 명이다.
주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리(數理) 철학으로 발전시켰다는 설명인데 주자학의 주체 세력을 이루는 구법당의 사마광, 이정자(二程子) 형제와 절친했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확실히 소옹은 유가와는 거리가 있는 도가의 풍모가 물씬했다. 젊은 시절 하도(河圖), 낙서(洛書) 같은 예언서를 전수받고 그 핵심과 숨은 뜻을 터득한 뒤부터는 관리가 되는 것도 마다하고 스스로 세상 이치와 하늘의 뜻(天機)을 가지고 놀았다.
십팔사략에 "소옹의 학문은 고명(高明)한 경지에 마음을 놀리며 천지와 음양의 변화성쇠를 관찰하여 만물의 변화에 통달했다. 만물의 수리(數理)에 정통해서 앞일을 예견함에 들어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소옹의 신통한 예견 가운데는 왕안석의 신법 개혁과 관련된 두 가지가 유명하다.
첫번째는 "소옹이 낙양의 천진교 위에 섰다가 두견이 우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탄식했다. '2년 안에 남쪽 사람이 급부상해서 재상이 될 것인데, 이때부터 세상이 시끄러워질 것이다.' 연유를 묻자 '태평시에는 땅의 기운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지만, 변란시에는 반대다. 지금 남쪽의 기운이 북쪽에 다다른 것을 새가 먼저 알았으니, 다리 위에서 두견새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고 했다. 과연 장시(江西) 사람 왕안석이 등장해 신법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두번째는 "왕안석이 실각하고 추종자인 여혜경이 집권했다. 구법당 사람들이 보복당할 것을 걱정하자 소옹이 말했다. '왕과 여는 형세의 이익이 맞아 떨어져서 결합한 것뿐이다. 형세가 맞서면 저절로 원수지간이 될 것이니, 다른 사람을 해칠 여가가 없을 것이다.' 얼마 안 있어 여는 과연 왕을 배반했다."
(宋元學案)
소옹은 환갑을 넘기자 은사(隱士)의 복장을 하고 반(半) 신선처럼 생활했다. 그가 썼다고 하지만 후세에 가탁한 것으로 보이는 철판신수(鐵板神數)나 매화역수(梅花易數) 같은 역술서에 전하는 숱한 일화들은 대부분 이런 신비감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22년 연하이지만 친구로 지낸 정이천(程伊川)은 이런 그를 비루하고 조야(粗野)한 잡술을 농한다고 못마땅해 하면서 그의 학문을 전수받는 것도 거절했다.
그런 그도 소옹의 신통력만큼은 이렇게 인정했다. "그 마음이 허허롭고 밝았으므로, 앞일을 능히 알 수 있었다(其心虛明, 自能知之)."
(송사 도학전道學傳)
중국은 해방 이후 점술을 대대적으로 금지했지만,점술에 기대는 인민의 믿음은 여전하다. 최근 광저우의 한 신문이 뇌물을 먹고 들통 난 부패 공무원들의 사례를 보도했는데, 그 중 '자수하라'는 점술가의 말을 믿고 자진 신고했다는 사연이 압권이다. 황당하지만, 미련하게도 점술의 권위에 복종하는 우직함이 귀엽기도 하다.
공자는 "어떤 일이 발생하려고 하면 반드시 그 조짐이 먼저 나타난다(有物將至, 其兆必先)"고 했다. 소옹이 읽은 것도 조짐일 테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조짐이라면 무조건 미신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매사에 꼭 닥쳐서야 깨닫고 해 보고서야 아는 것이다.
이런 우둔한 이들을 위해서 역사는 계속 쓰여지고 있는 것인데, 이들일수록 역사를 안 읽는다는 것이 문제다.
