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천 사 (1)
60년대 당시의 국제 정세는 미국과 쏘련 두 강대국 사이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패권 경쟁이 극에 달하였고,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진영과 쏘련의 사주를 받는 공산주의 진영간의 이념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상호 충돌과 무력 분쟁이 빈발하는 등, 양극 체제가 심화되고 있었다.
우리 나라는 4.19 혁명으로 자유당이 망하고, 민주당의 “장면 정권”이 들어섰으나,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4대 군사 노선”을 견지하면서 대남 적화통일을 달성하려고 무력 도발을 일삼는 등, 많은 위협이 고조되고 있었다.
당시 민주당 정권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한반도의 국가안보 상황이 매우 불안정, 불확실한 상태에 있었다. 따라서 정부는 자주 국방력 확보 차원에서 시급히 군사력 증강을 시켜야만 하는 과제에 처하였고, 이에 대한 초급 장교의 충원을 위하여 ROTC 제도가 필연적으로 대두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1961년3월15일 국일명(육) 제15호에 의거, 육군본부 병비국에 학도과를 설치하고, 대학내에 군사훈련단 창설을 위한 기본 계획이 수립되었고, 1961년2월28일 국방부 일반 명령 제27호에 의거 각 대학에 ROTC 제도가 시행되어, 전국 16개 종합대학교에 ROTC가 창설되었다.
ROTC제도는 당시 이미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었던 제도로서, 60년대의 한국 국방부는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면서, 우수한 두뇌를 소유한 대학생들을 선발하여, 군사 교육을 실시하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시켜, 군의 초급 장교로 활용함으로서, 당시 군의 지휘체제상 가장 심각한 문제였던 초급 지휘관들의 자질 문제를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자원”으로 단기간 내 대량 충원하여, 현역의 상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키고, 현역 복무 후에는, 이들을 예비 지휘관으로 편입시킴으로서, 예비 전력을 실질적으로 전력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대규모적인 군 장교 충원에 소요되는 막대한 양성교육예산을 현격히 경감시킬 수 있는 등, 다방면의 정책 목표를 수행, 만족시키기 위하여 ROTC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이 ROTC 제도는 대학 재학 우수생 중에서 선발하여, 2년간의 군사 훈련을 실시함으로서, 광범위한 대학의 전공 학문 완성과 더불어 소정의 군사 지식을 실무 능력을 갖춘 국가관과 안보관에 투철한 문무를 겸비한 우수한 장교를 대규모로 양성하여 활용할 수 있는 효율성이 매우 높은 제도이며, 오늘날 ROTC 창설 42주년을 맞이하면서, 국가적으로 군사적으로 대성공을 이룩한 제도로서, 오늘날의 불명, 불안, 불확실한 국가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국가적, 국민적 주체이기도 하다.
본인은 101 ROTC(서울 대학교)에 부임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사무실도 없어서, 대학교 본부 지하 창고에서 집무하면서 후보생을 모집하였는데, 그 때 문리대의 상당한 학생들이 사회주의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에 영향을 받은 대학 신문의 얼마의 기사는 현 실정에 부합되지 못하고, 황당하기 그지 없는 것으로서, 군을 매우 실망시키는 것도 없지 않었다. 그래도 우리는 학생들을 집합시켜 ROTC의 좋은 점을 선전하면서, ROTC 1기 600명을 선발 모집하여, 5월15일부터 교육을 개시하였다. 나는 부임된 소령 중에서, 제일 선임이었기 때문에, 단장 문태준 대령을 모시고, 제1 분단(문리대학) 분단장 겸 행정 업무도 맡게 되었으며, 동시에 제2분단(사범대학) 분단장도 겸무하여 문리대와 사범대를 왔다갔다하면서, 초창기의 ROTC의 교육을 계획하고 실시하였다.
101 ROTC는 제1분단 (문리대, 법대, 약대, 수의대, 미대, 음대) 교관
6명, 사병 10명
제2분단 (사범대학)………………………………………교관 3명, 사병 3명
제3분단 (상과대학)………………………………………교관 3명, 사병 3명
제5분단 (공과대학)………………………………………교관 3명, 사병 3명
제6분단 (농과대학)………………………………………교관 3명, 사병 3명
단장(대령)을 제외하고, 도합 장교 18명(소령 9명, 대위 9명<육사11기생>), 사병 22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ROTC” 제목의 흔하지 않은 책자를 편찬한 <주영세> 소위는 서울 대학교 101 ROTC 제1기 후보생으로서, 제2분단에 소속된 사범대학 물리과 학생이었다. 그는 초창기 ROTC 모집부터 모든 훈련 과정을 직접 교육 받고, 경험하며, 일반 대학 전공 과목을 학습하면서, 3학년과 4학년, 2년간의 후보생 시절의 모든 것을 자세하고, 재미있게 서술하여,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어내려 갈 때마다, 마치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 처럼 느끼게 하였다.
