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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6.08.10 16:25 2006 대한민국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대회 완주후기 (Trans R.O.K 537km : South to North) - 울트라 마라톤 그랜드슬램 완결편 1. 대회개요 1)명칭: 2006 대한민국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대회(태종대~임진각) (2006 TRANS R.O.K 537km : South to North) 2)출발지 및 시간: 부산 태종대 / 2006. 7. 15(토) 06:00 3)도착지 및 시간: 경기도 파주 임진각 / 2006. 7. 20(목) 13:00 4)주행거리 및 제한시간: 537km / 127시간(무박, 무지원, 지속주) (매 12시간마다 50km 간이 CP를, 매 24시간마다 100km CP를 통과하지 못하면 탈락) 2. 대회결과 1)참가자 현황: 신청자 95명중 94명 참가 2)완주자 현황: 50명(완주율 53.2%) 3)대회기록 배번 성명 CP1 CP2 CP3 CP4 CP5 FINISH 537 손우현 16:11 42:41 66:58 92:09 118:37 126:39 3. Grand Slam 내용 1)2004 한반도 횡단 311km울트라 마라톤대회(강화도 창후리~강릉 경포대 해수욕장) 기간: 2004. 9. 26~29 / 시간: 62시간 09분 / 완주율: 77.5% 2)2005 대한민국 종단 622km울트라 마라톤대회(전남 해남땅끝~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기간: 2005. 7. 10~16 / 시간: 148시간 36분 / 완주율: 46.2% 3)2006 대한민국 종단 537km울트라 마라톤대회(부산 태종대~경기도 파주 임진각) 기간: 2006. 7. 15~20 / 시간: 126시간 39분 / 완주율: 53.2% 4)연도별 그랜드슬램 달성인원 2003년: 2명 / 2004년: 1명 / 2005년: 14명 / 2006년: 14명 4. 완주기 1)도전결심 및 훈련 2001년 5월부터 달리기 시작하여 2002년 10월 27일에 경주 동아 마라톤대회에서 처음으로 풀 코스를 완주하였고(3시간43분22초), 이후 2번 더 풀 코스를 완주한 후 2003년 6월 14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울트라 마라톤 100km를 완주하였다.(제1회 광주 빛고을 울트라 마라톤 대회: 13시간45분) 그해 11월 9일의 제1회 동아시아 울트라 마라톤 100km대회에서 under10(9시간50분46초) 을 달성하고 2004년 3월 13일~14일 제주일주 200km대회(32시간00분)에서 추위와 졸음 으로 너무 고생한 나머지 다시는 울트라 마라톤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2004년 추석 연휴기간인 9월 26일~28일 한반도 횡단 311km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하여 성공 후(62 시간09분09초) 마음은 이미 조금씩 그랜드슬램 달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2005년 대한민국 종단 622km에 도전하여 성공 후(2005년 7월 12일~16일, 148시간36분), 1년내내 금년의 537km 종단만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하였고 한편으로는 꼭 해내야만 한다 는 부담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더해만 갔다. 금년 1월의 제 2회 부산 비치 울트라 마라톤(을숙도-진해 안민고개 왕복)에서 페이스 메이 커로 달린 후(14시간40분44초), 훈련욕심에 다음날부터 바로 훈련에 들어가 무리한 나머지 좌측 고관절 부상을 입어, 이후로 연습을 계속 했지만 스피드는 생각대로 올라오지 않았고, 3월 25일의 전주 울트라 마라톤 100km대회에서는 고관절의 통증으로 85km 이후로는 거의 걷다시피 하며 13시간48분이라는 형편없는 기록으로 겨우 완주하였다. 5월 13일의 포항 호미곶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는 12시간49분이라는 기록으로 완주하여 기대에 미치치는 못했지만 그래도 부상이 회복되어 감을 느낄 수 있었다. 