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구둣방서 사회 첫발
기능올림픽 메달 목에 걸고
40년간 구두에만 매달려
모두가 행복한 회사 목표
직원 위해 별장. 요트 마련
긍정에너지가 최고 자산
"와우! "
중졸 학력의 제화공으로 시작해 연 매출 500억원이 넘는 신발회사를 일군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가 강조하는 반응(리액션)이다. 김 대표가 말하는 리액션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고 긍정 에너지를 뿜어나오게 하는 원천이다. 상대방과의 소통 속에서 영업도 이해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영업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것을 움직이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양대에서 열린 김 대표의 특강은 그의 강의가 늘 그렇듯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 대표는 먼저 자신의 인생 역정을 들려줬다. 당시를 살아온 세대가 보통 그렇듯이 김 대표도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한 아픈 과거가 있다. 중졸 학력으로 영등포의 한 구두공방에 취직해 기능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스물다섯 살 때는 국제 기능올림픽에 출전해 제화 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스물아홉에 창업을 하고 지금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중견기업 대표가 됐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시종일관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평생 공부만 하며 살아온 교수들에게선 듣지 못하는 생생한 경영 현장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먼저 공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공부란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도록 스스로를 갈고 다듬는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김 대표는 "책장을 넘기며 하는 공부만 공부인 것은 아니다"면서 "진짜 공부는 세상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여섯 살 때부터 끊임없이 신발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바이네르는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세상이 필요로 하면 기업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김 대표의 평소 기업관이다.
성공에 대한 가치관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는 게 진정한 성공"이라고 했다. 특히 스스로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취미생활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래서 김대표는 겨울에는 스노보드르르 타고 여름에는 수상스키를 탄다. 별장과 요트르르 마련해 직원들도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 행복만큼 회사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김 대표는 "외국 손님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나도 행복하게'라는 바이네르 경영 이념에 깊게 공감한다'면서 " 이 이념을 지키면 세계 어디든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게는 세계 정상급 구두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측면에선 '칭찬'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거래처를 칭찬해주라고 했다. 그는 '거래처를 칭찬하면 그 칭찬이 돌아다니다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내가 한 칭찬이 쌓여 언덕이 되고 그게 결국 내가 어려울 때 비빌 언덕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직원 40명에게 '사장' 명함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30여 명이 대리점 사장이든 공장장이든 '사장' 직함이 적힌 명함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학생들 사이에서 '헉~'하는 반응이 나왔다.
김 대표는 "세종대왕과 신사임당, 율곡 이이와 같은 화폐속 인물이 꼭 돈 많은 것은 아니지 않았냐"며 "500년 뒤에는 나도 화폐속 주인공이 되고 고 싶다"고 했다. 결국 앞으로도 남들에게 베풀며 살아온 지금과 같은 삶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매일경제 2020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