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OTEL & RESTAURANT 2004.11월호
주 메뉴는 맵고 사이드 메뉴는 단 세트 유행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대비 3.9%, 작년 동기대비 3.6% 각각 상승해 근래 방영되고 있는 한 광고 카피처럼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암울한 현실을 입증하고 있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내수경기는 ‘돈맥(錢脈)경화’ 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활기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그나마 수출은 호황이라고 하나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이웃나라 얘기로 들리는게 현실이다.
이처럼 어려운 불경기 속에서도 외식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트렌드를 이용한 외식업계의 맛 마케팅이 손님을 끌어 모으는데 활력을 주고 있어 화제다.
사람의 혀는 ‘미(味)뢰’ 라고 하는 작은 돌기를 통해 맛을 느끼는데 크게 단맛ㆍ신맛ㆍ쓴맛ㆍ짠맛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최근 신(辛)마케팅으로 불리는 매운맛은 감각을 느끼는 신경조직 중 ‘통각점’ 이라는 아픔을 느끼는 점에서 매운맛을 느낀다. 혀도 피부점막의 일종이기 때문에 통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이고, 매운맛은 이 통각점을 자극해 우리가 ‘맵다’ 는 감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버거킹 및 맥도날드, 피자헛 등의 외식업체들도 앞다퉈 매운맛 메뉴들을 출시했고, 베니건스를 비롯한 FR업체들에서도 매운맛 메뉴는 ‘상종가’ 를 치고 있다.
매운맛의 독주에 도전장을 낸 ‘단 맛’ 의 선전도 눈에 띈다. 단맛의 메뉴들도 적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어 매운맛을 따라잡기 위한 다양한 메뉴들이 개발 및 출시되고 있다. 최근 제철 원재료를 사용한 메뉴개발의 원인도 있지만 고구마나 치즈를 이용한 단(甘) 메뉴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고객들의 반응도 매운맛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매운맛과 단맛의 강한 캐릭터가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FR업체 메뉴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본래 외식업계에서 매운맛과 단맛의 호응도는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며 “메뉴 개발시에도 아주 맵거나 아주 단 메뉴로 결정되는 성향이 많다” 고 설명한다.
‘모 아니면 도’ 의 양극단에서 확실한 캐릭터로 고객에서 선택 받는 외식업계의 ‘맛’ 을 분석해보고, 맛과 마케팅의 관계를 알아본다.
빼놓을 수 없는 외식업계 키워드 ‘매.운.맛’
맛에 대해 논하면서 ‘매운맛’ 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매운맛’ 이 빠질 수 없다.
외식업계의 비공식적인 공식(?)으로도 통할 정도로 ‘불황=매운맛’ 이라는 타겟이 요즘 외식업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소비자들이 조금만 먹어도 강한 자극을 얻을 수 있는 매운맛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1997년~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매운맛을 내는 먹을 거리들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또다시 매운맛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경기불황에 매운맛이 인기를 끈다는 ‘공식’에 맞추지 않더라도 지난 여름 외식업계 ‘이열치열’ 마케팅에 힘입어 매운 메뉴들이 잇따라 출시 됐다.
패스트푸드 업체 중 KFC는 멕시코 음식인 또띠아에 매운 칠리소스와 할라피뇨가 첨가된 ‘핫 트위스터’ 를 선보였고, 파파이스 의 경우 케이준 스파이시 맛이 있다.
그리고 버거킹을 비롯해 맥도날드, 피자헛 등 외식업체들은 ‘텍스멕스 와퍼’ 와 ‘상하이 스파이스치킨 버거’, ‘핫&스위트 피자’ 등 매운맛 제품을 선보여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예로 버거킹의 ‘텍스멕스와퍼’ 의 경우 행사 기간인 지난 7월10일~9월12일 중 단품 ‘텍스멕스 와퍼’ 15만3천5백8개를 팔았고, ‘텍스멕스 팩’ 의 경우 24만5천9백38개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대비로 살펴보면 각각 3%와 13.5% 수준이다.
또한 ‘텍스멕스 와퍼세트’ 의 경우 30만4천6백26개를 판매해 전체 매출 대비 8.4%를 보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들이 점차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의 특성상 업계에서 매운맛 제품을 많이 출시하게 되는 것 같다” 고 설명한다.