훈련은 일주일에 5~6일을 계속 달렸고 5월부터는 두번에 한번 꼴로 동백섬에서 달맞이 언덕 을 넘어 구덕포를 왕복하는 언덕훈련을 했고 주말에는 70km 이상을 달렸다(4월 훈련거리- 475km, 5월-532km, 6월-463km) 6월 16일~18일의 낙동강 200km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는 동래고 동문 마라톤클럽(망월마 라톤클럽)의 김유일선배님의 페이스 메이커를 겸해 후반부 100km만 달렸는데 이후 미세한 근육 파열로 추측되는 좌측 대퇴부의 근육통이 생겨 대회일은 다가오고 이러다 정말 도전도 해보지도 못하고 포기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초조해하는 가운데 신청 마감일인 2006년 7월 3일에 신청을 하고 대회비 55만원을 송금하였다. 7월 1일부터는 훈련량을 줄여 테이퍼링에 들어 가면서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두었다. 2)대회준비 6월 마지막 주부터 페이스 챠트를 만들고 필요한 물품들을 정리하면서 모자라는 것을 보충 하고 신발은 아식스 2100 280mm를 두켤레 준비하여 80km정도를 미리 달려 발에 익숙 하도록 적응을 시켰다. 배낭은 오래 사용하여 많이 닳았고, 통풍은 잘 안되지만 대회때마다 계속 사용하여 정이 든 오아시스 써미트 12L 배낭으로 그랜드슬램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간식으로 홍삼절편, 사탕, 스니커즈, 쥐포, 건포도 등을, 에너지 보충 식품으로는 파워젤과 파워바를 준비하였고, 코스맵을 다운받아 비에 대비하여 한장씩 코팅을 하는 한편, 틈틈이 네이버 지도에서 코스를 익혀 두었다. 마라톤복은 매 200km마다 갈아 입을 수 있도록 3벌을, 양말은 장마철이라 100km 마다 3 켤레씩을 준비하였다. 마침내 7월 14일 진료를 마친 후 부모님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니 어머님께서는 50줄에 들어선 아들이 못내 걱정스러우신지 양손을 잡으시고서 “잘 다녀 오너라” 하시면서 “인자 고마해라”고 한마디 하신다. 집에서 저녁식사 후 고관절, 무릎, 발목의 테이핑을 미리 하고, 허리에는 배낭으로 인한 쓸림 을 방지하기 위하여 픽스몰을 붙이고서 저녁 10시경 수면보조제를 한알 먹고 잠에 빠져 든다. 3)출발 - 98.9km 7월 15일 새벽 3시45분에 기상을 하여 아내와 함께 새벽길을 달려 태종대에 도착하니 4시20 분이고 새벽의 자욱한 해무를 보니 작년 622km 종단 때 출발지였던 해남 땅끝전망대가 떠오 른다. 등록을 하고 각 CP에서 교체할 물품이 들은 대형가방을 대회본부에 맡기고 배번을 받아보니 묘하게도 537번이다. 환송나온 지인들이 “537km 대회에 배번이 537번이니 완주는 문제없겠 다” 하며 격려를 해주시는 가운데 상의와 배낭에 배번을 붙이면서 2004년 대회에 비해 똑같은 거리에 제한시간이 132시간에서 5시간이나 단축된 127시간 내에 과연 내가 완주할 수 있을 까 하는 두려움이 가슴 가득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 ‘꼭 해내야 한다!’ 라고 몇번씩 다짐을 해본다. 대회장으로 있는 부산 썸머비치 울트라 마라톤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식사와 KUMF 강원도지맹에서 준비해 온 감자떡으로 배를 채우고서, 환송하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며 나오 신 런너스클럽, 망월마라톤클럽, 효원마라톤클럽의 선후배님들의 격려를 받으며 기념촬영도 하고, 달리는의사들 소속의 서울의 김학윤원장님, 2004년 횡단 및 2005년 622km 종단 동지 이며 이번에도 같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여수의 최부규님등 울트라 마라톤에서 알게 된 여러 도전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발 시간을 기다린다. 드디어 6시 정각 94명의 도전자들이 넷, 셋, 둘, 하나, 출발!의 함성과 함께 5박 6일의 긴 여정 속으로 달려간다. 대회 규정상 낙동강입구까지는 동호회원들의 동반주가 가능하기에 런너스 클럽의 공동식님, 공천식님, 효원마라톤클럽의 이명재님, 오억세님, 안찬기님과 함께 대열 을 이루어 km당 7분의 속도로 천천히 달려간다. 15일 오전 7시9분에 영도대교(10km지점)를 통과한 후 남포동을 달려가는데 버스안의 사람 들이 이른 아침에 배낭을 메고 대로를 달리는 무리들이 신기한 듯 쳐다본다. 