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건너 삼거리 주막
오가는 길손 쉬어 가라며 구수한 인사말로 발걸음 멈추게하네
낮선 나그네 목말라 주문한 상위에는 찌그러진 주전자와 술잔
갓담은 열무김치 맛있게 보이니 젖가락질 절로 가게 만드네
주모의 익숙한 솜씨로 손에는 고추가루 잔득묻힌 밑반찬 한줌
아무도 없는 대청 마루에는 나눌 객도없으 혼자서 술잔을 기우린다
주모의 툭툭 던지는 말 마디에는 인생의 연륜을 이야기하듯
힘들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 일찍 여윈 엄마의 자리에는
새로 들어온 계모가 서러운 눈물 흐르게하고 혹독한 구박
견디다 못한 어린 마음 가출 청소녀 되어 도시로 갔는데
낮설고 아는 사람없는 곳에서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만나
잘 사는 부자집에 입에 풀칠하며 의지하며 자랐다네
지나 가든 나그네 주모의 한많은 이야기에
주저앉은 자리 일어설 줄모르고 해는 중천을 기우네
팔자 좋은 나그네 한잔 두잔 기우린 술잔에 취기가 도니
집 걱정 자식 걱정 잊고 온 세상이 자기것인양 착각에젖으
아들 딸 위해 품속에 간직한 쌈지주머니를 만져보네
없으져버린 삼거리 주막 애한의 추억을 더듬어 보게하네
시인 류해주 바오로.
첫댓글 정취가 물씬 풍김니다 잘보았음니다 고맙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