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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원 당송8대가 59수 시 모음
유종원 柳宗元 (773 ~ 819. 中唐 詩人. 文章家. 字 子厚. 山西省 潼關 出生. 唐宋八大家)
(1) 江雪강설
千山鳥飛絶 ~ 山이란 山에는 새 한마리 날지않고
萬徑人踪滅 ~ 길이란 길마다 사람자취 사라졌네.
孤舟蓑笠翁 ~ 외로운 배위에 사립쓴 老人네
獨釣寒江雪 ~ 눈내리는 江에서 혼자 낚시질.
(2) 經漂母墓(빨래하던 女人의 무덤을 지나며)
昔賢懷一飯 ~ 옛 賢人이 한 끼를 먹었나니
玆事已千秋 ~ 이 일이 이미 千 年의 가을이 지났구나.
古墓樵人識 ~ 옛 무덤을 나무꾼이 알아보고
前朝楚水流 ~ 前 王朝에 楚 나라 물이 흘렀다.
渚蘋行客薦 ~ 물가의 마름은 지나가는 나그네 자리요
山木杜鵑愁 ~ 山 나무는 杜鵑새의 愁心이 어린다.
春草茫茫綠 ~ 봄 풀은 茫茫히 푸르나니
王孫舊此游 ~ 王孫도 옛날에는 여기서 놀았어라.
(3) 溪居 (시냇가에 살다)
久爲簪組累 ~ 오랫동안 官職에 매여 있다가
幸此南夷謫 ~ 多幸히 이 南쪽 땅에 左遷되었네.
閑依農圃鄰 ~ 閑暇롭게 農夫의 이웃이 되어 살아가고
偶似山林客 ~ 어떤 때는 山林의 隱者인 듯하구나.
曉耕翻露草 ~ 새벽엔 밭을 갈며 이슬 젖은 풀 뽑고
夜榜響溪石 ~ 밤에는 노 젓는 소리, 냇가 돌에 메아리치네.
來往不逢人 ~ 오고가며 사람을 만날 수 없는데
長歌楚天碧 ~ 긴 노랫가락에 楚 땅의 하늘은 푸르구나.
(4) 過衡山見新花開卻寄弟(衡山을 지나다가 새 꽃이 피는 것을 보고 同生에게 부치다)
故國名園久別離 ~ 故鄕 땅 有名한 동산 離別한지 오래라
今朝楚樹發南枝 ~ 오늘 아침 楚나라 땅 나뭇가지는 南으로 뻗었다.
晴天歸路好相逐 ~ 돌아가는 길 갠 하늘을 氣分 좋게 서로 쫓는데
正是峰前回雁時 ~ 바로 이때 봉우리 앞에서는 기러기도 돌아간다.
(5) 郊居歲暮 (歲暮에 郊外에서)
屛居負山郭 ~ 山城을 등지고 숨어 사니
歲暮驚離索 ~ 歲暮에 집 떠난 쓸쓸함에 놀란다.
野逈樵唱來 ~ 들판 아득히 나뭇꾼 소리 들리고
庭空燒燼落 ~ 빈 뜰에는 타 들어간 불똥이 떨어진다.
世紛因事遠 ~ 世上 紛亂함도 일 따라 멀어지고
心賞隨年薄 ~ 마음의 느낌도 해마다 엷어진다.
黙黙諒何爲 ~ 말없이 생각하니 丁寧 무엇을 하겠나
徒成今與昨 ~ 다만 헛되이 오늘과 來日이 定해진다.
(6) 기자묘비 箕子碑 (箕子의 碑文)
凡大人之道有三 ~ 보통 큰 사람의 道理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一曰正蒙難 ~ 첫째는 正道로써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고
二曰法授聖 ~ 둘째는 法을 聖人으로부터 傳受받는 것이며
三曰化及民 ~ 셋째는 교화하여 百姓에게 미치는 것입니다.
殷有仁人曰箕子 ~ 殷나라 때 箕子라는 어진 분이 계셨는데
實具玆道 ~ 實로 이러한 세 가지 道理를 갖추고
以立於世 ~ 世上에 立身하셨습니다.
故孔子述六經之旨 ~ 고로 孔子께서 六經의 뜻을 著述하심에
尤殷勤焉 ~ 더욱 은나라가 권하였습니다.
當紂之時 ~ 당연히 紂王 때
大道悖亂 ~ 큰 道理가 무너져 어렵고
天威之動不能戒 ~ 하늘의 威力도 警戒시킬 수 없었고
聖人之言無所用 ~ 聖人의 말씀도 所用이 없었습니다.
進死以倂命 ~ 比干이 죽음을 무릅쓰고 諫했으니
誠仁矣 ~ 정성으로 어질다고 할 수 있습니다.
無益吾祀 ~ 그러나 社稷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故不爲 ~ 어찌 할 수 있었겠습니까.
委身以存祀 ~ 微子는 몸을 굽혀 宗廟 社稷의 祭祀를 保存했으니
誠仁矣 ~ 정성으로 어질다고 할 수 있습니다.
與亡吾國 ~ 더불어 내 나라가 亡하므로
故不忍 ~ 참아 낼 수 없습니다.
具是二道 ~ 구비한 두 가지 道는
有行之者矣 ~ 行함이 있는 자 일 것입니다.
是用保其明哲 ~ 이것은 行하는 그 明哲을 保存하고
與之俯仰 ~ 함께하여서 適應하면서
晦是謨範 ~ 自己의 計劃을 감추고
辱於囚奴 ~ 갖힌 奴隸들에서 屈辱을 當하고.
昏而無邪 ~ 어지러웠으나 간사 하지 않았고
隤而不息 ~ 失敗했지만 쉬지 않았으므로
故在易曰 ~ 존재한 易經에서 이르기를
箕子之明夷 ~ 箕子의 明夷라고 했는데
正蒙難也 ~ 이는 正道를 爲하여 어려운 것입니다.