서대신동삼거리(13.7km지점)의 오르막을 천천히 달려가는데도 높은 습도로 땀은 비오듯 흐르고 숨이 차는게 앞으로 달려야 할 거리를 생각하니 정말 아득하다. 공천식님이 아이스바 와 생수를 사와 목을 축이고 부산에 살면서 처음으로 대티터널(15km지점)을 달려서 통과하 니 15일 오전 7시43분이다. 괴정을 지날 즈음 손을 흔드는 이가 있어 보니 초등학교 친구인 임주섭이가 사진을 찍어주며 “꼭 완주해라” 하며 힘을 실어준다. 15일 오전 8시14분에 하단오거리(18.4km지점)를 통과하여 조금 더 달리다 골목안의 식당에 서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낙동강변대로로 접어 드는데 런너스 클럽의 박흥수님이 기 다리고 계시다가 “부상없이 완주하고 오라” 하시며 격려를 해주신다. 강변대로 위쪽의 낙동강 제방에 나있는 조깅코스를 따라 달려 서부산 낙동대교(24.6km 지 점, 15일 오전 9시10분 통과) 아래를 지나 조금 더 가니 김유일선배님과 동기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생수와 콜라를 건네 준다. 잠시 휴식 후 함께 동반주를 해주신 공동식님, 공천식님, 이명재님, 오억세님과는 작별을 하고 집이 화명동인 안찬기후배님과 둘이서 출발을 하여 구 포쪽으로 올라가는데 이제 출발한지 4시간도 채 못 되었는데 벌써 잠이 쏟아진다. 할 수 없 이 구포대교 입구(31.3km지점, 15일 오전 10시9분 도착)에서 안후배님에게 10분만 잘테니 깨워달라 하고 5분정도 지난 시간에 눈을 뜨니 그사이 안후배님이 길을 건너 가게에서 생수 와 아이스바를 사와서 먹고, 이제는 안후배님과도 작별을 하고 구포대교를 건너간다. 강서 체육공원에 도착하여 포장마차에서 팥빙수를 먹고 있는데 김학윤원장님 일행이 들어 온다. 먼저 출발한다고 인사를 드리고 김해 쪽으로 들어가다 대저삼거리(36.1km지점) 조금 지나 과일과게에 들어가 자두를 4000원어치 사서 김복근님과 다른 주자들과 함께 나누어 먹 으면서 가는데 - 울트라 마라톤은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 두자는게 지론이다 - 가게 주인 의 말과는 달리 맛이 별로다. 불암육교(38.2km지점)를 지날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장대비가 되어 달구어 진 아스팔트와 온몸을 적셔 주는데 시원하기 그지없다. 신어교(40km지점)를 지나 조금 더 가니 한무리의 주자들이 식당에서 나오면서 식사를 하고 가라기에 아직 별로 시장기를 못 느껴 조금 더 가서 먹을까 망설이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 할 수 없기에 된장찌개로 식사 후 출발하여 김해시청(42.9km지점)을 15일 오전 12시13분에 통과. 전하교(43.3km지점)에서 우회전하여 삼성 홈플러스를 지날 즈음 황령마라톤클럽의 박상철 형님을 만나 사주시는 콜라와 아이스바를 먹고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비는 가늘게 오락가락 하고 이제는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린, 1989년 5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의무실장으로 복무 한 옛공병학교 자리를 보면서, 그때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편한 자리라고 다들 부러워 했는 데…, 잠시 16여년 전의 추억에 잠겨 본다. 좌측의 동신아파트를 지나 삼계사거리(48.5km지점)에서 좌회전하여 오르막을 지난 후 약간 내리막을 달려가니 50km 간이 CP이다. 15일 오후 1시33분에 도착. 막달리자클럽 회원님들의 얼음마사지를 받고 콜라 한캔으로 목을 축인 후 출발. 비는 그쳐 날씨는 다시 무더워지고 길 좌우 양측에는 가구 전시장들이 계속되고, 설창사거리 못미쳐 식당 마당에서 KUMF 사무총장이신 신영우님과 KUMF 부산지맹회장이신 최수철님이 지나 가는 주자들을 격려하며 등목도 하고 식사를 하고 갈 것을 권하지만 쏟아지는 잠을 어쩔 수 없어 식당 마당 한켠에서 15분후에 깨워 달라고 부탁하고는 잠에 곯아 떨어진다. 일어나 발바닥을 점검해보니 물집 방지를 위해 붙여둔 키네시오테이프가 물에 불어 이미 기능을 상 실한 것 같아 떼어 버리고 바셀린을 듬뿍 발라 준다. 