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에서 발생된 동력을 전기로 바꿔 이것을 다시 전동기에 입력해 차륜을 굴리는 디젤전기식 동차는 일본에선 2차대전 전에 시제차로 도전해 봤을 뿐 전후 디젤동차의 주류는 유체변속기(토크컨버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젤동차가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21세기가 되어 일렉트로닉스 기술 발전에 따라 VVVF제어와 유도전동기로 좀 더 효율적인 제어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를 자동차 등에서 많이 적용된 하이브리드 기술과 접합하여 디젤엔진과 대용량 축전지를 바탕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디젤동차가 제일먼저 실용화 되면서 전기구동 방식의 디젤동차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도 디젤동차의 경우 일본처럼 유체변속기 방식이 많았지만 역시 90년대 이후 대출력 엔진을 얹고 200km/h 이상의 고속성능을 요구하는 디젤동차(독일의 ICE-TD, 영국의 Voyager 등)를 중심으로 히타치에서 제작한 영국의 간선열차(Class 800)등에서 채용되는 등 그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 노후화된 국철시절 디젤동차 대량교체의 시작.
민영화 후 키하 100계, E120/E130계나 하이브리드 디젤동차등을 제작하며 노후화된 디젤동차를 순차적으로 교체해 온 JR동일본은 2010년이 지났어도 국철시대에 제작된 키하40계 디젤동차가 아직도 200량이나 남아있었다. 70년대에 제작된 키하40계는 고장력강으로 제작된 차체의 특성상 꽤 튼튼했고 엔진 교체등을 거쳐가며 21세기에도 로컬선의 주력차량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슬슬 40년이 넘어 노후화가 점점 진행되고 있었기에 200량이 넘는 국철시대 디젤동차에 대한 교체가 필요했다. 한편 JR홋카이도에서도 2010년에 들어 발생한 이런저런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안전대책 개선에 대한 감시명령을 받아 "안전 투자와 개선에 대한 5개년 계획"을 발표. 관내의 200량 정도 되는 노후화된 키하40계 차량을 점진적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JR동일본 주도하에 좀 더 효율적이면서도 저렴하게 대량제작이 가능한 디젤동차 개발에 착수. 디젤전기구동 방식을 채택한 기동차가 70년만에 부활하게 된 것이다.
3. 하이브리드 디젤동차의 염가판.
JR동일본에선 GV-E400계, JR홋카이도에선 H100형이라는 형식명을 부여받은 이 차량은 이미 하이브리드 방식 디젤동차에서 얻어진 전기구동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되 그 바탕이 되는 하이브리드 축전지만 빠진 염가형에 가깝게 제작되었다. 동력의 전달은 엔진의 회전력이 발전기를 거쳐 3상교류로 바뀐 후 주변환장치의 컨버터를 거치면서 직류로, 다시 인버터를 거치면서 3상교류가 되어 견인전동기에 입력된다. 우리나라에선 7600호대 디젤기관차에서 볼 수 있는 구조로 축전지가 없으므로 초기 기동부터 속력을 내는 과정까지 전부 디젤엔진의 힘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VVVF제어를 통해 엔진의 출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발전기의 출력을 그대로 보조전원장치에 연결해 서비스 전원으로도 사용하게 되어있다. 제동시에는 발전제동을 걸어 출력을 보조전원장치에 공급하거나 발전기를 역회전 시켜 배기제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배터리가 빠진 전기구동 방식을 채택함으로서 복잡한 구조의 변속기와 차 외부로 보이게 되는 추진축, 감속기 등 기계적인 구동이나 운행중 떨어질 우려가 있는 부품을 제거하고 전동차와 부품들을 공유할 수 있으므로 유지보수 소요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무겁고 비싼 주행용 축전지를 생략해 제작비용 또한 절감되어 대량 제작에 유리한 점을 제공하고 있다.