及天命旣改 ~ 그리고 天命이 이미 바뀌어
生人以正 ~ 百姓들이 모두 올바른 길로 돌아섰습니다.
乃出大法 ~ 이에 洪範의 法이 나오고
用爲聖師 ~ 사용해 聖人의 스승이 되셨습니다.
周人得以序彛倫而立大典 ~ 周나라 사람들은 이로서 彛倫의 秩序를 잡고 나라의 法典을 세웠습니다.
故在書曰 ~ 고로 존재의 書經에 이르기를
以箕子歸作洪範 ~ 箕子가 돌아와 洪範을 지었다고 했는데
法授聖也 ~ 聖人에게 法을 傳受한 것입니다.
及封朝鮮 ~ 그리고 朝鮮에 封해지고
推道訓俗 ~ 大道를 넓게 펴고 風俗을 敎化했습니다.
惟德無陋 ~ 오직 道德을 行함에 賤薄함을 가리지 않고
惟人無遠 ~ 오직 사람을 생각함에 먼 것을 가리지 않았고.
用廣殷祀 ~ 사용은 殷나라의 祀堂을 넓혔으며
俾夷爲華 ~ 卑賤한 오랑캐를 빛나게 되고
化及民也 ~ 敎化는 百姓들에게 두루 미쳤습니다.
率是大道 ~ 이러한 大道를
藂於厥躬 ~ 몸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天地變化 ~ 天지가 變화하고
我得其正 ~ 自身은 恒常 正當하셨으니
其大人歟 ~ 그 분이야말로 德이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於虖 ~ 아,
當其周時未至 ~ 당연히 그 周나라가 아직 建國되기 前이고
殷祀未殄 ~ 殷나라는 아직 亡하기 前인데
比干已死 ~ 比干은 이미 죽고
微子已去 ~ 微子는 이미 떠나가고
向使紂惡未稔而自斃 ~ 當時 紂王의 罪가 極에 達하지 않아서 죽었다면
武庚念亂以圖存 ~ 武庚이 나라 어지러워지는 것을 걱정하여 나라를 救해서 保全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國無其人 ~ 나라는 그런 사람이 없었으니
誰與興理 ~ 누가 그와 나라를 다스리겠습니까.
是固人事之或然者也 ~ 이러한 일은 本來 人間世上에서 자주 發生할 수 있습니다.
然則先生隱忍而爲此 ~ 그러한즉 先生이 참아가며 이렇게 한 것은
其有志於斯乎 ~ 그것은 어떤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겠습니까.
唐某年 ~ 唐나라의 어느 해에
作廟汲郡 ~ 汲郡에 箕子의 廟堂을 짓고
歲時致祀 ~ 해마다 때에 맞춰 祭祀를 지냈습니다.
嘉先生獨列於易象 ~ 易經의 상사에서 先生의 姓名이 나오는 것이 기뻐
作是頌云 ~ 이 訟辭를 지었다고 했습니다.
(7) 南澗中題 (南쪽 溪谷에서 짓다)
秋氣集南澗 ~ 가을 氣運이 南쪽 溪谷에 모여 있어
獨游亭午時 ~ 亭午에 홀로 거니네.
迴風一蕭瑟 ~ 돌개바람 한차례 쏴하고 부니
林影久參差 ~ 숲 그림자 오래도록 술렁이네.
始至若有得 ~ 처음 와서는 마음에 깨닫는 바가 있더니
稍深遂忘疲 ~ 漸漸 깊어져 마침내 疲困함도 잊었네.
羈禽響幽谷 ~ 숲에 매어 있는 새는 깊은 골짜기에서 울고
寒藻舞淪漪 ~ 차가운 마름풀은 잔물결에 춤을 추네.
去國魂已遠 ~ 故鄕을 떠나 魂은 이미 멀리 있는데
懷人淚空垂 ~ 사람들 생각하니 부질없이 눈물이 흐른다.
孤生易為感 ~ 孤獨한 삶은 感動되기 쉽고
失路少所宜 ~ 갈 길을 잃으니 마음에 맞는 일이 적다네.
索寞竟何事 ~ 索寞함은 끝내 무엇인가
徘徊只自知 ~ 徘徊하며 다만 스스로 알 뿐이네.
誰為後來者 ~ 누구일까, 뒤에 이곳에 와서
當與此心期 ~ 이 마음과 함께 할 사람은.
(8) 南中榮橘柚(南쪽 땅에는 橘나무 茂盛한데)
橘柚懷貞質 ~ 橘나무는 곧은 資質 지녀
受命此炎方 ~ 命을 받아 이곳 더운 地方에 산다.
密林耀朱綠 ~ 빽빽한 숲에 붉고 푸르게 빛나고
晩歲有余芳 ~ 歲暮에도 남은 香氣 풍겨온다.
殊風限淸漢 ~ 漢水를 限界로 바람이 다르고
飛雪滯故鄕 ~ 날리는 눈발은 故鄕 갈 길 막는다.
攀條何所嘆 ~ 가지를 잡고 恨嘆함은 무슨 까닭인가
北望熊與湘 ~ 北쪽으로 㷱山과 湘山을 바라본다.
(9) 南遊感興 (南쪽 遊覽의 感興)
傷心欲問前朝事 ~ 마음이 아파 지난 王朝의 일 묻고 싶은데
惟見江流去不回 ~ 江물은 흘러 다시 돌아오지 못함만 보았어라.
日暮東風春草綠 ~ 날은 저무는데 봄바람에 草木은 푸르고
慈姑飛上越玉臺 ~ 鷓鴣새는 높이 越玉臺를 날아오르는구나.
(10) 獨覺 (홀로 깨어)
覺來窗牖空 ~ 잠 깨니 窓가에 고요하고
寥落雨聲曉 ~ 새벽엔 쓸쓸히 떨어지는 빗소리 들린다.
良游怨遲暮 ~ 놀이 지는 봄이 怨望스럽고
末事驚紛擾 ~ 하찮은 일로 紛雜에 놀라노라.
