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가 간다]
햇빛어르신주간보호센터
<밖에서 본 햇빛어르신주간보호센터>
바람도 많이 불고 햇볕도 따가운 봄날에 햇빛어르신주간보호센터(이하 햇빛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느티나무 조합원인 박찬희 대표님을 만나 햇빛센터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박정순 원장님과 박찬희 대표님>
권용식(이하 권) : 센터의 이름을 햇빛센터라고 지은 이유가 있나요?
박찬희(이하 박) : 햇빛은 세상을 따뜻하게 감싸고 만물이 잘 자랄 수 있게 도움을 주잖아요.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자는 의미에서 지었습니다.
권 : 햇빛센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박 : 2014년 6월 김광수경제연구소 남양주 시민공부방에서 만난 8명이 뜻을 모아 시작했습니다. 2015년 4월에 농업회사법인을 HCF를 설립하고, 2016년 4월에 비영리 법인인 햇빛센터를 설립했습니다.
권 : 굉장히 이례적인 설립 과정인데요. 숨어있는 이야기가 있을 거 같은데, 맞습니까?
박 : 조금 그런 편이죠! 8명의 주주가 제2의 인생을 모색하면서 농촌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홍천에 내려가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러다가 마을의 노인 인구를 보고 앞으로 ‘노인이 얼마나 늘어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2018년 인구의 14%가 노인인 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우리 회사가 연계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주주들과 생각해 보다가 ‘한 부모가 열 자식을 모셔도, 열 자식이 한 부모를 모시기는 힘들다.’란 말을 듣고 햇빛센터를 열었습니다.
권 : 햇빛센터의 주요사업은 무엇인가요?
박 : 햇빛어르신주간보호센터는 장기요양보험을 재원으로 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로, 노인들을 낮 동안 돌보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햇빛센터는 농업회사법인 에이치씨에프 주식회사가 운영하여 안전성과 안정성이 보장된 센터이기 때문에 개인이 운영하는 곳보다 믿음이 더 할 것입니다. 직접 와서 보면 더 확실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햇빛센터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처럼 어르신들을 모셔오고 모셔다드리는 노인 유치원(일명 ‘노치원’)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이가 들면 다시 아이가 되다보니 유치원과 별반 차이가 없고요! 프로그램도 유치원과 비슷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치매의 진행 속도가 늦춰지고 인지가 좋아지죠! 무엇보다 어르신들은 가족과 떨어지는 걸 제일 싫어하거든요. 그렇다고 보호자가 치매를 가진 부모나 몸이 불편한 부모와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니니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인지가 있는 분들을 요양원으로 보내면 죽으러 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실제 이런 예를 우려해 공단에서는 주간보호센터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권 : 햇빛센터에 오시는 분은 어떤 분들인가요?
박 : 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분은....
1.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으신 분으로서 1등급부터 5등급 모두 이용 가능하시구요.
2. 건강 상태가 등급판정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연세가 높거나 홀로 생활하시기 어려운 등급외 A, B 받으신 분
3. 등급은 없으나 홀로 지내시며 무료하거나 건강악화가 염려되시는 분
단, 등급이 없으신 분들은 비용부담은 전액 자부담이 되므로 센터와 상의하면 됩니다.
블로그(http://blog.naver.com/sedcc)에 들어오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문의전화: 031-572-6090)
권 : 어르신들의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박 : 평균 83세고요.
제일 젊은 분이 75세시고 가장 연장자가 93세입니다.
권 : 햇빛센터 자랑 좀 해주세요.
박 : 햇빛센터는 창밖에 자연이 보이는 넓고 쾌적한 공간이에요. 24명 정원에 비하면 아주 넓죠. 경영 논리엔 부적합니다만······. (웃음)
<햇빛센터 실내>
<햇빛센터 실내>
햇빛센터는 인지개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일대일 밀착 케어를 합니다. 직원교육을 통해 노인 존중을 강조하고 있고요. 정기적으로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회의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어르신들의 사회생활 영위를 지원하고 퇴화를 늦춰서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무엇보다 햇빛센터는 다른 곳과 달리 창밖으로 나무와 꽃이 보여서 어르신들이 좋아하세요.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
권 : 운영상 어려움은 어떤 게 있나요?
박 : 입지 조건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주택가가 아니어서 이용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정부지원금이 부족해서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요. 실제 접근성이 나쁘진 않지만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는 것 때문에 심적으로 멀게 느껴지거든요.
권 : 향후 목표는요?
박 : 햇빛센터는 수익사업이 아니다 보니, 농업회사법인에 맞는 귀농•귀촌 연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돈 되는 사업을 통해 비영리 사업부도 같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재 재정적으로 큰 적자는 아니지만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므로 주주들과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입니다. 회의 때마다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지만 다행히 주주들이 이해의 폭이 넓어 유지하고 있습니다. (웃음)
권 : 느티나무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박 : 요즘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요. 앞으로 의료협동조합이 더 필요할 거로 생각해요. 농촌에도 의료협동조합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느티나무도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당장 생존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면 좋겠어요. 영리적 마케팅 기법도 필요할 것 같아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 박정순 원장님과도 잠시 얘기를 나눴습니다. 박정순 원장님은 “어르신 상태가 비교적 좋아도 요양원으로 보내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게 되면 어르신들의 활동력이 더 떨어지고 노화가 가속화되는데 말이에요. 부모를 곁에 두고 돌보는 건 당연한 건데, 자꾸 떨어뜨리려고 하는 걸 보면 더 아쉽네요.”
점점 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이지만 어르신들을 편히 모실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점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햇빛센터의 앞날에 먹구름은 가끔 끼고 온화하고 따뜻한 햇볕이 비추길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첫댓글 어머나! 두번 째 사진에 낯익은 (박찬희 조합원님 옆) 얼굴이라 했더니 박정순선생님이셨네요.
반갑습니다~~~ ^^
세상좁아요~~ ㅎㅎ
우왓 우리 햇빛센터네요!
사회적,세대간 '효'를 시스템으로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주위에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 계시면 많이 햇빛센터에 소개시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