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 - 불멸 (L'immorta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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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2.03. 11:20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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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불멸 (L'immortalite)
작품 속 인물과 작가의 만남, 소설 안팎의 경계를 무너뜨린 대담한 서술. 불멸을 향한 인간의 헛된 욕망과 그 불멸로 인해 더욱 깊어지는 고독.
밀란 쿤데라의 삶과 작품 세계는 체코의 '프라하의 봄'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일찍이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과 함께 소설을 통해 존재와 사랑의 문제에 깊이 관여해온 그는 『농담』, 『우스운 사랑』과 같은 작품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음악가 집안으로서 음악에 조예가 깊고, 영화 공부도 겸하며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이어진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숙청으로 인해 강력한 검열을 받으며, 위의 두 권을 제외하고 발표가 금지되는 등의 가혹한 정치적 수모를 겪고 프랑스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신이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여기는 만큼, 고국인 체코보다는 오히려 프랑스에서 『농담』이 불역됨을 비롯하여 『생은 다른 곳에』, 『이별』, 『느림』, 『정체성』, 『향수』,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와 같은 뛰어난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불멸』은 괴테와 그의 젊은 연인이었던 베티나가 불멸을 둘러싸고 자아내는 이야기, 로라와 언니 아녜스, 폴이 불멸을 향해 고투하는 이야기, 그리고 이들에 관해 아베나리우스 교수와 대화를 나누는 쿤데라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에서 불멸이란 역사에 이름이 기록되거나, 주위 사람들 가운데서 기억되는 방식으로 시도된다. 하지만 기록에의 욕망이든, 기억에의 욕망이든, 불멸은 '죽음'을 동반하며, 그렇기에 고독하고 그 욕망은 허망하다. 『불멸』은 이렇게 인간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고독의 지점을 파고든다. 쿤데라가 '호모 센티멘탈리스'라고 명명한 현대인들은 이러한 『불멸』의 주인공들처럼 자신의 욕망과 고통을 타인과 나누지 못한 채 세상의 수많은 얼굴들에 둘러싸여 갇혀 버린 고독한 존재들이다.
이외에도 쿤데라는 『불멸』에서 작품 속 인물과 작가 자신을 맞닥뜨리게 하며 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담한 서술을 선보인다. 아베나리우스 교수는 쿤데라의 오랜 친구로서 작품 속에서 쿤데라와 직접 대화를 나눈다. 이들의 대화 속에서 쿤데라 자신의 다른 소설들이 토론거리가 되기도 하고, 아녜스, 폴, 로라뿐만 아니라 괴테, 헤밍웨이, 베토벤, 나폴레옹, 베티나 등 불멸하는 역사적 존재들이 재구성된다. 이러한 서술은 작품 자체에 독특함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넘어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직접 그의 철학과 소설관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준다.
대화 속에서 쿤데라 자신의 다른 소설들이 토론거리가 되기도 하고, 아녜스, 폴, 로라뿐만 아니라 괴테, 헤밍웨이, 베토벤, 나폴레옹, 베티나 등 불멸하는 역사적 존재들이 재구성된다. 이러한 서술은 작품 자체에 독특함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넘어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직접 그의 철학과 소설관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준다.
줄거리
예순두 살의 괴테는 지적이며 야심찬 스물여섯 살 베티나를 만난다. 베티나는 끊임없이 괴테 주위를 맴돌며 자신의 존재를 아로새긴다. 하지만 베티나의 사랑은 괴테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불멸을 향한 갈구다. 자신에게 죽음, 즉 불멸이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낀 괴테는 베티나의 욕망을 눈치채나 눈앞의 쾌락을 포기하고 그녀를 멀리한다. 하지만 결국 베티나는 괴테의 젊은 연인으로 영원히 역사에 기록된다. 불멸을 향해 베티나가 던지는 몸짓은 아녜스에게서 로라로, 로라에게서 다시 폴로 이어진다.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서 불멸하기를 원하는 로라는 자신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로라의 이러한 욕망은 평안하면서도 무미건조한 인상들을 이어 가던 언니 아녜스와 형부 폴의 삶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킨다.
작가 소개-밀란 쿤데라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해당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하여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제거되었고 그 자신은 글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는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 『이별』, 『느림』, 『정체성』, 『향수』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등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최근 작품으로는 『향수』와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집 『커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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