爲問經世心 ~ 世上 다스리는 마음 물어보나
古人難盡了 ~ 옛사람도 다하기를 어려웠구나.
(11) 讀書 독서
幽沈謝世事 ~ 깊숙이 잠겨 世上일 떠나
俯黙窺唐虞 ~ 구부려 默默히 唐虞의 歷史冊 읽는다.
上下觀古今 ~ 上下로 古今의 일을 살펴보니
起伏千萬途 ~ 起伏이 千萬 番이었다.
遇欣或自笑 ~ 즐거운 일 만나면 혼자 웃음 짓고
感戚亦以吁 ~ 슬픈 일 만나면 또한 그 때문에 歎息했다.
縹帙各舒散 ~ 끈으로 맨 冊이 各各 풀리어 흩어져
前后互相逾 ~ 前后가 서로 넘나들었다.
瘴痾擾靈府 ~ 熱病이 五臟六腑를 어지럽히니
日與往昔殊 ~ 날마다 지난날과는 다르구나.
臨文乍了了 ~ 글을 읽음에 暫時 동안은 明了하나
徹卷兀若無 ~ 冊을 덮으면 거의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다.
竟夕誰與言 ~ 밤새도록 누구와 함께 말을 나누랴
但與竹素俱 ~ 다만 音樂과 冊과 함께할 뿐이었다.
倦極便倒臥 ~ 疲困에 지치면 곧 거꾸러 눕고
熟寐乃一蘇 ~ 充分히 잠자다가 곧 다시 깨어난다.
欠伸展肢體 ~ 기지개 켜며 다시 몸을 쭉 펴고
吟詠心自愉 ~ 詩를 읊으니 마음이 절로 愉快하다.
得意適其適 ~ 뜻을 얻어 그 合當함에 맞추려함이라
非願爲世儒 ~ 世上의 선비 되고자 願함이 아니다.
道盡卽閉口 ~ 道가 다하면 입을 다물고
蕭散捐囚拘 ~ 쓸쓸히 罪人으로 잡히어 拘束되었다.
巧者爲我拙 ~ 狡猾한 者는 나를 拙劣하다 하고
智者爲我愚 ~ 智慧로운 者는 나를 어리석다고 한다.
書史足自悅 ~ 冊과 歷史를 스스로 즐길 만하니
安用勤與劬 ~ 어찌 부지런하고 힘쓰지 않으리오.
貴爾六尺軀 ~ 너의 六尺軀를 貴重히 생각하여
勿爲名所驅 ~ 名望에 쫓기는 사람 되지 말라.
(12) 同隙牖懸蠨蛸(閑暇한 時間 窓가에 모기帳을 매어놓고)
庭除植蓬艾 ~ 뜰에다가 쑥을 심고
隟牖懸蠨蛸 ~ 窓가에는 모기帳을 매어놓았다.
所賴山川客 ~ 믿을만한 山川 나그네 되어
扁舟枉長梢 ~ 조각배 타고 긴 삿대 저어본다.
挹流敵淸觴 ~ 흐르는 물 퍼마시니 맑은 술 같고
掇野代嘉肴 ~ 들나물 뜯어서 按酒를 代身한다.
適道有高言 ~ 道에 맞으면 높은 言論을 펴고
取樂非弦匏 ~ 音樂을 하여도 거문고나 匏가 아니었다.
逍遙屛幽昧 ~ 이리저리 다니며 어둡고 沓沓함 벗어나
淡薄辭喧呶 ~ 淡薄한 生活로 시끄러움을 免한다.
晨雞不余欺 ~ 새벽 닭은 나를 속이지 않아
風雨聞嘐嘐 ~ 비바람 속에서도 우는소리 들린다.
再期永日閑 ~ 閑暇한 긴 날들을 다시 바라며
提挈移中庖 ~ 나를 집안 生活 안으로 옮아가련다.
(13) 銅魚使赴都寄親友( 銅魚使가 서울로에 가 親舊에게 부치다)
行盡關山萬餘里 ~ 邊境의 山을 萬 里 길 걸어서
到時閭井是荒墟 ~ 到着해보니 마을은 荒廢하여라.
附庸唯有銅魚使 ~ 依支해 지낼 子, 오직 銅魚使 뿐
此後無因寄遠書 ~ 以後로 멀리 便紙 붙일 길 없어라.
(14) 登柳州城樓寄漳汀封連四州刺史(柳州城樓에 올라 漳 汀 封 連 四州刺史에게)
城上高樓接大荒 ~ 城위의 높은 樓臺 넓은 들에 이어지고
海天愁思正茫茫 ~ 바다 같은 하늘엔 근심스런 생각 아득하여라.
驚風亂颭芙蓉水 ~ 놀라운 바람 어지러이 芙蓉꽃 湖水에 불어오고
密雨斜侵薜荔牆 ~ 굵은 비는 薜荔풀 담墻에 비스듬이 불어온다
嶺樹重遮千里目 ~ 고개 마루 나무는 거듭 千 里 먼 視野를 가리고
江流曲似九回腸 ~ 江의 물굽이 구비구비 흘러간다
共來百越文身地 ~ 오랑캐 땅 百越, 文身하는 이곳까지 함께 오니
猶自音書滯一鄕 ~ 便紙마저 막히는 고을이구나.
(15) 梅雨 (梅花 비 / 장맛비)
梅實迎時雨 ~ 梅花 열매가 철에 맞는 비 맞아
蒼茫値晩春 ~ 蒼茫하게도 늦은 봄이 되었구나.
愁深楚猿夜 ~ 楚나라 원숭이 우는 밤에 근심 깊어가고
夢斷越雞晨 ~ 越나라 닭이 우는 새벽에 꿈이 깨어난다.
海霧連南極 ~ 바다의 안개 南極으로 닿아있고
江雲暗北津 ~ 江가의 구름에 北쪽 나루가 어둑하다.
素衣今盡化 ~ 흰 옷이 이제 다 變했으나
非爲帝京塵 ~ 皇帝 계신 서울의 먼지 때문은 아니어라.