피자헛도 지난 6월 기존의 리치골드 피자에 매운맛 토핑을 더한 ‘핫&스위트’ 피자를 선보여 리치골드에 이은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한편 강한 냄새와 매운 맛의 대명사인 마늘을 이용한 메뉴들도 약진의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단순한 양념이나 향신료 수준을 넘어 메인 메뉴로 자리잡아 마늘을 주제로 내세운 ‘갈릭(마늘) 레스토랑들’ 이 등장하고 있는 것. 국내 갈릭&와인 레스토랑의 효시격인 매드포갈릭을 비롯, 클로브 등 갈릭레스토랑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마늘 요리는 하나의 음식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갈릭 레스토랑들은 마늘의 강한 향과 독한 맛을 줄여 거부감 없이 마늘의 향과 맛, 영양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도록 해 건강과 독특함을 찾는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다.
썬앳푸드의 매드포갈릭 레스토랑은 통마늘을 얹은 갈릭스테이크, 마늘향이 그윽하게 어우러진크림소스 파스타, 얇게 썬 마늘 조각이 듬북 얹혀진 마늘볶음밥 등 갈릭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음식에서는 마늘이 더 이상 양념이나 반찬 수준이 아니다.
부드럽고 달콤함으로 녹이는 ‘단 맛’
뜨거운 매운맛에 격돌하는 맛은 단연 ‘단 맛’.
외식업계 달콤함을 대표하는 ‘고구마’ 와 ‘치즈’ 를 이용한 제품들도 ‘매운맛’ 못지 않은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예전 어려운 시기 한국인의 구황작물이기도 했던 고구마는 오늘날 경기 불황 속 외식업을 살리는 구황작물로 꼽히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의 경우 사이드 메뉴인 통고구마는 ‘통고구마’ 때문에 아웃백 스테이크를 찾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메인 요리만큼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메뉴는 휘핑 크림과 시나몬 가루를 구운 고구마와 함께 제공해 한국인은 물론 단 음식에 익숙한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이기도 하다.
통째로 구워진 고구마가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러울 뿐만 아니라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으로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의 업계 독주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 피자헛은 단맛의 대명사인 ‘고구마’ 를 이용해 만든 ‘리치골드’ 의 달콤함으로 외식업계 큰 바람을 일으켰다.
2003년 ‘고구마 피자’ 리치골드 7백만판을 판매해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으며, 올해에는 후속탄으로 리치골드 ‘핫앤스위트’ 제품을 선보여 외식업계 부러움을 사고 있다.
리치골드는 기존에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던 ‘치즈크러스트’ 의 인기 요인이 바로 크러스트 안에 들어있는 풍부한 모짜렐라 치즈였고 한국피자헛은 이 치즈의 풍부함을 더욱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따라 치즈 맛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크러스트 지붕 부분을 열어 모짜렐라 치즈 속살을 밖으로 드러내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는 컨셉으로 ‘리치골드’ 를 개발하게 된 것. 쫄깃한 치즈 둘레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구마 띠가 더해져 고구마의 달콤함이 치즈의 풍부한 맛을 강하게 살리면서 절묘하게 조화된 맛을 이루게 되었고 이에 고소한 체다치즈가 고구마 링 위에 얹어져 더할 나위없이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제품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리치골드는 출시 후 3개월만에 1백만판, 6개월만에 3백만 판을 넘게 판매했으며 출시 1년만에 7백만 판매고를 올렸다. 또한 중국, 일본 피자헛 기술연구팀에서 리치골드 도입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해 직접 배워갔으며 실제 일본에서는 작년 9월에 리치골드 피자를 전격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한국피자헛은 후속탄 ‘리치골드II’ 를 작년 12월 출시해 진한 치즈 맛과 달콤한 고구마 맛의 조화를 한층 강화했다.
한편 유럽풍 레스토랑 마르쉐는 고구마의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여주에서 재배된 고구마로 만든 신메뉴를 지난달 말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메뉴는 ‘스위트 포테이토 크랩 고로케’ 와 ‘스위트 포테이토 그라탕’, ‘스위트 포테이토 파이’ 등이다.
이외에도 고구마를 이용한 샐러드 4종(고구마 파인애플 샐러드, 고구마 캐러비안 샐러드, 고구마 허니 후라이드 샐러드, 고구마 미소그린 어니언 샐러드), 고로케 3종(고구마 베이컨 고로케, 고구마 쉬림프 고로케, 고구마 치킨&머쉬룸 고로케), 베이커리 3종(고구마 피칸 파이, 고구마 허니 브래드, 고구마 번) 등을 내놔 고구마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군을 구성한 것이 특징.
