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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9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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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
| 한 사람의 사진가가 평생 특정한 한 가지 주제나 소재를 표현대상으로 찍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사진사에서도 흔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원로 사진가 최민식 선생은 평생 동안 '인간'을 주제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쳐 왔다,
그것도 자신이 처음 사진을 시작할 무렵 다른 사진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풍물 사진이나 외형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풍경사진에 몰두하고 있을 때 남다르게 현실을 반영하는 사진작업을 했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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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9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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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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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선생은 사진을 처음 접할 무렵 우연히 미국의 에드워드 스타이켄이 기획한 '인간가족'전 작품집을 보고서 큰 감동을 받아 평생 사람을 소재로 한 사진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12월 7일부터 사간동에 있는 금호미술관 3층 전시장에서 원로 사진가 최민식 선생의 '대규모' 회고전이 'HUMAN 1957-2006'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초기 작품들부터 최근 작품까지 전시되고 있는데 당시에 프린트한 빈티지 프린트도 전시되고 있어 그 의미가 더 해지고 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시대가 다르고 사회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인간의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고 당시의 문화가 느껴지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부산 지역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부산의 자갈치시장부터 서울의 어느 거리까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민중들의 삶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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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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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
| 최민식 선생은 전시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 한다.
'나의 작품에서는 인간이 중심이다. 인간이 작품을 철저하게 지배한다. 인간의 현존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인간 특히 가난한 서민을 묘사함으로써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
나의 작품은 성실함에서 비록 되는 위력을 지녔으며, 거기에는 예술과 삶이 결합되어 있다. 나의 사진을 통해서 내 목소리가 세상 사람들 마음에 도달하리라 확신했다.
사진은 나를 찾아주었다. 나는 마치 사진만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다고 여겼으며 사진에 나를 송두리째 맡겨버렸다. 나는 사진을 통하여 좀 더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휴머니즘적인 정의사회를 만들어 보려는 신념뿐이다.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외롭게 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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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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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
| 나의 힘이 미치는 한, 나의 시대에 함께 호흡하고 있는 우리 민중 전체를 사진에 담으려 하였다. 그리하여 후세에 내가 갈아간 시대의 전체적인 사회구조가 이러했다는 역사적 증언으로서의 기록을 남기리라 마음먹은 것이다. 나는 사진가로서 역사의식이 투철한 데서 기인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작품<인간>은 그 자체가 부분이기는 하지만 종합된 하나의 <세계>이며 <시대>이고 <사회사>이자 <인간사> 일 것을 다짐해 본다. 어떻게 내 의무를 다하면서 그들을 위하여 사진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까?
앞으로 보다 의미 깊고 감동적인 걸작을 추구해 나갈 것이며, 가난한 그들과 함께 살다가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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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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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
| 원로 사진가 최민식 선생의 사진미학과 작품세계는 최근 현대사진의 미학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솔직하고 주관이 뚜렷한 시각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가꾸어 왔기 때문에 많은 사진 애호가들과 일반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우직하게 외길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일관성 있게 펼쳐온 최민식 선생의 삶은 젊은 사진가들에게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와 함께 그동안 작품세계를 정리한 작품집이 출판되었다는 것은 더욱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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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관, 19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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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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