GV-E400/H100은 두 차량이 모두 같은 사양으로 되어있는데 모두 카와사키중공업에서 생산했기 때문에 efACE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량 스테인리스 차체로 하되 광폭차체는 채용되지 않았다. 엔진은 코마츠사의 DMF15HZ엔진을 채용했으며 450마력(331kW)의 출력을 305kW급 3상유도발전기에 물려 전력을 만들고 미츠비시제 SiC 소자를 사용한 주변환장치에 넣어 량당 두개의 105kW급 견인전동기를 구동해 100km/h 정도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주변환장치는 서비스 전원을 공급하는 보조전원장치(SIV)와 일체형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보조전원부는 70kVA급, 공기압축기는 전동공기압축기를 채용했다.
JR동일본의 전동차와 동일한 구조의 링크암식 대차와 전기지령식 제동을 채용하고 있으며 제동시 발전기를 역회전 시켜 기관/배기제동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GV-E400형의 주행소리를 들어보면 초기에 인버터 소리가 조금 나는것을 알 수 있다(엔진소리 때문에 묻히긴 하지만) 전동차 특유의 빠른 초기가속이 눈에 띈다.
- GV-E400형의 제어대. 역시 전동차랑 똑같다.
4. 전형적인 신세대형 로컬 디젤동차의 거주성
GV-E400/H100은 두 차량이 모두 로컬선을 중심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객실 구성도 거의 비슷하게 되어있다. H100은 단량편성의 양운전대만 제작되었으며 GV-E400은 양운전대 뿐만 아니라 2량 편성의 GV-E401(화장실)/E402(화장실 없음)도 제작되어 있다. 객실은 로컬선에 알맞는 세미 크로스시트 구조로 차체 중간 부분에 1+2열의 고정식 크로스시트, 출입문 주변으로 롱시트가 배치되어 있다. 배색은 GV-E400은 E129계와 유사하게, H100은 733계와 비슷하게 구성했다. 로컬선에 알맞게 작은 단미닫이 포켓슬라이딩 도어 2개소를 설치했으며 반자동 취급이 가능해 출입문 스위치가 배치되어 있다. 모든 차량이 지방형 1인승무 대응이 완비되어 있어 제어대 출입문 스위치와 운임함, 운임안내표시기, 정리권 발행장치가 갖춰져 있다.
- 화장실 쪽의 시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차내 CCTV를 통해 승하차 승객을 확인할 수 있다.
5. 도호쿠와 홋카이도 로컬선에서 활약중
GV-E400/H100은 2015년부터 계획이 시작되어 2018년 GV-E400 3량, H100 2량이 각각 시제차로 도입되어 시운전을 시작해 2년 뒤인 2020년에야 양산형 차량이 도입되면서 GV-E400은 2019년 8월부터 선행양산편성이 영업운행을 시작했으며 H100은 2020년 3월부터 15량이 운행을 시작했다. GV-E400의 경우 니가타 지역을 두고 우에츠본선, 신에츠본선, 요네사카선, 반에츠사이선 등에 투입되었으며 반에츠사이선의 경우 기존에 운행되던 키하 E120계를 2021년부터 불통구간이 복구될 타다미선으로 밀어냈다. H100형은 "DECMO"라는 애칭을 붙였으며 일단 오타루-오샤만베 구간의 하코다테본선 니세코 지역에 투입해 각각 그 지역에 있는 키하 40계를 모두 은퇴시켰다. 향후 GV-E400은 아키타 지역에도 투입될 예정으로 일단 63량이 도입되며 향후 200량 정도 되는 키하 40계를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H100형의 경우도 2022년까지 127량의 도입이 계획되어 있다.
첫댓글 GV-E400系 디젤동차의 영업 운전은 2019년 8월 19일에 시작되었고 덕분에 사진도 찍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3월이었다면 일본 현지에 살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깝죠.
양산형이 제대로 영업운행에 투입된게 2020년 3월인지라 그렇게 된거 같네요. 내용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