학교 내에서의 군사학 시간, 제식 훈련, 각개 전투 등을 조목조목 잘 표현하였으며, 3학년 첫번째 실시되는 야영 훈련을 보병 30사단에서 엄격하게 장교 교육을 받았고, 특히 주간, 야간 훈련시의 에피소드도 특기할 만 하였다. 4학년 두번 째의 야영훈련 내용도 구체적으로 묘사가 훌륭하게 잘 되어서, ROTC 장교 출신들이 읽으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고, 현재의 후보생들이 읽어도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 그리고 장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 향상을 위한 좋은 모범적인 교재가 될 것으로 사려된다.
임관후, 포병학교 교육과정을 처음 받게되는 ROTC 1기생으로서, 물어 볼 데고 없고, 하소연 할 데도 없는, 말하자면 선배가 없는 1기생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면도 없지 않었으나, 포병 학교에서의 교육과 훈련 내용이 포병 장교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심어주고, 몸소 익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교육이 실시된지 5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후보생들을 훈련하다가, 특히 61년 10월1일, 국군의 날 경축행사 시, 3군 사관학교 생도와 함께 한 ROTC 1기 후보생들의 사열, 분열, 시가행진이 전국민에게 믿음직한 군인상을 심어주게 되었던 것을 높이 평가한다. 본인은 당시 서울 대학교 101 ROTC의 부단장(중령)으로서, 전국 16개 대학교 1,500 명의 ROTC 학생 중에서 선발된 후보생들을 총지휘하며, 훈련을 도맡아 여의도 광장에서 몇일간 훈련을 거듭하게 되었다. 당시 서울 대학교 후보생 중에서는 적절한 지원자가 없어, 대신 고대 박세환 후보생을 연대장 후보생으로 임명하여, 3군 사관생도에 버금가는 행사를 훌륭하고, 당당하게 마침으로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부터 박세환 장교는 ROTC 1기로서 제일 먼저 계속 승진하여, 군사령관과 대장까지 되게 된 것을 경하해 마지 않는다. 현재 ROTC 예비역 장교는 약 15만명 가량되고, 현역도 대략 5,000명이 전방과 후방에서 열심히 국방의 의무와 사명을 다 하고 있다.
임관된 “주영세 소위”가 실제 전방 보병 26사단 포병 228대대에 배속되어, OP 관측 장교 근무시, 맡은 바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OP장교로서의 일과에 대한 표현을 진솔하게 잘 나타내었다.
OP 고지의 순수한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마치 자연을 나타내는 시 속의 한 개의 구절과 같이, 파란 하늘과 푸른 숲과 하얗게 덮인 눈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잊어 버리고, 남들이 다 쓸쓸하고, 외롭고, 허전하다고 하는 OP 생활을 마치 꿈 속에서 느끼는 편안한 세계와 의미있는 생활로 나타내었으며, 도리어 OP에서의 경험과 생활이 자신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심신의 수양 기간이 되어서, 일생을 통하여 자신에게 많은 심적, 영적 영향을 주었다는 훌륭한 글을 접하고, 이론적인 면에서나, 논리적인 면에서는 물론, 문학적 기교에 있어서도 사실을 흥미롭게 잘 표현하였고, 또한 군에서 느낀 모든 것을 숨김없이 진솔하게 꾸밈없이 호소력있게 잘 쓴 내용이라서, 모든 ROTC출신 장교들 뿐만 아니라, 출신 임관의 구분없이 신임 장교에게는 좋은 교육적 자료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정말 훌륭한 ROTC의 역사적인 증인이며, ROTC 장교의 모범으로서, 오늘도 조국 대한민국의 안위와 국민들의 행복을 더 없이 기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 “주영세”가 젊은 시절의 ROTC 후보생으로서, 또 ROTC 출신 장교이며, 또한 대한민국의 포병 장교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가지고 근무하면서, 군내의 실상과 군인으로서의 생활과 일반 사회를 재미있게 잘 비교하는 기록을 남기었으며, 이제나 저제나 조국을 떠나 해외에 있을지라도 조금도 변함이 없이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의 안위를 염려하고,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수하겠다는 그 애국심과 안보관을 높이 평가하며, 민주주의 체제하에서의 평화를 기원하는 참다운 대한 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물론, 군과 관계되는 전직, 현직의 군인 장사병들도 한번 읽어 보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되어, ROTC 창설시, 101 ROTC 교관과 부단장(중령)으로 역임한 것을 보람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흔쾌히 이 책자를 추천하여 마지 않는 바이다.
2003년 10월 25일
전 19사단장, 3관구 사령관
현 종합학교 전우회 회장, 포병전우회 사무총장, 예비역 육군 소장 전 주식
(초대 육본 ROTC 기획관, 서울대학교(101) ROTC초대 부단장, 제2지단(사대) 단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