설창사거리(58.5km지점)를 15일 오후 3시6분에 통과하여 대통령생가입구(60.6km지점)를 지나 진영 외곽의 운동장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25번 국도를 타고서 밀양쪽으로 가는데 여기서부터 수산대교 입구까지는 낙동강 200km대회 때 달려 본 곳이기에 눈에 익숙하다. 65km지점의 현풍할매 곰탕집에서 설렁탕으로 저녁을 먹고 식당주인이 제공하는 시원한 얼음물에 발을 담가 아이싱을 하고 물을 보충하고서 15일 오후 5시5분경 출발. 안양에서 오셨다는 황인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반주를 하여 수산대교(70.0km지점)를 통과하여 이제 11.1km의 지루한 직선화 도로를 달려가는데 여러명의 주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밀양쪽으로 올라간다. 날이 어두워져 배낭 앞뒤의 깜빡이등과 어깨에 랜턴을 켜고 계속 달려 직선화 도로가 끝나는 지점의 주유소에 들어가 상의를 벗어 물에 빨아 몸을 닦고, 물이 흐르는 채로 걸치니 정신이 번쩍 든다. 15일 저녁 8시14분에 밀주교(86.1m지점)를 건너 밀양시내를 관통하여 밀양시 청, 밀성정보고 앞을 지나 교동사무소 근처에 이르니 밀양마라톤클럽의 한분이 나와 응원을 하면서 100km CP로 가는 지름길을 알려 주는데 잠시 망설이다 주자들의 깜빡이등이 지름길 에서 많이 보이길래 시간단축 욕심에 들판사이로 난 지름길로 접어들어 3km정도를 가니 제 1CP(98.9km지점)인 상동역이 나오고 시간은 15일 저녁 10시11분이다. (소요시간: 16시간11분, 수면시간: 20분) 4)98.9km - 198.8km 물품 보관용백을 찾아 제 1CP근처의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시켜 놓고 물품을 교체한 후 양말을 벗어 발을 살펴보니 아직은 괜찮아 보이고 바셀린을 듬뿍 발라주고서 식사를 한 후 15일 저녁 10시50분경 출발하여 바로 시작되는 오르막을 올라가니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경계 표지판이 보이고 청도쪽으로 들어간다. 버스 정류장마다 잠들어 있는 주자들의 빨간 깜빡이등이 눈에 들어오고 나도 졸며 걷다 뛰다 하다가 105.3km의 한미주유소 마당 한쪽에서 13분간 눈을 붙이고 16일 새벽 0시11분에 길을 다시 나선다. 월곡삼거리(111.2km지점)에서 우회전하여 청도2교를 건너 경산쪽으로 계속 달려가니 유명한 청도소싸움 경기장이 보이고 오르막을 올라서니 이번코스에서 제일 고도가 높은 남성현 정상 (123.2km지점, 16일 새벽 4시32분 도착)이다. 조금 더 가니 좌측에 소공원과 함께 문닫은 휴게소가 보이고 몇명의 주자들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배가 출출하여 간식을 꺼내 먹으려 하는데 주자 한분이 출발지점에서 챙겨오신 감자떡을 주시기에 콜라와 함께 먹으려 하니 만원 지폐만 있고 잔돈이 없어 옆의 주자에게 천원을 빌려 자판기에서 골라 한캔을 뽑아 감자떡과 함께 배를 채운 후, 내리막길 을 달려 내려가 다시 시작되는 지루한 직선화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날은 밝아오고 울트라 마라톤때마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 경산 5km 못미친 지점의 도로가의 안전한 곳을 골라 23분간 노상수면을 취한 뒤 몸을 추스려 16일 오전 6시19분에 다시 출발을 하여 경산병원앞(137km지점)을 16일 오전 7시31분에 통과. 제 1CP에서 자원봉사를 마치고 올라오신 런너스클럽의 정화국님을 만나 경산 시외버스터 미날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30분간 잠을 자고 일어나, 돼지고기 없이 국물만 시켜 밥을 한 그릇 말아 먹고는 16일 오전 9시4분에 출발하여 대구와 경산의 경계점인 중산삼거리(141.3km지점)를 지나 대구로 들어간다. 출발 전에는 지형특성상 대구를 통과하는데 있어 무더위로 상당히 고전을 할 것으로 예상했 으나 비온 뒤라 그런지 바람이 조금씩 부는게 그런대로 견딜 만 하다. 연호사거리(145.6km 지점)를 지나 148.2km지점의 간이 CP에 도착하니 16일 오전 10시36분이다. 얼마 안가니 1988년 2월 영천의 삼사관학교로 훈련가기 전 신체검사차 며칠 머물렀던 군의 학교가 있는 수성구 만촌동이 나오고, 무열대삼거리(150.2km지점)를 지나 약간 내리막길을 달려 가는데 왠차가 앞에 서면서 누가 내리는데 보니 대구박물관장으로 있는 고등학교 김정 완동기다. 