대표적 맛대 맛의 원조 '고추' 와 '고구마'
매운맛 하면 고추를 빠뜨릴 수 없다.
조선시대에는 고추를 고초(苦草)라고도 표기하였다. 고(苦)자가 조선시대에는 맵다는 뜻으로 쓰였던 바, 매운 고추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고추의 매운맛은 바로 ‘캡사이신’ 이란 성분 때문이다. 고추 중에서도 가장 맵기로 소문난 청양고추의 경우 캡사이신 성분이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고추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의 주성분은 캡사이신 외에도 비타민 에이, 씨가 많이 들어 있다. 요즘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에 계속 노출되면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비타민 에이는 이에 대한 저항력을 증진시킨다. 고추에 포함된 비타민 씨는 사과의 20배일 정도로 풍부하다. 게다가 캡사이신이 비타민이 산화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조리를 해도 영양소 파괴가 적다. 하지만 공기 중에 오래 방치하면 캡사이신 성분이 서서히 증발해 비타민의 효능이 떨어진다.
한편 그 달콤함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작물인 고구마는 탄수화물을 비롯하여 칼륨, 칼슘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B 복합체, 비타민C가 비교적 많이 들어 있는 편이고 질 좋은 섬유질이 풍부하여 다이어트 및 대장건강에 매우 효과적이다.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다면 ‘일석이조’
입주위가 따갑고 속이 쓰릴 정도로 매운 음식을 땀 뻘뻘 흘리면서 먹고 나면, 스트레스도 확 풀린다는 것이 최근 매운맛 음식을 찾는 고객들의 변이다.
실제로 매운 맛이 입 안 통각세포에서 감지돼 ‘아픔’의 일종으로 대뇌에 전달되면 대뇌에서는 이 통증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 진통제인 엔돌핀을 분비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이 엔돌핀이 사람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풀어주고, 그로 인해 자연스레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찾게 되는 것.
결과적으로 매운 맛은 기운을 발산하는 성향이 있어 마음 속에 고여 있는 우울함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매운 음식이 열과 땀을 나게 하고 맺힌 것을 풀어주는 발산작용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울체된 기의 순환을 도와 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기운을 회복하게 해주며, 차고 습한 기운을 몰아내는 데 좋다” 고 설명한다.
매운 고추의 경우 성질이 뜨겁고 맵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서 소화 장애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이다. 매운 맛이 소화를 촉진시키고 침샘과 위샘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고추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권장된다. 이 또한 캡사이신 덕택에 지방세포에 작용하여 몸속 지방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매운 성분의 고추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피부에 반점이 생기고 위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한편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감자보다 낮아 당뇨병 환자나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며, 고구마의 캐로틴 성분은 노화방지와 흡연에 의한 질병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고구마와 호박처럼 속살이 노란 식품에는 폐암 발병을 억제하는 루테인이라는 색소가 들어 있고, 특히 고구마에는 항암제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는 아드리아마이신보다 훨씬 강력한 강글리오사이드라는 항암물질이 들어 있다.
마르쉐 마케팅의 김영배 팀장은 “제철에 수확한 고구마로 만든 다양한 메뉴는 맛과 영양면에서 우수한 건강메뉴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하고 전했다.
▷ 확실한 맛 캐릭터로 고객에게 어필해야 이 불황에서도 외식업체들이
살아남을수 있는거 같다.
요즘처럼 어렵고 스트레스 많은 시대.
고객들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릴 수 있는 맵고 자극 적인 음식을 찾는가 하면
부드럽고 달콤한 음식으로 잠시나마 번뇌를 잊고자 한다.
외식뿐만 아니라 제과업계에도 불고 있는 매운맛 제품들과 고구마나 치즈를 이용한
단 메뉴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고객들의 반응도 원하는 맛에 대한 선택 호응도가 높다.
이는 현재 외식업계 뜨고 있는 메뉴들을 통해 확연히 들러나는 것이다.
위 기사를 보면 아시다 시피.
외식업계 위세를 떨치고 있는 ‘매운맛’ 과 ‘단 맛’ 메뉴들은 확실한 맛의 캐릭터를
가져야만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있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맛의 개발 보다는 좀 더 원재료의 성분과 특성들을 고려한
과학적인 메뉴개발이 뒤따라야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오더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