(16) 汩羅遇風(汩羅에 부는 바람 맞아)
南來不作楚臣悲 ~ 南으로 와서 楚나라 臣下의 悲哀 만들지 않고
重入修門自有期 ~ 다시 長安의 修門에 드니 절로 期待가 되는구나.
爲報春風汩羅道 ~ 汩羅江 길에 부는 봄바람에 알리어
莫將波浪枉明時 ~ 물결 일으켜 밝은 世上 잘못되게 하지 말라.
(17) 法華寺西亭夜飮(法華寺 西便 亭子에서 밤에 술을 마시며)
祗樹夕陽亭 ~ 祗樹 땅, 夕陽의 亭子에서
共傾三昧酒 ~ 함께 三昧의 술을 마시노라.
霧暗水連階 ~ 어둑한 안개, 물은 階段까지 잇고
月明花覆牖 ~ 밝은 달, 꽃은 窓을 덮는구나
莫厭樽前醉 ~ 술동이 앞에서 醉하는 것 싫어하지 말게나
相看未白鬚 ~ 우리 마주 바라보아도 白鬚은 되지 않았느니라.
(18) 別舍弟宗一
零落殘紅倍黯然 ~ 시들어 떨어진 붉은 꽃잎이 더욱 슬프고 沈鬱한데
雙垂別淚越江邊 ~ 두 줄기 흐르는 눈물 江邊을 타고 넘었겠구나.
一身去國六千里 ~ 서울 떠나 온 그 한 몸 六千 里를 왔었는데
萬死投荒十二年 ~ 아무리 해도 목숨을 건질 수 없어 窮僻한 곳에 던져진 지 十二 年 이다.
桂嶺瘴來雲似墨 ~ 桂嶺 고개에선 아직도 나를 숨막히게 하는 濕氣가 먹장 같은 구름을 몰고 오고
洞庭春盡水如天 ~ 네가 가는 길목의 洞庭湖에는 봄이 끝나가도 하늘도 물빛도 같겠구나.
欲知此後相思夢 ~ 그래도 알고 싶구나, 이젠 너도 나도 또렷이 만나는 일은 꿈 속에서나 可能하겠지
長在荆門郢樹煙 ~ 오래도록 머물렀었구나, 荊門의 山에도 郢 땅의 나무에도 낀 濃度 짙은 흐릿함이구나.
(19) 伏翼西洞送人(伏翼의 西쪽 골짜기에서 사람을 餞送하며)
洞裏春晴花正開 ~ 골짜기에 봄날은 개고 꽃이 한창 인데
看花出洞幾時回 ~ 꽃을 보며 골짜기 나가니 언제나 돌아오나.
慇懃好去武陵客 ~ 慇懃히 武陵客을 기꺼이 떠나보내니
莫引世人相逐來 ~ 世上 사람들 끌어들여 따라오게 하지 말라.
(20) 三贈劉員外(劉員外郞에게 세 番째 주다)
信書成自誤 ~ 冊을 믿어서 스스로 잘못 되고
經事漸知非 ~ 일을 겪으면서 漸次 잘못임을 알았다.
今日臨岐別 ~ 오늘 서로 갈림길에 섰으니
何年待汝歸 ~ 어느 해에야 그대 모시고 돌아갈까.
(21) 商山鄰路有孤松(商山 鄰接路의 소나무)
(元題: 商山鄰路有孤松往來斫以爲明好事鄰化編竹成楥遂其生植感而賦詩)
孤松停翠蓋 ~ 외로운 소나무 푸름이 머물고
托根臨廣路 ~ 뿌리는 넓은 길에 심겨있다.
不以險自防 ~ 險惡함으로 스스로 막지 못하고
遂爲明所誤 ~ 마침내 잘못된 바를 밝히게 되었다.
幸逢仁惠意 ~ 多幸히 仁慈한 마음 만나게 되어
重此藩籬護 ~ 이를 貴하게 여겨 울타리쳐 保護하였다.
猶有半心存 ~ 如前히 마음이 折半만 남아있어도
時將承雨露 ~ 때맞춰 비와 이슬의 恩澤을 받으리라.
(22) 上陽宮
愁雲漠漠草離離 ~ 구름은 아득하고 草木은 茂盛한데
太乙句陳處處疑 ~ 太乙城과 句陳城이 곳곳에 있는 듯하다.
日暮毁垣春雨裏 ~ 저무는 무너진 담墻에 봄비 내리는데
殘花猶發萬年枝 ~ 남은 꽃은 如前히 오래된 가지에 피어있다.
(23) 酬婁秀才寓居開元寺早秋月夜病中見寄(婁秀才가 開元寺에 寓居하면서 初가을 病中에 보내온 詩에 和答하다)
客有故園思 ~ 나그네는 故鄕 생각에 젖고
瀟湘生夜愁 ~ 瀟湘의 밤은 愁心이 인다.
病依居士室 ~ 病들어 居士의 房에 依支하며
夢繞羽人丘 ~ 꿈속에 道人의 언덕을 맴돌고 있다.
味道憐知止 ~ 道를 飮味함에는 知止를 可憐히 여기고
遺名得自求 ~ 이름을 남김도 스스로 求해야 얻는다.
壁空殘月曙 ~ 텅 빈 壁에 지는 달빛 밝고
門掩候蟲秋 ~ 門 닫고 가을 풀벌레 소리 듣는다.
謬委雙金重 ~ 雙金의 重함을 잘못 맡기니
難徵雞佩酬 ~ 雞佩의 應酬를 徵戒하기 어려워라.
碧霄無枉路 ~ 푸른 하늘에는 굽은 길 없으니
徒此助離憂 ~ 다만 이것이 離別의 근심 돋운다.
(24) 酬曹侍御過象縣見寄
破額山前碧玉流 ~ 破額山 앞 碧玉 같은 물 흘러
騷人遙駐木蘭舟 ~ 아득히 詩人墨客들의 배가 머문다.
