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갑진년 송년축제는 지나가고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가무음곡(歌舞音曲)을 즐겨왔다고 한다.
옛 부여국의 영고(迎鼓)나 마한의 무천(舞天)도 그것이겠지만
놀이를 좋아하는 피가 내면에 흐르는 민족이라는 말일 게다.
놀이는 노래와 함께 「놀다」에 그 어원을 두는 것으로,
시나 연극, 더 나아가 모든 문화예술의 장르가
놀이에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문화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져도 좋으리라.
정신분석학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본능적 삶과 의식적 삶,
이렇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고 한다.
본능적 삶은 아무런 제어가 없는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놀이에 빠져들며 억압을 부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삶을 이러한 상태에 그대로 놓아두면
삶 자체의 보존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본능 자체의 변형을 시도하게 된다고 한다.
바로 이것을 의식적 삶이라 한다.
의식은 본능이 추구하는 즉각적 만족을
유예하거나 억제하며,
노동을 감당하고 현실적인 안전을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본능적 삶은 쾌락을 따르고
의식적 삶은 현실을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이와 같은 쾌락과 현실의 양면성으로
잘 배합해야 조화로운 생활이 가능하게 될 게다.
삶이 쾌락과 현실의 양면성으로 구성된다고 보면
이들을 동시적으로 추구하면서도
적절히 조화해 낼 마당이 필요하다.
그것이 놀이의 장(場)으로 발전되는 것이라 한다면
놀이의 장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현실의 규범에 너무 기울어져 지나친 억압이 이루어지면
그 놀이는 있으나마나 한, 별 감흥이 없을 게다.
억압된 에너지에 의해 언젠가는
평상성 마저 파괴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너무 쾌락에 기울어지면 축적된 에너지가 고갈되고
무질서한 난장판이 될 테니
그 어느 쪽도 우리가 바라는 바는 아닐 게다.
그럼에도 요즈음 각 지방마다 경쟁적으로 벌이는
무슨 무슨 축제를 둘러보거나
그 어지러워진 상황을 들여다보게 되면
놀이의 본질과 함께 사소한 걱정도 해보게 된다.
언제부턴가 놀이를 흔히 축제(祝祭)라 부르고 있지만,
전통적으론 굿판이란 이름이 귀에 익기도 하다.
무당이 노래나 춤을 추며 귀신에게 치성을 드리는 일을
굿이라 하나,
연극이나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드는 볼만한 구경거리를
굿판이라 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와 조금 다른 의미이기는 하나
단순히 함께 모여 놀이를 즐기는 외에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일정한 목적의 비용을 추렴하기 위해
모임을 이루는 것으로 두레패나 걸립패들이 있다.
이 무리를 이끌기 위해선 꼭 상쇠가 앞장서기 마련인데,
전립(氈笠)에 단 끈을 앞뒤 좌우로 흔들거나 돌리면서
재주넘기도 하고 춤을 추며 무리를 이끌게 된다.
이들은 지도자나 향도(嚮導)나 리더의 범주에 드는 역할을 한다고 하겠는데,
이런 사람들이 부재한 집단은 흔히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 하여
아무 방향성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다.
카페 <5670 아름다운 동행>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굿판을 벌였다.
온라인에서만 교감을 나누던 회원들이 지난 시월 축제를 마친 이래
다시 모여 소위 오프라인의 교감을 나누는 굿판을 벌였던 거다.
잘 정돈된 장내에 절제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좋았거니와,
늘어지지도 넘치지도 않게 따뜻한 정을 나누며
흥을 돋우는 모습들이 좋아 보였다.
올해는 특히 회원 2만 명에 육박하는 획기적 해이기도 하다.
나라의 국민소득은 3만 불을 넘어섰지만
카페 <아름다운 동행>은 회원 2만 명에 육박해 3만 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 운영진들이 잘 이끌고
회원들이 잘 호응해 줘야 가능한 일일게다.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어섰다 하더라도
좌우로 흔들리면 금세 거덜 나고 만다.
카페도 운영진들이 잘 이끌지 못하거나 회원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오합지졸이 되거나 금세 시들해지고 만다.
앞으로도 이끄는 운영진들과 회원들이
잘 화합해 나갔으면 좋겠다.
왁자지껄하다 갑자기 조용해지면 "굿해먹은 집 같다."라고 하는데,
카페 <아름다운 동행>은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오늘처럼 늘 화기 만당하길 바라야겠다.
2024. 12. 27.
<낙수>
어제의 일기를 이렇게 적어봤지만 건조하기 짝이 없는데,
갑진년 송년축제가 열린다는 공지가 뜨기에
일찌김치 참여신청을 해놓고 추이를 보았다.