이 친구도 마라톤을 하는데 일요일 아침훈련을 마치고 위수지역(?)을 통과하는 친구를 격려하기 위해 왔단다.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다시 길을 재촉하여 가는데 솔솔 부는 바 람에 쏟아지는 잠을 못이겨, 잠이 올 때는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가는 것이 훨신 빠르다는 것 을 장거리 울트라에서 경험을 했기에 복현오거리(154.5km지점)를 조금 지나 인도의 가로수 그늘 아래에서 배낭을 베개삼아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않고 단잠을 자고 난 뒤- 평소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고, 울트라때 아니면 언제 대낮에 인도 위에서 잠을 자 볼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서서히 망가져가는 내 꼴이 우습기도 하다 - 오전 11시58분에 출발. 노원사거리(157.7km지점)를 지나 만평사거리(159.5km지점, 16일 오후 1시1분 통과)에서 우회전하여 서대구 고속터미날 근처에서 식당을 찾으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을 연 곳이 없 다. 할 수 없이 팔달교를 건너 오르막을 올라가니 좌측에 아파트 단지가 보여 식당이 있으리 라 기대를 하고 좌우를 두리번 거리는데 먹지않는 보신탕집만 3군데 정도 지나쳐 조금 더 가 니 냉면집이 보인다. 물냉면을 맛있게 먹고는 잠시 눈을 좀 붙이고 가면 안되겠느냐 하니 곤 란하다 하여 그냥 출발. 16일 오후 2시3분. 얼마안가 두명의 주자와 잠시 동반주를 하여 태암 고가교사거리(165.3km지점)에서 좌회전 을 하여 왜관/김천방향의 4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변하여 쏟아진다. 오르막끝의 버스 정류장에 가니 한 주자가 쉬고 있어 같이 간식을 나누어 먹고는 출발을 하여 퍼붓는 빗속을 지루한 직선화 도로를 따라 왜관으로 올라간다. 직선화 도로 끝지점의 장독대 추어탕집(180.9km지점)에 들어가니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려 는 주자들, 이제 막 들어온 주자들과 가족들등 15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추어 탕을 시킨 후 양말을 벗어 우측 발바닥에 생긴 물집을 배액처치를 하고, 물에 불어 반쯤 떠있 는 양쪽 엄지 발톱을 키네시오테이프로 당겨 눌러 두지만 얼마나 버틸지 걱정이다. 식사 후 16일 오후 6시40분경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빗속으로 다시 출발. 공단삼거리를 지나 왜관 톨게이트(182.1km지점) 근처에서 길을 잃기 쉽다고 들었기에 어두 운 빗속을 코스맵과 대조해 가며 조심스레 달려 왜관 외곽도로를 거쳐 왜관대교(185.3km지 점)를 통과하니 16일 저녁 7시46분이다. 죽전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4번 국도를 따라 김천쪽으로 올라가 관호오거리를 지나고 남계 삼거리(192.1km지점) 근처에서 앞을 보니 여수의 최부규님을 비롯한 6명의 주자들이 무리 를 지어 달려가기에 아무 생각없이 20m정도의 간격을 두고 한참을 따라 가는데, 최부규님 이 지나가는 차를 세우는 것이 보여 다가가 이유를 물으니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다 하신다. 마침 지나가는 차가 주자를 지원하고 가는 차라 우리가 가는 방향은 목적지인 김천과는 반대 방향인 구미로 가는 길이라 하며 되돌아 가야 한다고 한다. 우와! 돌겠네! 걱정했던 경산, 대 구, 왜관의 갈림길을 용케도 잘 찾아 왔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곳에서 길을 잘못 든 것이다. 7명 모두 낙담하여 뛸 생각은 않고 빗속을 터벅터벅 걸어간다. 남계삼거리로 돌 아와 보니 직진을 해야 할 곳에서 우측으로 비스듬히 난 길로 잘못 들었으며 1시간20분 정 도를 소모한 것 같다. 나중에 이 1시간20분 때문에 시간내 완주가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생각에 확인없이 무심코 따라간 자신을 원망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어쩌랴! 