▶️ 怪(기이할 괴)는 ❶형성문자로 慅(괴)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그러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圣(괴)로 이루어졌다. 괴이쩍다의 뜻이다. ❷형성문자로 怪자는 ‘기이하다’나 ‘괴상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怪자는 心(마음 심)자와 圣(힘쓸 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圣자는 손으로 흙을 쌓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힘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圣자가 ‘기이하다’라는 뜻의 怪자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발음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에는 발음차이도 크고 ‘괴이하다’와 흙을 쌓는 것과의 의미도 연결되지 않는다. 혹시 흙더미 위로 손이 올라와 모습을 그린 圣자에서 괴상함이 연상됐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怪(괴)는 ①괴이(怪異)하다 ②기이(奇異)하다 ③괴상(怪常)하다 ④의심(疑心)하다 ⑤의심스럽다 ⑥도깨비 ⑦유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특할 기(奇), 다를 이(異), 의심할 아(訝)이다. 용례로는 괴상한 재주나 힘이 있는 호걸을 괴걸(怪傑),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상한 돌림병을 괴질(怪疾), 괴이하고 이상함을 괴상(怪常), 행동이 수상한 사나이를 괴한(怪漢), 괴상한 이야기를 괴담(怪談), 초인적인 큰 힘을 괴력(怪力), 괴상하고 이상함을 괴이(怪異), 기괴한 모양을 괴상(怪狀), 괴상하게 생긴 돌을 괴석(怪石), 모양이 괴상하게 생긴 구름을 괴운(怪雲), 이상하게 생긴 새를 괴조(怪鳥), 괴상한 짐승을 괴수(怪獸), 이상하게 생긴 물건 또는 괴상한 사람을 괴물(怪物), 괴이한 술책을 괴술(怪術), 매우 괴이함 또는 야릇하고 괴상함을 해괴(駭怪), 괴상하고 기이함 또는 이상 야릇함을 기괴(奇怪), 요사스럽고 괴상함 또는 요망한 마귀를 요괴(妖怪), 괴상하게 여길 만함을 가괴(可怪), 감동할 만큼 괴이함을 경괴(驚怪), 이상 야릇한 이야기를 이르는 말을 괴담이설(怪談異說), 괴상하고도 기이한 현상이나 사건을 내용으로 한 소설을 괴기소설(怪奇小說), 괴상하게 생긴 돌과 기이한 풀을 이르는 말을 괴석기초(怪石奇草), 기묘한 바위와 괴상스럽게 생긴 돌을 이르는 말을 기암괴석(奇巖怪石),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몹시 괴이하다는 말을 해괴망측(駭怪罔測), 궁벽스러운 것을 캐내고 괴이한 일을 행함 또는 괴벽스러운 짓을 한다는 말을 색은행괴(索隱行怪), 혹시 그럴 수도 있으므로 괴이할 것이 없다는 말을 용혹무괴(容或無怪) 등에 쓰인다.
▶️ 力(힘 력/역)은 ❶상형문자로 팔에 힘을 주었을 때 근육이 불거진 모양으로, 농구(農具) 가래의 모양이다. 나중에 일하다, 힘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力자는 ‘힘’이나 ‘힘쓰다’, ‘일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力자를 보면 밭을 가는 농기구가 그려져 있었다. 농사일에는 고강도의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래 밭갈이용 농기구를 그렸던 力자는 ‘힘’이나 ‘힘쓰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力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힘’이나 ‘힘쓰다’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力자가 ‘힘’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후에 耒(쟁기 뢰)자가 ‘쟁기’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力(력)은 ①힘 ②하인(下人) ③일꾼, 인부(人夫) ④군사(軍士), 병사(兵士) ⑤힘쓰다, 부지런히 일하다 ⑥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어렵다, 매우 힘들다 ⑦힘주다 ⑧있는 힘을 다하여, 애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힘쓸 노(努), 힘쓸 면(勉), 힘쓸 무(務), 힘쓸 욱(勖), 힘쓸 려(勵), 힘쓸 자(孜), 무성할 무(懋)이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역능(力能), 자기의 의도를 힘주어 말함을 역설(力說), 사물의 중심이 되는 점을 역점(力點), 힘써서 배움을 역학(力學), 힘써 행함을 역행(力行), 힘써 공격함을 역공(力攻), 힘껏 달림을 역주(力走), 부지런히 힘씀을 역면(力勉), 어떤 일을 감당하여 해낼 수 있는 힘을 역량(力量),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힘을 들이어 일함 또는 그 힘을 노력(勞力),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이나 괴로움 등을 이겨 내면서 애쓰거나 힘쓰는 것을 노력(努力),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권력이나 