백명~ 이백명~ 삼백명~ 사백명~~~
이것도 놀랍거니와
매일매일 명단을 정리하고 회비 납부상황을 점검하는
허방다리 님의 열성이 놀라웠다.
가뜩이나 참가했다 빠졌다 하는 회원들도 많던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몸이 움츠러들기에
가?
말아? 감기 들렸다고 할까...?
2시 경인데,
갑장 허주 군으로부터 어서 나오라고 독촉전화가 오더라.
왕십리 옛날식 다방에 앉아있으니 어서 오라나?
그것 참!!
왕십리역에서 내려 식장을 향하려니
초심남이 반겨주더라.
내가 걷기모임에 처음 참여했을 때 리더를 하던 사내인데
참 부지런한 회원~
식장에 들어서려니 청담골 여사가 반겨주더라.
그네는 내가 '역탐방'에 처음 참여했을 때 처음 포즈를 취해준 여걸~
번호표를 받고 식장에 들어서니
벌써 다들 모여 흥분을 떨고 있었다.
양띠방의 석화군, 투영군, 허주군, 레드문양, 수키양,앤디 김, 등등
그동안 익힌 회원들을 찾아보려 테이블 사이를 헤저어봤다.
리릭양, 무악산군, 컴사랑여사, 솔지오양, 서라벌군,낭만여사, 김삿갓형, 가끔은과 박희정회장,
춘하추동고문, 철승운영자, 오민수님, 권영호님, 빅투군 등등..
그러다가 카페지기 공무님을 만나 악수하고 자리에 앉으려니
함께 탁구하는 늘여시미양이 찾아오던데,
일일이 다 적진 못하지만
어제 만나 인사 나눈 회원들에게 축복이 있으시라~**
사회 보느라 목청을 높이는 김민정님이 자랑스럽고
고까옷 입고 장내를 누비며 안내하는 정하나님이 이쁘고
단상에서 호명하는 이름들 중
양띠방의 나의 갑장 짝은거인과 설악,
그리고 탁구동호회의 회장을 하던 똑딱볼 이름이 들렸을 때
자랑스럽더라.
소설가 박태원은 천구백년대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을 써서
후대에 문학적 기념비를 남겼다.
그래봐야 룸펜생활 하는 구보씨는
아침에 일어나 경성 거리를 한 바퀴 돌고 집에 돌아와
한다는 말이
"이제 나도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해야겠다." 인데
이제 나도 열심히 활동해서
내년 송년회 땐 공로회원이나 되볼까.......?
운영진 및 함께 한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횡설수설을 마친다.
2024. 12. 28.
도반(道伴)
첫댓글
송년 축제장의 분위기를
리얼하게 잘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 송년회 공로회원으로
등장하시는 선배님의
건강하신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알아보지 못해서 인사도 못 나눴네요.
도반님의 첫 댓글의 영광을 갖습니다.
우선 건강하신 모습을 뵈오니 좋았습니다.
어제 보신 분들들 축복해 주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어제의 축제를 우리 민족의 영신인 만신 무당의 굿판으로 보신 것 또한 공유하는 합니다.
대대 손손 서울 서 살아온 전 어렸을 때도 초하루 보름 작은 상을 차려놓고
늘 손비빔을 하시던 할머니 어머니를 보고 자랐습니다.
음악이 나오면 절로 제 몸이 흔들리는 것도 아마도 샤머니즘,
한민족인 선조의 피가 저에게 흐른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한 축제 즐거웠습니다.
이 정도로
늘 건강하십시요,
네에, 어제 건강한 모습이었어요.
을유생인 리릭님도 낭만님을 뵐수있으려나 하던데 이런때나 만나게 됐네요.
평안합시다 서로.
도반 선배님
역탐.걷기에서 뵈옵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 참빠릅니다.
송년 정모에서 뵙게되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제 생각은 건강은 함께
어울릴 때 빛나더라고요.
선배님 건강하신 모습
최고 멋지셨어요
새해에도 지금처럼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젊음이여라.ㅎ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네에, 고마워요.
오는 을사년엔 뱀해를 맞아 더욱 활기차고 즐거운 해가 되시길~
선배님~~
글속에 많은 것을 느끼게 하십니다.
그냥 즐거움의 재미도 있지만,,
그 재미속에 만나고 싶은 님들의
만남의 기쁨도 있구요ㅎ
선배님들의 건강하신 모습~~
저희도 그리 되어야지요,,
어제 자유스런 분위기에,,
만남의 즐거움도 함께 있었기에
선배님들,후배님들 각 취미방에서의
인연이 있었기에 참 좋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신 모습,밝은 표정의 온화함~~~
즐거움의 배가 되었지요...만나뵙게되어
선배님(들),,무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