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백년해로를 약속했던 아내 안진현씨(53)를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보낸 조용필(53)은 오열 끝에 말을 잊었다.
한달동안 조용필을 애타게 기다리던 안씨는 남편이 온 지 하루만에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눈을 감았다.
조지 워싱턴 대학 응급실로 향하는 앰뷸런스 안에서였다.
아내가 다니던 미국 워싱턴 DC의 절에서 화장한 유골을 끌어안고
그는 지난달 심장수술을 받은 아내를 돌보지 못한 것을 곱씹어 후회했다.
지난 12월 9일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 수술대에 아내가 가슴을 열고 누워있을 때,
그는 태평양 반대편 서울 예술의 전당 무대에서 노래를 해야 했다.
지난 99년부터 시작한 연말 오페라 극장 무대는 아내가 늘 함께 하던 자리였다.
그러나 지난 12월엔 사정이 달랐다.
3년전부터 심장 질환을 앓아온 아내의 수술날짜가 콘서트 일정과 겹쳤다.
그래도 대중과의 약속이 먼저였다.
조용필은 마음을 다잡고 무대에 섰고, 홀로 수술을 받은 아내의 상태는 다행히 좋았다.
아내의 퇴원과 통원치료 소식을 접한 그는 "당신과 같이 산책하고 싶다"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한숨을 놓았다.
예정대로 12월말까지 서울, 수원, 부천, 부산을 돌며 콘서트를 마친 조용필은
지난 4일 부랴부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아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얼굴 본 지 꼭 하루만에 아내의 심장은 갑자기 나빠졌고,
병원으로 가는 사이를 버티지 못하고 조용히 숨을 거뒀다.
만 8년이 조금 못되는 결혼생활 동안
'슈퍼스타'의 안주인으로 조용히 자리를 지켰던 아내 안진현.
'왜 이제야 만났을까'란 후회가 들 정도로
고맙고 고마웠던 조용필의 영원한 '모나리자'였다.
故안진현님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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