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0.16일 최 보식 언론인이 올린 작금의 카톡 사태에 대한 논평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우리는 가장 편리한 과학 문명의 혜택을 구가하고 있지만 한순간에 무너져 카오스 상태로 빠져들 수 있음을 일깨워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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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진 걸 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기업은 ‘삼성’이 아니라 ‘카카오·네이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하의 삼성이라도 단시간에 거의 전 국민을 ‘속수무책 아노미’ 상태로 몰고 갈 수는 없다. KBS·MBC TV가 안 나오고, 조선일보 등이 문을 닫아도 사람들이 이렇게 답답해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실·노동부·법무부 등 정부 기관이 며칠간 문을 닫아도 이런 혼란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 국민은 문을 닫았는지도 모를 것이다.
대학 신입생 시절 읽었던, 제목도 기억이 안 나는, 책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소들의 천국 인도 뉴델리에서 도로를 어슬렁거리던 어떤 소가 갑자기 자동차의 빵빵거리는 클랙숀에 놀라 뛰다가 신호등을 들이박는다. 그 신호등 기둥이 꺾이면서 그것과 연결된 중앙교통통제센터의 어떤 부분에 이상을 일으키고, 그러자 뉴델리 거리의 신호등들이 모두 작동이 멈춰 대혼잡이 발생하며, 또 중앙통제센터와 연결된 또 다른 무엇에 이상이 발생하고‥결국 미국 뉴욕까지 정전 사태를 불러온다는,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 책이 나온 시점이 아마 50년 전쯤이고 그때의 책상머리 상상이었을 뿐인데, 지금과 같은 세상을 대략 예측했던 셈이다.
우리 사회가 체계적 시스템으로 연결돼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뉴델리 거리의 ‘놀란 소’ 한 마리로 쉽게 무너질 부러질 수 있을 만큼 취약하다는 것이다.
물론 카톡이나 카카오뱅크· 택시호출서비스 등을 안 쓰고 안 하면 상관없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꼼짝없이 이들의 ‘포로’가 된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