기세의 힘 또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힘을 세력(勢力),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협력(協力), 강제로 복종시키는 힘을 권력(權力), 이상하게 사람의 눈이나 마음을 호리어 끄는 힘을 매력(魅力), 사람의 힘이나 능력을 인력(人力), 무슨 일이나 말을 한 데 대하여 돌아오는 좋은 결과를 효력(效力), 있는 힘을 다함을 진력(盡力), 일을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을 기력(氣力), 살아 움직이는 힘을 활력(活力), 목적에 달할 가능성이 많음을 유력(有力), 주된 일을 하고 아직 남아 있는 힘을 여력(餘力), 한 나라가 가진 힘을 국력(國力), 힘이 부족하여 생각한대로 할 수 없음을 역부종심(力不終心), 다리와 팔의 힘이라는 뜻으로 온몸의 힘을 고굉지력(股肱之力),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국궁진력(鞠躬盡力), 지극한 정성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지성진력(至誠盡力), 많은 사람이 서로 힘을 합하면 태산도 옮길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력이산(衆力移山) 등에 쓰인다.
▶️ 亂(어지러울 란/난)은 ❶형성문자로 乨(란), 乱(란), 釠(란)은 통자(通字), 乱(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을(乙=乚; 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란(실패에 감긴 실의 상하에 손을 대고 푸는 모양으로 일이 어지러움)으로 이루어졌다. 얽힌 것을 바로잡는 일로, 나중에 얽힌다는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亂자는 '어지럽다'나 '손상시키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亂자는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과 乙(새 을)자가 결합한 것이다. (난)자는 엉킨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금문까지만 하더라도 '어지럽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여기에 乙자가 더해지면서 도구를 이용해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亂(란)은 ①어지럽다 ②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 ③다스리다 ④음란하다, 간음하다 ⑤무도하다, 포악하다 ⑥물을 건너다 ⑦가득 차다, 널리 퍼지다 ⑧난리(亂離), 반란(叛亂) ⑨위해(危害), 재앙(災殃) ⑩음행(淫行), 음란(淫亂)한 행위 ⑪버릇없는 행동 ⑫풍류(風流), 악장(樂章) ⑬요지(要旨) ⑭함부로, 마구잡이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 다스릴 리(理)이다. 용례로는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를 난리(亂離), 어지럽게 마구 추는 춤을 난무(亂舞), 총이나 활 따위를 함부로 쏘는 것을 난사(亂射), 이리저리 흩어져서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않는 일을 난맥(亂脈), 질서없이 여기 저기서 마구 나서는 것을 난립(亂立), 몹시 거칠고 사나움을 난폭(亂暴), 어지러운 판국을 난국(亂局),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는 것을 난입(亂入), 공기나 물의 불규칙한 흐름을 난류(亂流),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어지럽고 수선스러움을 난잡(亂雜), 질서를 어지럽히며 마구 행동하는 것 또는 그런 행동을 난동(亂動), 조화나 정상을 잃은 흐트러진 상태를 난조(亂調), 마구 때림을 난타(亂打), 어지러워 살기가 힘든 세상을 난세(亂世), 세상이 어지러운 때를 난시(亂時), 양편이 서로 뒤섞여서 어지럽게 싸움을 난투(亂鬪),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란(混亂), 시끄럽고 어지러움을 요란(搖亂), 뒤흔들어서 어지럽게 함을 교란(攪亂), 음탕하고 난잡함을 음란(淫亂), 야단스럽고 시끄러움을 소란(騷亂), 도덕이나 질서나 규칙 등이 어지러움을 문란(紊亂), 크게 어지러움이나 큰 난리를 대란(大亂),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을 혼란(昏亂), 어수선하고 떠들썩함을 분란(紛亂), 왜인이 일으킨 난리를 왜란(倭亂),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나라 안에서 정권을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는 난리나 반란을 내란(內亂),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일컫는 말을 자중지란(自中之亂),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도난마(快刀亂麻),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는 뜻으로 의지가 뒤흔들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심번의란(心煩意亂) 등에 쓰인다.
