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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원도를 사랑하는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도우미/춘천
앞쪽으로 보이는 화성행궁은 정조의 임시거처로 쓰인 곳이다.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열었던 봉수당, 정조가 활을 쏘던 득중정, 궁녀와 군인들의 숙소 등 482칸이 복원됐다. 행궁 왼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장안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의 유장한 흐름이 펼쳐지고, 그 뒤로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의 후덕한 품이 눈에 들어온다. 서장대에서 급경사 계단을 내려서면 언덕에 자리한 서북각루다. 신발을 벗고 누마루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마루에 앉아 구불구불 이어진 성곽과 도심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이곳에서 화서문과 장안문을 거쳐 방화수류정까지 이어진 길이 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화성 미학의 백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서북각루에서 내려오면 다산 정약용이 설계한 화서문이다. 문 옆에는 공격하는 적들을 삼면에서 저격할 수 있도록 지은 서북공심돈이 자리하고 있다. 공심돈(空心墩)은 화성만의 독특한 시설로 망루와 포루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서북공심돈은 화서문과 어울려 범접할 수 없는 위용과 멋을 자랑한다.
장안문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평지처럼 순하다. 성 밖에서 보면 성벽은 6~9m 높이지만, 성곽길 위에 서면 어른 키만 한 담장이 된다. 성 밖은 장안공원으로 수원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쉼터다. 성벽 곳곳에 뚫어놓은 구멍은 총과 활을 쏘기 위한 것이다. 이윽고 화성의 북쪽 대문인 장안문에 이른다.
장안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문으로 문루의 높이가 13.5m, 너비가 9m에 달한다. 국보 1호인 서울 숭례문보다 더 크다. 홍예문(문의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처럼 둥글게 만든 문) 위에 아름다운 단청의 2층 누각을 올리고, 바깥쪽에 벽돌로 반원형을 그리면서 둥근 옹성(甕城)을 갖추었다. 옹성은 적을 공격하기 위한 방어시설인데, 숭례문에는 없는 구조라 생소하면서 신기하다.
장안문을 지나면 일곱 개의 아치형 수문을 거느린 화홍문이 나타난다. 화홍문은 7칸의 홍예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마루 형식의 문루를 세웠다. 옆에 있는 동북각루, 즉 방화수류정 주변은 경치가 아름다워 수원 8경 중 하나로 선정됐다.
iformation
●수원화성 성곽 걷기 가이드 화성의 길이는 5.7㎞,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30분쯤 걸린다. 구경할 것이 많아 넉넉하게 3~4시간 잡아야 한다. 출발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팔달문이 편리하다. 수원역 북부정류장에서 팔달문 가는 버스가 많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는 창룡문, 동장대(연무대), 화성행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는다. 화성에서 놓칠 수 없는 구간은 서장대~화서문~장안문~방화수류정 구간이다. 화성 입장료 어른 1,000원, 화성행궁 어른 입장료 1,500원. 문의 수원시청 화성사업소 (031-228-4410), 화성행궁 (031-228-4411), 창룡문안내소 (031-228-4678).
●교통 전철과 기차는 수원역에서 내린다. 역을 나와 왼쪽 북부정류장에서 팔달문과 장안문으로 가는 버스가 많다. 서울 잠실역, 강남역, 양재역, 사당역에서 10~20분 간격으로 수원행 버스가 있다.
●맛집 장안문 뒤쪽의 성곽(031-253-2774)은 고풍스런 느낌을 물씬 풍기는 숨은 맛집이다. 청국장 5,000원, 제육볶음 5,000원, 빈대떡 7,000원 등 가격도 아주 착하다.
/ 여성조선
진행 백은영 취재팀장ㅣ취재 월간산 취재팀ㅣ사진 조선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