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가을의 세 번째 절기 백로(白露)가 지났습니다. '흰 이슬'이라는 뜻의 백로는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힌다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백로가 지나고 태풍까지 잇따라 오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온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집콕하는 분들이 많죠. 이럴때 드라이브 겸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청주와 가까운 충남의 가을여행지를 다녀온다면 기분전환이 될듯 합니다. 월간 산이 추천한 충남의 4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토굴에서 숙성한 새우젓
광천토굴새우젓시장
광천 토굴 새우젓은 토굴에서 숙성·발효시킨 새우젓이다. 이곳의 광천시장은 토굴 새우젓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광천시장은 옹암포와 성쇠를 함께해 왔다. 옹암포는 내륙 깊숙한 곳으로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조선시대부터 번영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옹암포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기능이 축소되고, 인근의 대천항이 부각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광천시장이 되살아난 것은 1990년대 토굴 새우젓 개발 덕분이었다. 광산이 폐광되어 남은 토굴에서 새우젓을 숙성시키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오늘날 전국에서 소비되는 새우젓의 70% 정도를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중앙토굴새우젓의 신근석씨는 3대째 이곳 토굴에서 새우젓 장사를 하고 있다. 전체 길이 271m나 되는 토굴은 여러 갈래로 뚫려 있어 미로 같다. 이런 토굴이 마을에 40개 이상 있다. 1만5,000여 드럼(3,750t)의 새우젓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이며, 계절에 상관없이 온도가 14~15℃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숙성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춘 곳이다.
*운영 상설 운영, 정기시장(매월 4, 9일) *문의 광천토굴새우젓시장 상인회 041-642-7445. *주소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230-54.
예당호 출렁다리
국내 최장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예산군의 대표적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예당호 출렁다리와 음악분수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예당호 출렁다리는 올해 5월 누적 방문객 35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국내에서 가장 긴 402m 길이로 개통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예당호를 사이에 두고 예산군 응봉면 후사리와 대흥면 동서리를 잇는 출렁다리는 5.4km 길이 산책길과 연결돼 있어 걷기길로도 각광 받고 있다.
야경도 명물로 꼽힌다. 출렁다리 앞에는 높이 110m까지 치솟는 음악분수가 있으며, 이곳에 조명을 설치해 저녁이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지 100선에 예당호 출렁다리가 포함되었다.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동절기 저녁 6시까지) 휴무 매월 첫째 월요일 * 주소 충남 예산군 응봉면 후사리 39 *이용요금 무료
바다와 한옥의 만남
상화원
보령의 명물 죽도에 꾸며진 정원이다. 섬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꾸며놓았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돌담과 회랑, 전통 한옥과 빌라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원래 이곳 죽도에 살던 주민들의 발자취를 그대로 살려 회랑을 만들고, 아홉 채의 한옥을 복원하는 데만 20년이 걸렸다. 해변 독서실, 해변 연못, 조각 정원, 해송의 숲, 한옥과 전통 정원을 부지의 상황에 맞게 꾸며 놓은 것이 특징이다.
상화원은 섬 전체를 둘러싼 2km 산책길에 지붕형 '회랑'이 있어 눈비가 내려도 해변 일주를 하는 데 불편이 없으며,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바다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 숙박시설로 사용되는 전통한옥마을은 바다를 전망으로 죽림과 해송으로 둘러싸여 자연 속에서의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2km의 짧은 산책으로 바다 경치, 아름드리 소나무숲, 고풍스런 한옥까지 즐길 수 있는, 산책의 즐거움을 압축시켜 놓은 곳이다.
*운영 시간 금요일·토요일·일요일·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월요일~목요일(공휴일 제외) *주소 충남 보령시 남포면 남포방제로 408-52 *이용 요금 6,000원
예산사과와인농장
한국형 애플와인의 진수
예산사과와인농장(은성농원)은 당도 높기로 유명한 예산 사과를 와인으로 만드는 양조장이다. 40년 동안 사과밭을 가꿔 온 서정학 대표를 이어 캐나다에서 양조를 배운 사위 정제민 와인마스터Wine Maker가 와인과 브랜디를 빚어낸다.
특별한 것은 사과농원 안에 와이너리를 건축하고 레스토랑과 세미나실, 펜션 스타일의 숙소까지 갖춘 유럽스타일의 농장 와이너리라는 것. 이곳을 찾는 관광객만 연 3만5,000여 명에 이르며 2,000여 명의 전국 사과농가들이 견학 방문하는 사과농장이자 와인생산지다. 매년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직접 사과를 수확하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사과나무를 분양 받아 가을에 수확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과와인 브랜드 '추사秋史'는 물이나 주정을 첨가하지 않고 한 달간의 저온발효와 1년 이상의 숙성 과정을 거쳐 정통 와인 제조방식으로 만든다. 맑은 빛깔에 맛있는 단맛과 길게 남는 적절한 산미가 일품이다. '추사40'은 7년의 개발 과정을 거친 사과증류주(40도)로 사과를 발효, 다단식 증류기를 사용해 두 번 증류 후 오크통에 숙성했다. 사과의 은은한 풍미가 느껴지며 바닐라 향과 초콜릿 향이 나고 뒤끝이 깨끗한 것이 일품이다. 와인마스터의 고집스런 노고를 증명하듯 2020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31도 이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운영 시간 매주 주말 체험 프로그램 운영/평일은 와이너리 견학과 시음만 가능 *체험 예약 041-337-9584 *주소 충남 예산군 고덕면 대몽로 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