▶️ 神(귀신 신)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申(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申(신)과 만물을 주재하는 신(示)의 뜻을 합(合)하여 정신을 뜻한다. 申(신)은 번갯불의 모양이고, 示(시)변은 신이나 제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神(신)은 천체(天體)의 여러 가지 변화를 부리는 신, 아주 옛날 사람은 천체의 변화를 큰 신비한 힘을 가진 신의 행위라 생각하고 그것을 번갯불로 대표시켜 神(신)자로 삼았다. ❷회의문자로 神자는 '귀신'이나 '신령', '정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神자는 示(보일 시)자와 申(펼 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申자는 번개가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은 번개는 신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申자는 '하늘의 신'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申자가 '펴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여기에 示자를 더한 神자가 '신'이나 '신령'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神(신)은 (1)인간의 종교심(宗敎心)의 대상이 되는, 초인간적 위력을 가지고 세계를 지배한다고 하는 존재. 명명(冥冥)한 중에 존재하며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능력을 가지고 인류에게 화복(禍福)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신령(神靈). 곧 종교 상 귀의(歸依)하고 또 두려움을 받는 대상 (2)하느님 (3)귀신(鬼神) (4)신명(神明) (5)삼신(三神) (6)영묘 불가사의(靈妙不可思議)하여 인지(人智)로써는 헤아릴 수 없는 것 (7)거룩하여 감히 침범할 수 없는 것. 신성(神聖) 등의 뜻으로 ①귀신(鬼神) ②신령(神靈) ③정신(精神), 혼(魂) ④마음 ⑤덕이 높은 사람 ⑥해박한 사람 ⑦초상(肖像) ⑧표정(表情) ⑨불가사의(不可思議)한 것 ⑩신품(神品) ⑪신운(神韻: 고상하고 신비스러운 운치) ⑫영묘(靈妙)하다, 신기하다 ⑬화하다 ⑭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⑮소중히 여기다 ⑯영험이 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신령 령/영(靈), 귀신 귀(鬼), 넋 혼(魂), 넋 백(魄)이다. 용례로는 선도를 닦아서 도에 통한 사람을 신선(神仙), 신과 사람 또는 신과 같은 만능의 사람을 신인(神人), 죽은 사람 위(位)를 베푸는 나무 패를 신주(神主), 신의 종복이란 뜻으로 기독교 신도가 스스로 낮추는 말을 신복(神僕), 신령의 자리로서 설치된 것이나 장소를 신위(神位), 영성의 생명 또는 신의 명령을 신명(神命), 신묘하고 기이함을 신기(神奇), 신령을 모신 집을 신당(神堂), 신기하고 영묘함을 신묘(神妙), 신의 공덕을 신덕(神德), 귀신이 몸에 접함을 신접(神接), 마음이나 생각을 정신(精神), 사람의 죽은 넋으로 어떤 일을 유난히 잘하는 사람을 귀신(鬼神), 본 정신을 잃음을 실신(失神), 땅을 맡은 신령을 지신(地神), 신을 받들어 공경함을 경신(敬神), 비밀에 속하는 일을 누설함을 일컫는 말을 신기누설(神機漏泄), 신이 행하는 뛰어난 계략을 일컫는 말을 신기묘산(神機妙算), 큰 일을 당해도 냉정하여 안색이 평소와 다름없이 변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신색자약(神色自若), 예술작품 따위에서 신비한 기운이 어렴풋이 피어 오름을 일컫는 말을 신운표묘(神韻縹渺), 신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신인공노(神人共怒), 비밀에 속하는 일을 누설함을 이르는 말을 신기누설(神機漏泄), 큰 일을 당해도 냉정하여 안색이 평소와 다름없이 변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신색자약(神色自若), 헤아릴 수 없는 변화의 재주를 가진 힘을 일컫는 말을 신통지력(神通之力), 귀신처럼 자유자재로 나타나기도 하고 숨기도 한다는 뜻으로 날쌔게 나타났다 숨었다 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신출귀몰(神出鬼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