남계삼거리에서 부터 달리기 시작하여 약목역(193.7km지점), 숭산초등학교를 지나 제 2CP (198.8km지점)를 200m정도 남긴 지점에서 신영우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통닭집에 들어가 화장실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1시간 정도 침낭 속에서 푹 잠을 자고 난 뒤 된장찌개 - 통닭집에서 된장찌개를 시키다니 주인 먹을 것을 뺏아 먹은거나 다름없다 - 로 식사를 하고 발을 손본 뒤 출발하여 제 2CP에 도착하여 체크를 하니 17일 새벽 0시41분 이 다. (소요시간: 42시간41분, 수면시간:2시간18분) 5)198.8km - 298.9km CP에 가니 저녁에 부산서 올라오신 김유일선배님과 동기인 철우, 대경이가족이 185km 이후 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같아 걱정했다 하시며 반가이 맞아 주신다. 서울의 김학윤 원장님이 아쉽게도 193km에서 부상으로 포기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달리는의사들 2명 중 1명 남은 나라도 꼭 완주해야 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는 대경이가 건네주는 따뜻 한 홍삼차를 마시고는 17일 새벽 0시50분경 출발. 제 2CP 출발이후 밤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비옷을 걸쳐도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한기가 드는 것이, 1981년 의대 산악부 시절 하계 설악산 장기산행 중 서북주능에서 비를 흠뻑 맞고 떨어 본 이후로 한 여름에 이렇게 떨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철우에게서 전화가 와서 추워 죽겠다고 하니 마침 선배님이 가지고 계시던 두툼한 비옷이 있어 폐기된 비닐하우스에 들어 가 비옷을 이중으로 입고 따뜻한 홍삼차를 두잔 거푸 마시니 한결 나아진 것 같다. 200.1km지점의 왜관과 김천의 경계를 지나 부상삼거리(203.3km지점)를 17일 새벽 2시경 통과하여 농소면사무소(213.2km지점)를 지나 달려 가는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이지만 그래도 잠이 쏟아진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가려하니 철우가 조금 더 오면 식 당문을 연 곳이 있고 거기서 잠을 잘 수 있다 하여 215.6km지점의 무실삼거리 근처의 식당 에 들어가니 몇명의 주자들이 보이고 철우 차에 있던 깔개를 식당바닥에 깔고 40분정도 푹 자고 난 뒤 - 원래 잘 자는 체질에다 피로가 쌓이니 누웠다 하면 1분이내로 곯아 떨어진다 - 된장찌개로 식사 후 17일 오전 5시30분경 다시 출발. 날이 밝아오는 가운데 김천입구에서 선배님과 친구들은 부산으로 가시고 빗속을 달려 김천 교사거리, 김천역(219.8km지점)을 지나가는데 거리가 웬지 눈에 익은 것 같다. 벌써 데자부 현상이 나타나는가 했더니 아! 2003년 망월마라톤클럽의 경부 이어달리기 제 6구간으로 김 천역 근처에서 자고 일요일 새벽 동기 15명과 고령으로 출발했던 그 장소다. 장대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17일 오전 9시경 김천 영남제일문(220.9km지점)에 도착하여 처마밑에서 잠시 휴식 후 김천중고를 지나 직지사입구의 덕천사거리(227.2km지점)에서 직 진을 하여 또 다시 시작되는 황간까지의 18km의 지루한 직선화 도로로 올라서 북으로 달려 가는데 추풍령 외곽을 지나는 새로난 길이라 추풍령역을 멀리서 스쳐 지나간다. 이제 비는 그쳤고 광평교(243.4km지점, 17일 오전 11시55분 통과)를 지나니 허기가 지기 시 작하여 빨리 황간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려고 부지런히 발을 놀려 보지만 3km가 왜 이리도 먼지... 마침내 황간으로 들어가 황간약국(246.2km지점) 근처의 식당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 고 피로지쳐 입맛은 없지만 억지로라도 먹어야만 계속 갈 수 있기에 올갱이국에 밥을 말아 밀어 넣고는 40분정도 잠을 잔 뒤 17일 오후 1시28분에 출발을 하여 언덕을 넘어 2km정도 가니 경부고속도로 굴다리 아래에 위치한 248.5km지점의 간이 CP다. 17일오후 1시50분. 