春風無限瀟湘意 ~ 春風은 끝없이 瀟湘江 생각 傳하니
欲采蘋花不自由 ~ 가래꽃 따려도 뜻대로 되지 않아라.
(25) 晨詣超師院讀禪經(새벽 超師院에 나아가 禪經을 읽다)
汲井漱寒齒 ~ 우물물 길러 양치하고
淸心拂塵服 ~ 마음 씻고 옷의 먼지 털어낸다.
閑持貝葉書 ~ 閑暇로이 佛經을 들고
步出東齋讀 ~ 東齋로 걸어가 읽는다.
眞源了無取 ~ 참된 眞理는 찾지 못하고
妄跡世所逐 ~ 世上 사람이 찾는 건 妄靈된 자취뿐.
遺言冀可冥 ~ 부처님 남긴 말씀에 附合되기를 바라나니
繕性何由熟 ~ 性情을 닦음에 무엇을 쫓아야 琓味해질까
道人庭宇靜 ~ 道人의 뜰은 조용하고
苔色連深竹 ~ 푸른 이끼는 깊은 대나무 숲까지 이어져 있네.
日出霧露餘 ~ 해 뜨니 안개와 이슬이 여기저기 조금 남아있고
靑松如膏沐 ~ 푸른 소나무들, 기름 발라 머리 감은 듯.
澹然離言說 ~ 마음이 平安하고 고요해져 말이 必要 없어
悟悅心自足 ~ 깨달음에 기뻐 저절로 滿足한다네.
(26) 漁翁 (늙은 어부)
漁翁夜傍西岩宿 ~ 漁翁은 밤에 西쪽 바위에 자고
曉汲淸湘燃楚燭 ~ 새벽에 맑은 湘水의 물 길어 대나무로 불 지핀다.
煙銷日出不見人 ~ 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欸乃一聲山水綠 ~ 배 젓는 소리 들리고 山과 물은 푸르기만 하다.
回看天際下中流 ~ 머리 돌려 하늘 끝 바라보며 江 中間을 내려가니
岩上無心雲相逐 ~ 바위 위엔 茂盛한 구름만 서로 쫓아가네.
(27) 與崔策登西山(崔策과 西山에 올라)
鶴鳴楚山靜 ~ 楚山은 고요한데 鶴 울음소리 들리고
露白秋江曉 ~ 가을 江의 새벽은 이슬도 희다.
連袂度危橋 ~ 옷소매 맞대고 높은 다리를 건너는데
縈回出林杪 ~ 꼬불꼬불 돌아 숲을 빠져나간다.
西岑極遠目 ~ 西쪽 山봉우리에서는 먼 곳에
毫末皆可了 ~ 털끝 만한 것도 모두 보인다.
重疊九疑高 ~ 重疊된 九疑山 봉우리 높기도 하고
微茫洞庭小 ~ 아득한 洞庭湖는 작게만 보인다.
逈窮兩儀際 ~ 陰陽의 끝이 멀리 다하여 있고
高出萬象表 ~ 온갖 物象들이 밖으로 높이 솟아있다.
弛景泛頹波 ~ 느긋한 景致는 넓게 물결에 부서지고
遙風遞寒筱 ~ 멀리 부는 바람이 차가운 대나무에 스친다.
謫居安所習 ~ 귀양살이가 어찌 익숙한 곳이리오
稍厭從紛擾 ~ 荒凉한 마음 따라 사는 일도 漸漸 싫어진다.
生同胥靡遺 ~ 삶을 胥靡처럼 버린다 해도
壽比彭鏗夭 ~ 목숨은 彭鏗보다 더 질기구나.
蹇連困顚踣 ~ 厄運에 자빠지고 넘어지는 어려움 當해도
愚蒙怯幽眇 ~ 어리석어 깊숙하고 妙한 일 겪기 怯난다.
非令親愛蔬 ~ 親熟한 사람 멀어지게 하지 않는다면
誰使心神悄 ~ 누가 내 마음을 근심스럽게 하겠는가.
偶茲遁山水 ~ 偶然히 山水에 숨어들어
得以觀魚鳥 ~ 물고기와 새들을 볼 수 있다.
吾子幸淹留 ~ 그대가 多幸히 머물러 기다려 준다면
緩我愁腸繞 ~ 마음속에 둘러쌓인 내 근심을 늦추어주리라.
(28) 與浩初上人同看山寄京華親故(浩初上人과 山을 바라보며 서울의 親舊에게 부치다)
海畔尖山似劍鋩 ~ 칼 끝 같은 바닷가 山들
秋來處處割愁腸 ~ 가을이라 곳곳에 鄕愁로 애肝腸 끊어진다.
若爲化得升千億 ~ 萬若 이 몸이 千億 個로 變한다면
散上峰頭望故鄕 ~ 봉우리에 흩어져 올라 故鄕을 바라보리라.
(29) 冉溪
少時陳力希公侯 ~ 젊어서 힘을 다해 公侯 되기를 바랐지만
許國不復爲身謀 ~ 國家에서는 다시 나의 計策을 못 쓰게 한다.
風波一跌逝萬里 ~ 世上風波 잘못 들어 萬 里 밖으로 밀려나
壯心瓦解空縲囚 ~ 壯한 마음 瓦解되고 부질없이 묶인 罪囚 되었다.
縲囚終老無余事 ~ 묶인 罪囚 늙어가도 다른 일 하나 없으니
願卜湘西冉溪地 ~ 願컨대, 湘西의 冉溪 땅을 잡아
卻學壽張樊敬侯 ~ 문득 壽張 壽張를 배워
種漆南園待成器 ~ 南園에 옻나무 심고 그릇 이루기 기다리리라.
(30) 零陵早春
問春從此去 ~ 봄아 물어보자 이곳에서 떠나가면
幾日到秦原 ~ 며칠만에야 秦나라 언덕에 到着하나?
