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에 있는 길상사는 생각보다 아담하고 작은 절이에요.
본래는 '대원각' 이라는 이름의 고급 요정이었으나 요정의 주인이었던
고 김영한(1916 ~ 1999, 법명 길상화)이 건물을 시주하여 사찰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합니다.
길상사의 원전인 대원각을 시주한 고 김영한은 근대시인 '백석'의 연인으로 알려진 '자야' 와 동일 인물이라네요.
1997년 시민들의 선방으로 거듭난 길상사는,
아이러니하게도 1970년대 밀실 정치의 대명사이자 향락의 상징이었던 고급 요정이었다네요.
열 여섯의 나이에 기생이 된 진향(본명 김영한 1916~1999)은 22세 때 평생의 연인이 된 천재시인 백석과의 만남.
몇 년 간 열애를 나누었지만
기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고 해방과 분단으로 인해 북한에 건너가 생을 마감한 시인 백석.
두 사람은 살아생전 다시는 만날 수 없었고, 홀로 남은 그녀는 공부에 매진하다 1950년대 성북동 인근의 배밭골을 사들여
대원각이라는 한식당을 열어 1970년대 밀실 정치가 극에 달하던 시절,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3대 요정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천 억 재산도 백석의 시 한 줄에 비길 수 없다며
평생의 그리움을 세상에 알렸던 그녀의 영혼은
눈이 많이 오던 날
길상사 경내에 뿌려졌고 마지막 순간, 그녀에게 남겨진 유일한 이름은 길상사 창건 공덕주 길상화였다.
사실 길상사에 꽃무릇 단지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길상사 여느 절하고는 다른점을 알수 있답니다. 절 문으로 들어서면 사천왕이나 일주문도 없지요.
본 절도 마치 일반 별장같이 수수하답니다.
길상사 정문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꽃무릇이 화사하게 만개하여 피어 있습니다.
오전 9시30분에 도착 했는데 이미 많은 진사들이 모여 있더군요,
그래도 저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이렇게 꽃무릇을 볼 수 있다니 감개가 무량 했습니다~ ㅎㅎ
옹기종기 피어있는 꽃무릇
마치 개인 별장에 화단 같았읍니다.
길상사 가는길에 대중교통이 있지만,
조금 걸어야 하는데요. 마침 길상사를 왕래하는 셔틀버스가 있답니다.
지하철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로 나와 50m전방 동원마트 앞에서 타시면 됩니다.
길상사까지 대략 5분정도 걸립니다.
운행 시간표
아~ 그리고 화단 안으로 절대 들어가시면 아니되옵니다.
길상사는 생각보다 넓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 돌아보지 못하고 돌아 왔네요.
가을이 되면 그 경치가 빼어나듯 아름답다고 해요.
가을 단풍이 들면 다시 찾아갈까 합니다.
조감도 3번이 바로 꽃무릇 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