체크 후 바로 출발하여 조금 더 가니 우측에 노근리사건 현장(249.9km지점)이 보이는데 억 울하게 죽음을 당한 원혼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다. 다시 비는 조금씩 오락가락 하는 가 운데 힘들게 고개를 넘어가니 영동읍 표지판이 보이고 내리막길 양측으로는 포도밭이 계속 되고 송이송이 마다 종이봉지로 씌워둔 농부의 정성을 생각하며 달리는데 포도 주산지여서 인지 샤토머니와인 이라는 포도주 공장이 보인다. (256.6km지점) 주목삼거리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을 차고 올라 영동 군민운동장(262.0km지점)앞을 17일 오 후 4시48분에 지나쳐 내리막길을 달려 영동군 보건소 근처를 지나는데 길가에서 웬분이 우 산을 쓰시고서 혼자 주자들을 응원하시면서 바로 옆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가기를 권하시 기에 조금 더 가서 영동삼거리에서 먹으려다 그냥 들어가 30분 정도 잠을 잔 후 갈비탕을 먹 고서 짐을 챙기는중 자신을 소개하시는데 달리는의사들 소속의 박동수원장님 이시다. 아! 얼마 전 영동으로 이전개원을 하셨고 달리는의사들 게시판에서도 자주 뵈었고, 2005년 2월 부산시 의사회 마라톤클럽에서 주최한 제 1회 전국의사 건강달리기대회에도 오신 분인데 정신이 없어서 인지, 눈살미가 없어서 인지 알아 뵙지를 못해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밥값을 계산해 주시면서 꼭 완주하라고 격려를 해주신다. - 박원장님께서는 그 자리에 오랫동안 서 계시 면서 영동을 지나가는 많은 주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신 모양이다. 박동수원장님! 감사드리 오며 몰라뵈서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영동교삼거리(263.0km지점) 근처에서 박원장님과 인사를 하고 헤어져 부용사거리에 이르니 또 지루하고 제 3CP까지 계속되는 35km정도의 엄청난 직선화 도로가 시작된다. 아! 직선화 도로는 이제 정말 지긋 지긋하다. 난계 국악박물관(271.9km지점)을 지나 17일 오후 7시34분 경 영동과 옥천의 경계를 넘어 옥천으로 들어간다.(275.2km지점) 이화휴게소, 이원삼거리(280.9km지점)를 지나 시작되는 오르막을 올라 가는데 많은 비는 아니지만 저녁이고 계속되는 비에 다시 한기가 들어 길 건너의 늘봄 만남의광장(282.3km 지점, 17일 오후 9시7분 도착)의 휴게소로 들어가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 우동을 시키니 주인 아주머니가 히터를 옆에 가져와 켜주시면서 식사 후 몸을 좀 녹이고 가라 하신다. 얼마 안 있어 한명의 주자가 도착하자 마자 그대로 밖의 평상에 누워 꼼짜도 안하는데 아주머니가 나가 안으로 들어오라 해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어 그냥 누워 있겠다고 한다면서 담요를 가지고 나가 덮어 주시면서 무척이나 안스러워 하신다. 작년 종단때도 느꼈지만 충청도의 인 심은 정말 후하더라. 맛있게 우동을 한 그릇 비우고 제 3CP를 향해 달려가는데 청주에 사는 박정구동기가 CP 에서 기다리겠다 하며 어두운 밤길 조심해서 오라며 전화를 한다. 옥천역(290.4km지점)을 지나 군북면으로 들어가 이백삼거리에서 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을 걷다 뛰다 하면서 올라 가는데 가도 가도 CP는 나오지 않고 오르막만 계속된다. 증약주유소(297.3km지점)에 가니 밤 늦은 시간인데도 친구가 아들 딸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조금만 더 가면 된다면서 힘을 내라고 격려해준다. 1km정도 가니 마달령 정상에 대전시 동구 세전동의 입간판이 보이고 이제 대전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약간의 내리막을 달려가니 드디어 불이 켜진 몇동의 커 다란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거기가 제 3CP(298.9km지점)이다. 18일 새벽 0시58분 도착. (소요시간: 66시간58분, 수면시간: 1시간5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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