憑寄還鄕夢 ~ 봄에 기대서 가고픈 故鄕 꿈에 부치니
殷勤入故園 ~ 慇懃히 故鄕땅에 가고 싶어라.
(31) 零陵春望(零陵에서 봄날 바라보다)
平野春草綠 ~ 平野에 봄풀이 푸르고
曉鶯啼遠林 ~ 새벽 꾀꼬리 먼 숲에서 운다.
日晴瀟湘渚 ~ 瀟湘江 물가에 날이 개고
雲斷岣嶁岑 ~ 岣嶁峰에 구름이 끊어진다.
仙駕不可望 ~ 神仙의 수레는 보이지 않고
世途非所任 ~ 世上일들이란 맡을 바가 못된다.
凝情空景慕 ~ 엉킨 마음에 閑暇한 景致 그립고
萬里蒼梧陰 ~ 萬 里 먼 곳, 蒼梧 들판은 어둑하다.
(32) 零陵贈李卿元侍御簡吳武陵(零陵에서 侍郞 李卿元에게 주어 吳武陵에게 便紙하다)
理世固輕士 ~ 世上을 다스리는데 굳이 선비를 輕視하여
棄捐湘之湄 ~ 湘水의 물가로 이들을 내버렸다니.
陽光競四溟 ~ 맑은 햇볕이 온 바다에 가득한데
敲石安所施 ~ 부싯돌 불빛을 어디에 쓰리오.
鎩羽集枯干 ~ 깃 빠진 날개로 마른 나뭇가지에 앉아
低昂互鳴悲 ~ 아래위로 나르며 서로 슬피 우는구나.
朔雲吐風寒 ~ 북쪽 구름 찬바람 吐해내고
寂歷窮秋時 ~ 寂寞하고 쓸쓸한 가을철이로다.
君子尙容與 ~ 君子들은 조용함과 餘裕를 崇尙하나
小人守兢危 ~ 小人들은 競爭과 危險을 지키는구나.
慘凄日相視 ~ 凄凉하고 悽慘한 일 날마다 서로 보니
離憂坐自滋 ~ 離別과 근심에 앉아있어도 절로 불어난다.
尊酒聊可酌 ~ 동이 술은 그런대로 마실 만 하나
放歌諒徒爲 ~ 마음껏 노래 부르는 일, 正말 헛된 일이어라.
惜無協律者 ~ 音律 맞출 사람 아무도 없어 哀惜하니
窈眇弦吾詩 ~ 깊숙하게 내 노래에 伴奏할 그 사람이여.
(33) 愚溪詩序
灌水之陽有溪焉 ~ 灌水는 陽地로 흘러 시내를 이루다가
東流入於瀟水 ~ 東쪽으로 흘러 瀟水로 들어간다.
或曰 ~ 或者는 이르기를
冉氏嘗居也 ~ "일찍이 冉氏가 살았기에
故姓是溪為冉溪 ~ 그 姓을 따 冉氏溪라 불렀다" 하고
或曰 ~ 어떤 이는 말하기를
可以染也 ~ "染色 할 수 있는 물이라서
名之以其能 ~ 그 機能으로 이름을 따
故謂之染溪 ~ 冉溪라 불렀다" 했다
予以愚觸罪 ~ 나는 어리석게도 罪를 짓고
謫瀟水上 ~ 冉氏 近處로 귀양을 왔는데
愛是溪 ~ 이 시내를 좋아하게 되어
入二三里 ~ 二, 三 里 들어가니
得其尤絕者家焉 ~ 빼어난 絶景을 보고 이곳에 집을 짓게 되었다.
古有愚公谷 ~ 옛날에는 愚公谷이라 부르기도 했다는데
今予家是溪 ~ 只今 내가 이 시냇가에 집을 짓고 살고 있으면서도
而名莫能定 ~ 그 이름이 定해지지 않은 데다가
土之居者猶齗齗然 ~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 亦是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아
不可以不更也 ~ 이름을 바꾸지 않을 수가 없어서
故更之為愚溪 ~ 愚溪라 다시 지었다.
愚溪之上 ~ 愚溪 위에 있는
買小丘為愚丘 ~ 작은 언덕을 사서 愚丘라 했다.
自愚丘東北行六十步 ~ 愚丘에서 東北쪽으로 六十 걸음을 간 곳에
得泉焉 ~ 샘이 있어
又買居之 ~ 그것도 사
為愚泉 ~ 愚泉이라 했다.
愚泉凡六穴 ~ 愚泉 에는 여섯 개의 구멍이 있는데
皆出山下平地 ~ 모두가 山 아래의 平地에 나 있고
蓋上出也 ~ 샘물은 다 위로 솟는다. 合流屈曲而南 ~ 물이 合流하여 屈曲을 따라 南쪽으로 흐르는 개울은
為愚溝 ~ 愚溝라 지었다.
遂負土累石 ~ 흙을 져와 돌을 쌓고
塞其隘 ~ 거길 막아
為愚池 ~ 愚池를 만들었다
愚池之東為愚堂 ~ 愚池 東便엔 愚池을 짓고
其南為愚亭 ~ 그 南쪽에는 愚亭을 세우고
池之中為愚島 ~ 못 中央에는 愚島를 만들었다.
嘉木異石錯置 ~ 아름다운 나무와 奇異한 돌들을 섞어 놓았더니
皆山水之奇者 ~ 다 山水之間에 奇異한 것들인데
以予故 ~ 나로 因하여
咸以愚辱焉 ~ 다 어리석다는 그 이름 때문에 辱을 보게 되었다.
夫水 ~ 저 물이란
智者樂也 ~ 智慧 있는 者가 즐기는 것인데
今是溪獨見辱於愚 ~ 只今 이 시내만이 홀로 어리석다는 侮辱을 當하니
何哉 ~ 어찌된 일인가?
