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을 아무리 읽어보고 또 읽어봐도,
공신들 중 척살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그 머리가 뛰어날수록 척살될 확률은 더 높았습니다.
제갈양과 사마의는 예외입니다. 제갈양은 실질적으로 왕이 되었고, 사마의는 자기가 직접 뒤집어 엎고 왕위에 앉았습니다.
[사실 역사상 모사 출신으로 직접 왕이 된 예는 사마의가 거의 유일합니다. 사마의가 왕이 되지 않았다고 우기려는 분들은, 진서 (晋書) 선제(宣帝)본기 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고 봐야 하겠지요. 위나라는 사마의가 왕이 되었을 때에 망했습니다.]
장량은 수도생활로 들어가 정계를 떠났지만,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유방을 따른 공신들 중에 100년 후인 사마천의 시대까지 공신 직위를 지켜낸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한신, 팽월 등 유방 대에 죽음을 당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장량, 진평의 자손들도, 다 이런저런 핑계로 봉지와 칭호를 잃었습니다.
여씨 집안을 멸하고 한왕실을 다시 일으킨 주발, 관부의 자손들도 3대를 가지 못하고 모두 멸족되었습니다.
당나라를 세운 이세민의 최고공신인 투르크족 장손무기도 측천무후에게 삼족이 멸했고,
명의 건국자 주원장은 대공신 호유용, 남옥과 그 일족들 10만여명을 죽였으며,
청나라 건국에 도움이 되었던 오삼계 등 3번도 강희제가 도륙을 냈으며,
청나라 옹정제는, 자기를 위해 제위를 뺏어 주었던 처남 롱카도와, 대장군 연갱요를 제거했습니다. (연갱요는 삼족을 멸했고, 롱카도는 황후의 오빠라는 이유로 무기징역에 처함)
장개석도 공신들을 제거했고, 모택동도 그렇게 자신의 독재를 굳히려 애써 준 임표를 제거했으며, 모택동이 죽자마자 그의 핵심지지세력인 강청 등 4인방도 파멸했습니다.
역사는 다 그런 겁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천하가 안정되자마자 제거되는 겁니다.
춘추를 달달 외우다시피 한 관운장이 조조를 살려 준 것도 그 때문입니다. 조조를 죽이고 유비가 천하를 통일하면, 당장은 대접을 받겠지만, 역사를 볼 때 언젠가는 기반이 전무한 자기 집안도 도륙이 날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관우의 자손은 있습니다. 차남 관흥의 자손은 끊어졌으나, 관우가 유비를 따라 유랑하기 전에 낳은 장남 관색의 자손은 존재합니다. 한신이나 장손무기보다는 훨씬 나은데, 그 이유는 역시 관우가 역사를 잘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모든 것이 안정되면, 반드시 치고 올라옵니다. 절대로.
그렇기 때문에,군주는 그런 사람들이 더 이상 필요없게 되는 겁니다.
천하가 안정되었을 때는, 튀지 않으면서 자기 일만 하는 주은래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주은래도 자손이 있습니다. 본처와는 자식을 낳지 않았지만, 숨겨둔 자식은 있다고 합니다.)
카페 게시글
천하대란과 개벽 게시판
역사의 교훈 -- 천하가 안정되면 똑똑한 사람은 필요없습니다.
P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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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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