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차를 써서 쉬는 월요일이다.
거의 하루 온종일 쏟아지는 비를 보자니.
타이밍을 잘 맞춰서 쉬게 되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 정말 오늘처럼 비가 왕창 오는 날은 나가기 싫다.
그래서 오늘 월차를 쓰고 쉰 건, 일명 GOOD TIMING이랄까?
그런 오늘 난, 여유로운 하루를 즐기며.
완전 몸보신을 제대로 했다.
간만에 제대로 쉬니까, 많이 잘 먹으라는 어머님의 배려 덕에.
잡채다, 전이다, 영양보충을 웰빙으로 했다.
내가 엄마 나 이러다 왕창 살찔지도 몰라, 라고 하니.
우리 어머니 왈, 이때 잘 먹어야지 한주를 버틴다, 라고 하셨다.
그렇게 배를 채우며, 유유자적 천천히 글을 쓰려는데....
아 놔, 글이 안 풀려나온다. 몇 자 쓰다가 지우고.
한두 줄 써놓고, 이건 좀 느낌이 안 사는데? 하고.
뭐랄까, 구연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한다고 할까?
음, 열두첩 반상의 한정식 상차림을 앞에 둔 느낌.
반찬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뭘 먼저 집어야 할지.
주저하고 망설이는 기분.
뭐, 이미 골자는 정해놓았음으로.
이러다 한번 물꼬가 트면.
술술술, 물레에서 실 자아내듯 잘 써지지만.
에, 배는 부르고 포만감은 가득하고.
소화불량도 없이, 신체는 건강하게 잘 풀린다.
그런데 왜 머리는 안 되는 거지?
생각은 풍성하고 상상도 만빵인데.
왜 그게 술술 안 풀리냐고요?!
뭐야 이거? 머리가 소화불량인거야?
이쪽은 활명수 먹어갖곤 안 풀리는데.
음, 그러고 보니, 난 속이 얹혔을 때도.
활명수는 안 들었었지.
쯧, 오늘은 그냥 먹을 것 실컷 먹고.
몸보신 잘한 날로 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