蓋其流甚下 ~ 그 흐름이 매우 낮아서
不可以溉灌 ~ 農地에 물을 댈 수가 없고
又峻急 ~ 또한 甚한 急流인데다가
多坻石 ~ 모래톱과 돌들이 많아
大舟不可入也 ~ 큰 배는 들어갈 수가 없고
幽邃淺狹 ~ 아주 깊고 좁아
蛟龍不屑 ~ 蛟龍도 달갑게 여지지 않으니
不能興雲雨 ~ 구름과 비가 일지 않아
無以利世 ~ 世上에 利로움을 주지 않기에
而適類於予 ~ 마침 나와 같아
然則雖辱而愚之可也 ~ 그러니 비록 辱을 본다 하더라도 當할 만 한 것이다.
寧武子邦無道則愚 ~ 寧武子는 나라에 道가 없어지자 卽時 어리석어 졌다고 했는데
智而為愚者也 ~ 智慧로운 사람이었지만 어리석은 체 했던 것이다.
顏子終日不違如愚 ~ 顏子는 終日을 어리석을 만큼 스승의 가르침에 어긋남이 없었다고 했는데
睿而為愚者也 ~ 슬기롭게도 어리석은 者 같이 다스리어 行動한 것이다.
皆不得為真愚 ~ 둘 다 正말 어리석어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今予遭有道 ~ 只今 나는 道가 있는 世上에 있으면서도
而違於理 ~ 理致에 어긋나게 行動하여
悖於事 ~ 일을 그르치니
故凡為愚者 ~ 世上에 어리석은 者를 말하자면
莫我若也 ~ 나 같은 것이 없다.
夫然 ~ 그렇게
則天下莫能爭是溪 ~ 天下의 누구도 이처럼 어리석어 이 시내와 다툴 수가 없기에
予得專而名焉 ~ 내가 이 곳을 얻어 이름을 붙인 것이다.
溪雖莫利於世 ~ 비록 이 시내가 世上에 利로움을 주지는 못하나
而善鑒萬類 ~ 萬物을 善하게 비추고
清瑩秀澈 ~ 맑고 透明하여 빼어나니
鏘鳴金石 ~ 金石은 金玉소리 내며 울고
能使愚者喜笑眷慕 ~ 어리석은 者로 하여금 기쁨과 웃음을 주며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하니
樂而不能去也 ~ 즐거움이 있어 떠나지 못한다.
予雖不合於俗 ~ 내가 비록 世俗과는 和合하지 못하나
亦頗以文墨自慰 ~ 다만 글 쓰는 일로 스스로를 慰勞하며
漱滌萬物 ~ 온갖 일들을 다 씻어내고
牢籠百態 ~ 다 담을 수 있으니
而無所避之 ~ 떠날 수가 없다.
以愚辭歌愚溪 ~ 어리석은 마음으로 이 愚溪를 노래할 것이니
則茫然而不違 ~ 멍하여 怨望함이 없고
昏然而同歸 ~ 昏然히 한 몸 되어 따르고
超鴻蒙 ~ 鴻蒙을 超越하여
混希夷 ~ 希望과 기쁨은 섞이는데
寂寥而莫我知也 ~ 寂寥함 속에서도 나를 알지 못하니
於是作八愚詩 ~ 이에 八愚詩를 지어
紀於溪石上 ~ 시냇가 돌 위에 쓴다.
(34) 雨晴至江渡(비 개어 江을 건너다)
江雨初晴思遠步 ~ 江에 비 개자 먼 길 떠날까 생각하여
日西獨向愚溪渡 ~ 해는 西쪽으로 지는데 홀로 愚溪를 건넌다.
渡頭水落村徑成 ~ 나룻머리에는 물이 줄어 고을 길이 드러나고
撩亂浮槎在高樹 ~ 撩亂한 뗏목이 높은 나무에 걸려있다.
(35) 雨後曉行(비 내린 뒤 새벽에 가다)
宿雲散洲渚 ~ 구름은 물가로 흩어지고
曉日明村塢 ~ 새벽 달은 고을 둑을 비춘다.
高樹林淸池 ~ 맑은 못가에 큰 나무숲 우거지고
風驚夜來雨 ~ 바람은 밤에 내린 비에 놀란다.
予心適無事 ~ 내 마음 마침 閑寂하여
偶此成賓主 ~ 여기서 偶然히 主人과 손님 되었다.
(36) 柳州寄京中親故(柳州에서 서울의 親舊에게 부치다)
林邑山連瘴海秋 ~ 林邑山이 瘴海로 이어지는 가을날
牂牁水向郡前流 ~ 牂牁水 江물은 고을을 向해 흘러간다.
勞君遠問龍城地 ~ 受苦롭게도 그대에게 龍城地 묻는다면
正北三千到錦州 ~ 北으로 三千 里쯤이 바로 錦州 땅이어라.
(37) 柳州城西北隅種柑樹(柳州 西北 모퉁이에 柑나무를 심다)
手種黃柑二百株 ~ 黃柑나무 二百 그루를 直接 심으니
春來新葉偏城隅 ~ 봄 되자 새 잎이 城 모퉁이에 茂盛하다.
方同楚客憐皇樹 ~ 楚客과 함께 皇樹를 그리워함과 같아
不學荊州利木奴 ~ 荊州의 木奴를 利롭게 함을 배우지 못하는구나.
幾歲開花聞噴雪 ~ 몇 해가 되어야 꽃 피워서 눈같이 품는 香氣 맡고
何人摘實見垂珠 ~ 어떤 사람이 열매 따서 매달린 구슬 볼 것인가.
若敎坐待成林日 ~ 萬若에 앉은채로 成林이 되는 날을 기다리게 하여도
滋味還堪養老夫 ~ 그 재미는 그래도 늙은 지아비 奉養하게 되리라.
(38) 柳州二月榕葉落盡偶題(柳州의 二月 보리수 잎이 다 떨어져 偶然히 짓다)
宦情羈思共凄凄 ~ 官吏의 마음, 얽힌 생각 모두가 凄凉하니
春半如秋意轉迷 ~ 봄이 한창인데 가을처럼 마음이 渾迷해진다.
