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출산 남쪽 끄트머리에 솟은 월각산(月角山·456m)은 비교적 덜 알려진 암릉 산행지다. 산의 규모가 작아 깊은 감동을 주기에 부족한 데다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월출산이라는 걸출한 산이 가까운 것도 월각산이 덜 알려진 이유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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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각산 바위 봉우리로 오르는 길. 험한 구간은 우회하는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그러나 월각산은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춘 산이다. 특히 바위 능선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의 조망은 단연 일품이다. 천왕봉부터 구정봉, 도갑산, 문필봉, 주지봉으로 이어진 긴 능선이 한눈에 든다. 수묵화 속의 산처럼 수려하면서도 정돈된 월출산 풍경이 이곳에 있다.
월각산은 월출산 남쪽의 끄트머리를 장식한 능선 위의 한 봉우리다. 국립공원 구역의 경계지점에 솟아 있는데, 찾아가기가 쉽지 않아 예전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 산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땅끝기맥 종주팀이 늘어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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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능선 곳곳에 설치된 밧줄.
- 땅끝기맥은 호남정맥 깃대봉과 삼계봉 사이의 능선에서 갈려나와 영산강 남쪽을 거쳐 해남의 땅끝까지 뻗은 산줄기다. 도상거리 약 123km 길이로 월출산과 벌매산(일명 벌뫼산), 두륜산, 달마산 등을 아우른다. 월각산은 이 산줄기가 월출산에서 밤재로 연결되기 직전 북쪽으로 살짝 벗어난 곳에 솟아 있다.
월각산 산행기점은 여러 곳이다. 그 가운데 영암군 학산면 묵동리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주봉과 암릉을 모두 섭렵할 수 있어 무난하다. 이 마을에서 월출산 도갑산(375.8m)과 월각산 중간의 고갯마루인 묵동치로 진입한다.
마을을 지나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벗어나면 숲이 시작된다. 15분가량 숲길을 타고 가면 묵동치가 나타난다. 여기서 가파른 능선을 타고 1km 남짓 오른다. 해발 400m 정도가 되면 서서히 능선이 완만해지며 갈림길이 나타난다. 월각산은 여기서 왼쪽 길을 타고 조금 더 가야 나온다. 하지만 암릉 구간은 남쪽으로 방향을 튼 산줄기 위에 있다.
갈림길을 지나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한동안 고도를 떨어뜨린 산길은 다시 383m봉을 향해 치솟는다. 383m봉을 넘어 안부 한 곳을 거쳐 자그마한 봉우리에 오르면 다시 길이 갈린다. 계속해 남쪽의 굵은 능선을 타면 월각산 암릉지대로 이어지고, 오른쪽 비탈길을 내려서면 밤재를 거쳐 벌매산으로 연결되는 땅끝기맥이다. 본격적인 월각산 산행은 이 삼거리를 지나면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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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각산 남릉에 오르면 월출산 조망이 시원스럽다.
- 411m봉을 넘어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 있는 안부를 지나면 정면에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보인다. 이 암봉을 오르는 것이 월각산 암릉의 첫 관문이다. 기둥 같은 바위들 사이로 난 산길을 따라 왼쪽으로 약간 방향을 틀면 굵은 로프가 드리운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이 곳을 넘어 오르면 420m봉 정상이다.
첫 암봉 이후 이따금 나타나는 절벽지대에 굵은 로프를 묶어 뒀다. 보조로프 없이도 충
분히 산행이 가능하다. 산길은 비교적 뚜렷한 편으로, 등산로는 거의가 암봉을 우회해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헷갈리기 쉬운 곳에는 표지리본이 달려 있어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월각산의 암릉구간은 도상으로 1.5km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2시간 이상 소요된다.
50m 남짓한 고도 차이를 보이는 암봉들이 불규칙하게 솟아 있어 오르내리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이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다녀 산길은 비교적 양호하고 뚜렷하다.
마지막 암봉을 지나 비탈길을 내려서면 바위는 사라지고 키 작은 소나무 숲이 기다리고 있다. 하산은 능선 남쪽 끝의 242m봉을 거쳐 풍양조씨 묘 쪽으로 잡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곳을 통해 잠시 걸어가면 널찍한 도로가 나타난다. 산행은 이곳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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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월각산 산행을 위해서는 강진군 성전면 소재지까지 이동한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는 일단 광주까지 열차나 고속버스편으로 간 뒤 성전행 버스를 이용한다. 광주 종합터미널(ARS 062-360-8114)에서 10~15분 간격(04:40~22:05)으로 운행하는 강진, 해남행 직행버스를 이용해 성전에서 하차. 요금 7,600원.
산행 들머리인 묵동리 마을회관까지는 성전택시(061-432-5858)를 이용한다. 하산지점인 2번 국도와 13번 국도의 교차로에서 택시를 부르면 된다.
숙박
월각산과 가까운 월출산 천황사지구의 민박집이나 영암, 강진 일대의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가까운 월출산 경포대지구의 야영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산행 후 식사를 하려면 성전면 소재지 중심부에 밀집한 식당이 이용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혜화정(061-432-5126) 등 남도 특유의 푸짐한 한정식을 취급하는 곳이 있다.
글 김기환 기자 사진 김승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