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지족(吾唯知足)
한 일꾼이 상인과 먼길을 걷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자 그들은 강가에 앉아 밥을 먹으려 했다
그때 느닷없이 까마귀 떼가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상인은 까마귀 소리가 흉조라며 몹시 언짢아하는데,
일꾼은 도리어 씩 웃는 것이었다.
밥을 먹고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한 상인은 일꾼에게 삯을 주며 물었다.
"아까 까마귀들이 울어댈 때 자네가 웃는이유가 무엇인가?"
"까마귀들이 저를 유혹하며 말하기를,저 상인의 짐 속에 값진 보물이 많으니
그를 죽이고 보물을 가지면 자기들은 시체를 먹겠다고 했습니다."
"아니, 그럴 수가? 그런데 자네는 어떤 이유로 까마귀들의
말을 듣지 않았는가?"
"나는 전생에 욕심을 버리지 못해 그 과보로 현생에 가난한 심부름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 욕심으로 강도질을 한다면 그 과보를 어찌 감당한단 말입니까?
차라리 지금 가난하게 살지언정 올바르지 못한 부귀를 누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일꾼은 조용히 웃으며 길을 떠났다.
이 이야기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하여
6년간의 고행 끝에 깨달은 吾唯知足(오유지족)의 뜻을
제자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吾唯知足(오유지족)은
"나는 오직 족(足)함을 알뿐이다"라는 의미이며 자신의 삶을 남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자신에 대해 만족하라는 가르침이 담긴 말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극락에 있어도 그것을 모른 채 계속 부족하다는 푸념만을 할 것이고,
모든 일에 있어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비록 땅바닥에 누워서 잠을
자는 상황이라도 즐겁다는 생각에 늘 행복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 심부름꾼은 "너와 내가 만족하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오유지족의 참된 의미를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