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납골당 고양이
김영수
‘보는데 100원’ ‘만지는 건 200원’
고양이 한 마리가 ‘간식비 좀 주세요!!’라고 쓰여진 작은 깃발이 꽂힌 1회용 종이컵을 앞에 놓고 조는 듯 앉아 있다
세상 모든 슬픔 그리고 아픔이 색깔 없는 무기질 가루가 되어 켜켜이 쌓여 앉은 곳,
심연보다 더 깊은 침묵 속에 이제서야 마음 속 남은 힌마디, 마저 전해도 더 이상 볼 수 없고 손에 쥔 것 다 주어도 만질 수 없어 낮게 낮게 작은 흐느낌 하나 끊어질 듯 이어져 들려오고 있다
어느새 고양이 눈 떠 오늘, 하얀 연기 처음 피워 올리는 건너 화장장 굴뚝을 바라볼 때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종이컵 안으로 던져진다
‘보는데 100원’ ‘만지는 건 200원’
사진 : 벽제 예원 추모관에서 (친구. 정기화 촬영)(2020년 4월) 정리 : 속초에서 (2020년 4월 2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