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영하 10도에 이르고 바람이 세다고 하면..
산보는 망설일 수밖에 없는 데..
아침 일찍 눈 마저 내렸으니..
지금은 맑은 하늘이지만 거리는 곳곳에 얼어 있을 터.. 더욱 산보를 꺼릴 수 밖인데..
게으름은 핑계를 양식으로 삼는다고..
마음을 다듬다듬하며
문을 나선다^^..
걷다 보니 출발할 때는 든든하게 입은 옷에 만족했지만.. 속으로 땀이 나는 듯
적당히..라고 속으로 당부하지만 현실에서는
못 미치거나 넘친다.
마스크를 벗은 코는 쿨하다 못해 찡하고..
하늘은 맑다..
바람은 으르렁하며 멋대로 날아다닌다
그런데
나무에 핀 얼음 꽃이 심상치 않으니..
예. 쁘. 다.^^..
특히 높은 가지 위에 열린
크리스털 얼음꽃은
일광욕을 즐기듯 벗은 몸매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별안간 얼음꽃에 대해 생긴 기대를 품고
공원에 도착하니..
저 높은 나무 위쪽으로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와~~~ 우~..^^
태양을 사랑한 얼음꽃
태양에 가까이 갈수록
사라지네..
보이는 풍광에 뭐라고 한 마디만 붙이면
그 모습을 고스란히 무너질까봐..
숨말마저 다문다.
고마움과 감사함만..()^^..
항상이라고 하면 나의 욕심이련만..
산보는 늘 같은 길인데..
자연은 놀람과 기쁨을 말없이 건네 준다.
자연에 빠져 셔터를 눌러대다 보니..
짝은 저어 만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들리지 않지만..
저 인간이랑 산책하는 것 보단 동네 강아지랑 산책하는 게 훨씬 낫겠다며
투덜거리는 게 귀에 들리는 듯..
내 기쁨이 때로는 상대에게 불만이 되지만..
오늘만큼은 얼음꽃에 빠지련다..
죄송함을 가슴에 담으며..^^
발길이 닿는 곳 하나하나 피어나
어느새 환해진 그곳에
넘어설 무엇도 뒤처지는 걱정도
어느새 멀어진 그 곳에
난 그런 꿈을 꾸어요
빛날 필요 없이, 아름다운 나를..
- 얼음꽃 가사에서 / 김연아 아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