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독재 국가의 황제 의전
배성규 논설위원
입력 2023.05.23. 21:18
업데이트 2023.05.23. 23:51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중국 당나라 전성기인 현종 때 수도 장안(시안)엔 70여 국 사신이 모여들었다. 금은보화와 특산품 등 조공이 가득 쌓였다. 현종은 사신들을 맞는 화려한 연회를 열고 조공보다 더 많은 하사품을 내렸다. 토번국(티베트) 왕에겐 공주까지 아내로 보냈다. 중국은 ‘주변 오랑캐’를 다루기 위해 다섯 가지 미끼를 썼다고 한다. 음식과 음악, 곳간, 옷감, 술로 상대의 입·귀·배·눈·마음을 홀렸다.
▶중국은 2006년 미 재무장관이 방문하자 자금성의 모든 야간 조명을 켜고 불꽃놀이까지 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는 자금성 문을 닫고 만한전석(滿漢全席·한족과 만주족의 모든 요리)과 경극으로 황제 대접을 했다. 텐안먼 광장도 통째로 비우고 의장대 사열을 했다. 흡족한 트럼프는 “무역 불공정은 중국 탓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땐 100여 국 정상급 인사들을 인민대회당에 초청해 성대한 점심을 대접했다. 정상들이 후진타오 주석과 악수하고 사진 찍으려고 수십m 줄을 섰다. 시진핑 주석은 2022년 동계올림픽 때 푸른 물과 용의 형상을 한 수십m의 초대형 식탁에서 정상·외빈들과 황제식 연회를 열었다. 중국 언론은 “당나라 때 만방래조(萬邦來朝·각국이 조공 바치러 온다)가 느껴진다”고 했다.
▶중국은 최근 중앙아시아 5국 정상회의에서 다시 황제 연회를 열었다. 시안의 당나라 황궁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미녀 수십명이 용무늬 호롱을 들고 정상을 맞았고 예술단 500명이 공연을 펼쳤다. 정상회의는 축구장 크기 회의장의 지름 10m가 넘는 대형 테이블에서 열렸다. G7 정상회의에 맞서 세 과시를 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유치함을 지우진 못했다. 중국 보도기관들은 또 ‘만방래조’를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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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시 주석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차르 연회’를 열었다. 화려하고 웅장한 성 게오르기 홀에 수십m 길이 대형 식탁을 놓고 4시간 동안 산해진미를 대접했다. 푸틴은 회의나 보고도 초대형 홀에서 왕처럼 혼자 떨어져 앉아 받는다. 정상회담도 5m 길이 테이블에서 한다. 김일성은 1990년 북·일 수교를 위해 일본 유력 정치인 가네마루 신이 방북하자 수십만 군중의 환영식과 매스게임으로 그를 눈물 흘리게 했다. 김정은도 2014년 시 주석의 첫 방북 때 이를 따라 했다. 독재자들이 황제 의전을 좋아하는 건 스스로를 황제로 여기기 때문이다. 동원되는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 나라가 우리 바로 옆에 세 곳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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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
2023.05.23 23:43:20
정신 바짝 차려야 우리가 산다.핵무기를 통제할 민주적 통제 장치가 없는 3나라에 갖혀 살고 있는거다. 우리는 주적과의 싸움에서 왜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하는지를 즉 나는 죽더라도 나의 부모 형제 친구의 후손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죽을 각오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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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퍼맨
2023.05.23 21:34:59
대한민국에는 다행입니다..스스로 오만한 자는 거기까지가 한계이며 현재 중국의 오만은 중국의 현재가 한계이기에 앞으로는 내리막만 남았기에 대한민국은 더 큰 중공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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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dheuy
2023.05.23 23:39:04
화려한 연회 뒤엔 무엇이 있는가? 허무한 잔치를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뒤통수 조심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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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2023.05.24 02:21:02
친중종북 문가놈때 였으면 온갖 언론들이 찬양가를 부르면서 나팔을 불었을텐데....애국보수정권으로 교체된게 실감이난다....더욱 한미일동맹 강화해서 중공 러시아 북괴 공산주의를 궤멸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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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트
2023.05.24 06:25:21
그런데 문재인은 어째서 중국에가서 혼밥이나 쳐 드시고 수행원은 두둘겨맞고왔는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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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king
2023.05.24 05:53:46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은 번지르하고 속은 비어있는 옥수수 대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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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절
2023.05.24 08:56:00
