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은 '위에 걸리는 감기'라고도 불린다. 감기만큼 흔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국내 위염 환자는 510만여 명에 달한다. 한국인 10명 중 1명이 위염을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익숙한 질환이라고 가볍게 보고 방치하면 안 된다. 위의 염증이 만성화되고 더 나아가 위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 소화기내과 박준형 원장(더편한내과)은 "위염은 초기부터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특히 만성 위축성위염 혹은 장상피화생이 있는 경우에는 위암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준형 원장이 배은지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위염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위염은 위점막에 염증세포의 침윤이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즉 위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인데요. 위염은 크게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 위염은 과식 혹은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할 수 있고 진통 소염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의 약물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헬리코박터균 등의 감염에 의해서 발생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만성 위염은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합니다. 자가 면역 질환, 독성 물질, 담즙 역류, 헬리코박터균 등에 의해 발생하며 이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균입니다.
Q. 흔히 소화불량이 있을 때 위염을 의심하곤 하는데요. 이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요.
급성 위염의 증상은 명치 부위의 통증, 소화 불량, 복부 팽만감, 속쓰림, 식욕부진, 구토, 구역감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 위염은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도 흔하며 식후 복부 팽만감, 소화 불량, 조기 포만감 등 가벼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검진 목적의 위내시경 시행 후 ‘위염이 관찰되지만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들은 경우 대부분 만성 표재성 위염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식사 후 발생하는 상복부 통증, 무겁게 누르는 듯한 느낌, 메스껍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만성 위축성 위염은 명확하게 나타나는 증상 없이 소화불량 정도만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름기가 많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고, 특히 과식 후 상복부 불쾌감이나 복통, 복부 팽만감, 압박감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Q. 위염을 진단받으면 위암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급성 위염이나 위궤양은 위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위염으로 위 점막에 지속적인 염증반응과 자극이 가해지면 서서히 위 점막이 얇아지는 만성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하게 되며 위 점막의 본 기능을 잃고 소장 점막이나 대장 점막 모양으로 변하는 장상피화생이 동반되게 됩니다. 이러한 병변에서 위암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부터 위염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위내시경에서 만성 위축성 위염 혹은 장상피화생이 관찰되었다면 반드시 매년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시행하여 위암 전단계인 선종이나 조기 위암의 발생 여부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인한 위염에서 위암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위내시경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었다면 약물 복용으로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위암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Q. 그렇다면, 위염이 심할 경우에는 위내시경을 하는 게 좋을까요?
위염이나 위궤양은 상복부 통증, 메스꺼움,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서 증상만으로 질환을 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위염과 위궤양은 치료 시 사용하는 약물 투약 종류나 방법, 치료 기간, 약물 용량 등이 다릅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위내시경과 같은 검사를 통해 꼭 감별이 필요합니다. 또한 진행성 위암의 경우 단순 속쓰림, 소화 불량 증상만 동반하는 경우도 많으며 위궤양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위내시경을 통한 검사가 중요합니다.
위내시경은 카메라가 달려있는 장비를 입과 식도를 통해 삽입해서 위와 십이지장 등 상부 소화기계를 관찰하는 검사로 식도염, 식도암,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암 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입니다. 위내시경에서 육안으로 염증 부위가 확인되면 해당 부위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위염인지 위궤양 혹은 위암인지 감별 진단하며 추가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유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염은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위염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위염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위를 보호하는 방법은 결국 위산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위염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의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공복에 마시는 커피를 줄여야 하며 음주나 흡연을 최소화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최대한 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식사 1시간 이내에는 눕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가 검진 대상이라면 대상이 되는 해에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진을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울러, 위점막에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생기면 이로 인해 위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사 및 치료도 필요합니다. 위 내시경을 통한 조직학적 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내시경 대신 요소 호기 검사를 통해서도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에는 경구약제 복용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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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