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勤心)은 마음을 부지런히[勤] 쓰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우환(憂患)이라고 한다. 우(憂)와 환(患)은 둘 다 근심을 뜻하는 말이지만, 성격은 조금 다르다. 우(憂)는 주로 정신적인 근심에 쓰고, 환(患)은 육체적 걱정에 쓴다. 우(憂)자가 들어 있는 우려(憂慮), 우수(憂愁)와 같은 말과, 환(患)자가 들어 있는 병환(病患)이나 환자(患者) 같은 말을 비교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수(愁)자도 자주 쓰는데, 이 역시 마음 속에 깃든 근심을 말할 때 쓴다.
근심 우(憂)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걷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근심 환(患) 마음이 무엇인가에 꿰여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양이다.
우(憂)자의 윗부분은 머리 혈(頁)의 변형이다. 가운데 부분의 심(心)은 여기서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모양을 나타낸다. 아래의 천천히 걸을 쇠(夊)자는 발 지(止)자에서 나왔다. 이 셋을 합치면 우(憂)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걷고 있는 사람이 된다. 환(患)자는 꿸 관(串)자에 마음 심(心)자를 합해 만들었다. 마음이 무엇인가에 꿰여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양이다.
근심 중에는 나라 일을 염려하는 우국(憂國)도 있고, 쓸데없이 안 해도 될 걱정을 사서 하는 기우(杞憂)도 있다. 기우(杞憂)란 말은 예전 중국 기(杞) 땅에 살던 사람이 날마다 하늘이 무너지면 어찌하나 땅이 꺼지면 어찌하나 하고 걱정한 나머지 먹지도 자지도 못할 지경이었다는 데서 나왔다.
이와 비슷하게 공연히 남의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마음을 일러 노파심(老婆心)이라 한다. 노파(老婆)는 할머니이다. 그러니까 노파심은 할머니의 마음이다. 할머니의 마음 속에는 걱정 근심뿐이다. 다 큰 자식이라도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언제나 '차조심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온갖 종류의 일을 다 겪어 보았기에, 언제나 조심(操心)스럽다.
《주역》에서는 "타고난 삶을 즐거워하고 운명을 알기 때문에 근심하지 않는다[樂天知命 故不憂]."고 하였고, 《성경》에서는 "공중을 나는 새와 들판의 백합을 보라. 기르고 거두는 사람이 없이도 아무 근심이 없다."고 하였다. 사람이 하는 근심 가운데 열에 아홉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고 오늘 내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어떨까?
노파심(老婆心) 오랫동안 살면서 온갖 일을 겪어 보았기에 언제나 조심스럽고 걱정 근심이 많은 할머니의 마음이 노파심(老婆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