저렇게 성대하게 접대하는데 언놈은 혼밥만 줄창하고 돌아왔으니..ㅉ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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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2023.05.24 07:57:21
중국의 황제의전은 유명한데 문통때에는 대한민국이 중국속국 정도의 취급도 못받았다. 기자도 머슴취급이나받고.. 그래도 문재인정신 이어가자며 다큐를제작하는 멍청감독이 있는가하면 그것도 영화라고 전주영화제에서 1억원 지원했단다.. 나라를 그렇게 망쳐놓은게 최대실적인가? 그런데 맞은기자는 뭐했나?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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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의 상등병
2023.05.24 06:30:14
능라도 경기장에서 뽕갔지. 남측 대통령 ㅎㅎ. 정신병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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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피다
2023.05.23 23:22:12
짧은 인생 황제가 된들 무엇하랴. 그 후 영원 안에서 그 짧은 삶은 일장춘몽에 불과하리라. 진실된 마음으로 주변을 사랑하고 돌보는 삶은 하늘의 별처럼 빛날 것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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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박
2023.05.24 07:50:36
독재자도 결국 죽음을 맞는다. 그리 멀지 않았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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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2023.05.24 01:14:54
그걸 동경하는 ㅇ아치들이 이 나라를 5년 동안이나 지배했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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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2023.05.24 09:04:05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 북한의 김정은 이 세사람의 공통점은 독재자이며 무한대의 장기 집권자이며 오만하고 교만하며 국민을 하나의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간들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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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립
2023.05.24 08:48:40
열악한 주변환경,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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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
2023.05.24 10:43:00
지구촌에서 멸족되어야될 독재자 세마리다 그세마리의 발가락을 핥으며 히죽히죽하는 버러지있다 지금 돈독올라 병슨책방 오픈했다 영화도 다큐랍시고 만들었다 몇명 안봤다 삶은소 색히 삶은소각시 인도혈세수퍼관광춤돼지걸도 음식 많이 맥여 주겨야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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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벙이
2023.05.24 08:35:47
그런 대접에 감동받아 판단이 흐려지는 인간들이 있으니, 그런 유치한 의전이 있는 것이겠지요. 그런 대접을 하는 지도자나 그런 대접에 감동하는 지도자를 가진 국민의 불행으로 생각해야겠지요.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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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2023.05.24 10:41:37
독재 국가의 특징은 국민이 개돼지입니다. 국민들의 의식이 곧 국가의 정치 형태가 되고 권력자의 모습이 됩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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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엔한민족만
2023.05.23 22:41:00
공산주의는 노가다꾼들이 노동하기싫다고 무장폭동으로 정치먹고선 독재로 만들어 공포정치하는 쓰렉 정치체계이고. 자유주의는 자본가와 정치인이 짜고치며 나라해먹는 체제이다. 그런데 백인들이 다른것같은 이 체제를 이미 한국전 이전부터 사기를 쳐서 , 혹은 그 이후 사기를 쳐서 지금 우크라이나전이 이렇게 진행되는것이다. 외국은 다 사기꾼들이다. 적당히 우리민족만 생각하며 전부 단절해야한다.단기체류만가능하다. 오로지 한국엔 한민족만 있어야한다. 그리고 자체핵개발은 필요악이다. 이거 포기한 윤석열은 사형감이다. 탄핵하거나 군경에서 총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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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엔한민족만
2023.05.24 08:07:57
난 너무잘하고있음. 잘하면 오히려 가지되는게 현 미국이란 자본제국산하의 세상임. 재벌들 보소 .제대로 된것들이 잇는가. 정치인들도 전부 거기서 뭐 해먹으려는 승녕이색휘들만 있고.
오병이어
2023.05.23 23:55:16
한.../ 너나 잘하세요. 남 훈수두지 말고..
발딱서
2023.05.23 22:57:43
한? 너 제정신 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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