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살던 오륙도 동네엔
아름다운 꽃동산이 펼쳐진
조경 황홀한 공원이 있었다.
그곳에 삶을 누인
수많은 길냥과 나비와 새와
더 아름다운 공기와 향기가
숨쉴 틈이 필요한 세상을 향해
원래의 빛깔로 섞여서 살았다
거기에 순수 오리지날 누렁이
우리끼리 쓰는 말 똥개 한마리가
길을 잃은건지 길에 버려진건지
때론 느긋하게 가끔 다급하게
자기나름 단골 샛길도 만들며
먹이도 찾고 지친 몸도 누이며
기특하게 애처롭게 살고 있었다
개 보다 더 자주 굶으신건지
성격 까칠한 이웃 할부지는
그 착한 목숨 하나를 포기없이 노리며
매일 출근하여 매일 추격했고
우리가 지어준 이름 돌쇠는
"어서 도망가" 뒤에 늘 붙었다
위험이 극에 달한 야속한 인심
나는 어느 날 어쩔수가 없어서
동네 옆동 미국 아저씨랑 힘 합쳐
그 돌쇠를 포획했다
그리고 곧장 길 건너 병원에 갔고
검사후 내 주소로 칩을 했다
일사천리 후다닥 가족이 된것이다
맛 없는건 절대로 안먹는
불러도 절대로 돌아보지 않는
물끄러미 아련히 혼자서 몰래 바라보는
그 돌쇠는 지금 우리집 문지기다
돌쇠는 우리집 서열 9등이다^^
더 드라마틱 하고 아슬아슬 한
보호소 안락사 탈출견들이 있다
장애가 있어서 사나워서 커서
못생겨서 늙어서 많이 먹어서
크게 짖어서 똥개라서 물어서
사형대기 즉 안락사에 줄섰던
각 당일 구조한 개들이 열한마리 있다
내가 데리고 함께 살며
그중 돌쇠는 가장 멀쩡한 개다
살아서 충성을 자동 알리며
썪은 빵이라도 하나 얻으려
맑게 순수하게 지침없이 바라보는
희노애락이 다 있는 목숨들
면전에서 도살을 감행하는 풍조
전쟁중이라도 차라리 굶어야...아휴 ㅠ
그렇다 다르다 사람은 모두. ㅠ
어쨌거나 나는 장애유기견들을
거북한 숙제로 애틋한 사랑으로
이고 지고 품고 바라보며 산다
2011년 이 숙제가 시작된 이후
후회도 낙심도 없으나 많이 힘들었다
하늘가서 별이 된 보고픈 녀석들
그리고 지금 놀자고 짖는 녀석들
'사랑' 이기도 '짐' 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아름다운 동행이고 싶다
식용견 이런 말은 부끄러운 것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
카페 게시글
수강생 수필쓰기
돌쇠
백민
추천 0
조회 60
24.09.04 10:2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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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 속의 개 '돌쇠'인가 봅니다.
순하게 생겼습니다.
네,돌쇠입니다
순하고 무뚝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