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동래현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관청 뒤편에는 늘 고개를 숙인 채 일하던 한 관노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장영실.
머리는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신분은 노비였습니다. 노비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의 말은 날카로운 돌처럼 그의 가슴에 꽂혔고 장영실은 점점 자신의 재능조차 숨기며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작은 아이디어와 정교한 손기술이 왕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세종대왕은 그를 불러 직접 눈을 마주보며 물었습니다.
“네가 이 모든 것을 만들었느냐?”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는 장영실을 보며 세종은 확신했습니다.
“이 아이는 신분이 아니라 재능으로 쓰여야 할 사람이다.”
그러나 신하들은 노비에게 벼슬을 내린다면 나라의 법도와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궁궐 안은 술렁였고 누구도 왕의 결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종은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신분이 아니라 재능을 보았다. 나라를 살리는 데 쓰임 받을 사람이라면 출신이 무슨 상관이냐.”
왕은 노비였던 장영실을 무려 여덟 계급이나 뛰어넘어 정 5품 벼슬에 올렸습니다.
세상은 수군거렸고 비웃음은 더 커졌습니다.
“노비가 물시계를 만든다고?” 며칠 못 가 포기하겠지.”
그러나 장영실은 달랐습니다. 자신을 믿어준 임금의 눈빛이 밤마다 그의 등을 떠밀었습니다. 잠을 줄이고 손에 물집이 터져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수없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장영실은 부력으로 밀려 올라간 잣대가 구슬을 떨어뜨려 시간을 알려주는 정교한 물시계를 완성했습니다.
설계와 구동 원리까지 완벽하게 증명해 낸 그의 실력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비웃던 이들의 얼굴엔 놀라움이 의심하던 이들의 눈엔 경외가 담겼습니다. 한 사람의 믿음이 한 인생을 일으킨 것입니다.
[시편 37:23-24]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첫댓글 감사ㆍ땡큐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