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관리사무소, 돼지 잡은 날
지난해 이은 좌동 대림1차 김형길 씨 식사대접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좌동 대림1차 아파트에 사는 김형길 씨가 휴일도 없이 장산을 관리하는 일꾼들에게 한턱을 냈다.
작년 8월에 장산산림욕장관리사무소 이광식 소장에게 식사나 한 번 하자고 했으나 이소장이 “이왕이면 우리 일꾼들에게 사 달라”는 제안에 일꾼들 모두에게 삼계탕을 대접한 일이 있었다. 그런 연유로 올해도 장산 일꾼들이 무더운 여름 내내 수고했다며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한 것이다.
장산 일꾼들은 매일 아침부터 대천계곡을 찾아온 주민들이 편히 쉬도록 청소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장산 일꾼들이 관리하는 지역은 장산 정상부터 대천계곡에 이르는 넓은 구역이다 보니 늘 인력이 부족하다. 더구나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데다가 따로 휴식시간도 없어 편히 식사할 여유조차 없다. 그러다 보니 계곡에서 주민들을 지켜보면서 집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한 끼를 때울 때도 많다. 특히 식사 당일은 광복절이라 부족한 인력이지만 모정원 행사 준비를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낸 뒤였다.
업무시간을 마친 저녁, 장산역 부근 무한리필 돼지고기집에 장산 일꾼들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형길 씨 덕택에 모처럼 장산 일꾼들이 잠시나마 긴장과 책임감에서 벗어나 함께 웃고 떠드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김형길 씨는 반여동에서 개인기업을 운영하는데 좌동에서만 18년 이상 살았다고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여성분이 혼자 탈 때는 먼저 자신이 몇 호에 살고 있다고 인사를 할 정도로 배려심이 깊은 분이다. 젊은 시절에는 재산도 좀 모았지만 어느 순간 돈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사람과 인정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전에 살던 금정구와 지금 사는 해운대구 등에 있는 무려 30여 군데 복지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체육광장 옆에 자비로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고, 아침 운동 전에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함께 운동하는 분들과 애국가를 제창한다고 한다.
장산에서 만나는 일꾼들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면박을 주는 주민들보다 정성스레 밥 한 끼를 대접해 주는 김형길 씨 같은 주민들이 있기에 일꾼들은 더 사기충천하여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다시금 여름 내내 고생한 장산 일꾼들과 그들에게 통 큰 식사를 쏘신 김형길 씨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더불어 올해 같이 무더운 여름에 장산 일꾼들을 격려하기 위해 수박을 나눈 최준식 부산시의원, 유점자 해운대구의원과 수박과 아이스크림으로 격려한 해운대구청 담당직원에게도 감사드린다.
신병륜 / 해운대라이프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