山城過雨百花盡 ~ 山城에 지나간 비에 온갖 꽃이 지고
榕葉滿庭鶯亂啼 ~ 가득한 보리수 잎에 꾀꼬리 소리 어지럽다.
(39) 入黃溪聞猿(黃溪에 들어 원숭이 소리를 듣다)
溪路千里曲 ~ 개울길 千 里나 굽어있는데
哀猿何處鳴 ~ 원숭이 울음소리 애처로이 울린다.
孤臣淚已盡 ~ 외로운 臣下의 눈물 이미 다 말랐는데
虛作斷腸聲 ~ 부질없이 들려오는 애肝腸 끊는 소리.
(40) 再上湘江
好在湘江水 ~ 잘 있었구나 湘江이여
今朝又上來 ~ 오늘 아침 또 올라왔구나.
不知從此去 ~ 모르겠구나 이곳 떠나면
更遣幾年回 ~ 다시 몇 年이 지나야 돌아 올런지.
(41) 田家 三首.
1
蓐食徇所務 ~ 해 뜨기전 밥 해 먹고
驅牛向東阡 ~ 소 몰고 東쪽 밭으로 가네.
雞鳴村巷白 ~ 해뜨면 마을이 비었다가
夜色歸暮田 ~ 밤이 되면 밭에서 돌아오네.
劄劄耒耜聲 ~ 쟁기 닿는 곳에 흙 뒤집히는 소리
飛飛來烏鳶 ~ 새들은 連이어 날아 든다.
竭茲觔力事 ~ 힘을 다하여 農事를 지어도
持用窮歲年 ~ 겨우 살아 가건만
盡輸助徭役 ~ 稅金에 賦役까지 하니
聊就空自眠 ~ 暫時 빈집에 들러 잠을 자네.
子孫日已長 ~ 아이들은 나날이 자라는데
世世還複然 ~ 歲月은 늘 그러하구나.
(42) 田家 三首. 2
籬落隔煙火 ~ 울타리 사이로 煙氣와 불빛 비치니
農談四隣夕 ~ 農事 이야기로 四方 이웃이 저녁이 되었다.
庭際秋蛩鳴 ~ 뜰에서는 가을 귀뚜라미 울어대고
疎麻方寂歷 ~ 성긴 삼대는 너무 쓸쓸하다.
蠶絲盡輸稅 ~ 누에고치를 모두 稅金으로 실어가니
機杼空倚壁 ~ 베틀은 壁에 세워만 두네.
里胥夜經過 ~ 里長이 밤에 마을을 돌아다니니
鷄黍事宴席 ~ 닭고기 기장밥으로 술자리 待接한다.
各言長官峻 ~ 모두 말하기를, 長官은 嚴하여
文字多督責 ~ 命令하는 文書에 督促과 叱責의 말이 많다 하네.
東鄕後租期 ~ 東쪽 마을에서는 稅金 期日 미루어
車轂陷泥澤 ~ 수레바퀴 진흙에 빠진 듯 어려워졌다네.
公門少推怨 ~ 官廳에서는 어려운 形便 생각해주는 일 드물고
鞭扑恣狼藉 ~ 매질을 함부로 한다네.
努力愼經營 ~ 熱心히 일하되 操心해서 해야 하니
肌膚眞可惜 ~ 사람의 몸은 正말 所重한 것이라
新迎在此歲 ~ 새로 맞이하는 올해의 秋收가
惟恐踵前跡 ~ 지난 해 같이 될까 두려울 뿐이네.
(43) 田家 三首. 3
古道饒蒺藜 ~ 오래 된 길엔 蒺藜풀이 茂盛하여
縈回古城曲 ~ 古城 모퉁이를 에워싸고 있네.
蓼花被堤岸 ~ 여뀌꽃 방죽 언덕 뒤덮고
陂水寒更綠 ~ 방죽의 물 차갑고도 푸르누나.
是時收獲竟 ~ 이제는 秋收도 끝나
落日多樵牧 ~ 날이 저물어 나무꾼과 牧童들 많구나.
風高榆柳疏 ~ 높이 부는 바람은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 성기고
霜重梨棗熟 ~ 서리 거듭 내리니 배와 대추 익어가네.
行人迷去住 ~ 行人들은 갈 길 잃고
野鳥競棲宿 ~ 들새들은 잠자리를 다투누나.
田翁笑相念 ~ 늙은 農夫 웃으며 서로 念慮해 주는데
昏黑慎原陸 ~ 어두운 밤中이니 길을 操心해 가라하네.
今年幸少豐 ~ 今年엔 多幸히 多少 豊年 들었으니
無厭饘與粥 ~ 된 죽이든 묽은 죽이든 싫어하지 말구려.
(44) 早梅 (일찍 핀 梅花)
早梅發高樹 ~ 일찍 핀 梅花 높은 가지에 피니
逈映楚天碧 ~ 아득히 楚나라 푸른 하늘에 비치는구나.
朔吹飄夜香 ~ 불어오는 香氣가 날리고
繁霜滋曉白 ~ 茂盛한 서리는 아침에 더욱 희다.
欲爲萬里贈 ~ 萬 里 먼 곳으로 보내드리고 싶어도
杳杳山水隔 ~ 아득히 山과 물에 막혀있구나.
寒英坐銷落 ~ 차가운 꽃송이 곧 시들어 떨어지니
何用慰遠客 ~ 어찌해야 먼 손님을 慰勞해 드리나.
(45) 詔追赴都二月至灞亭上(조서 따라 二月에 都邑으로 와 灞亭에 이르다)
十一年前南渡客 ~ 十一 年 前 南쪽으로 건너가던 나그네
四千里外北歸人 ~ 四千 里 밖 北으로 돌아오던 사람이 되었구나.
詔書許逐陽和至 ~ 詔書가 따뜻한 봄볕 몰아왔나
驛路開花處處新 ~ 驛 가는 길에 꽃 피어 곳곳이 새롭구나.
(46) 種樹郭橐駝傳(나무 심는 郭橐駝傳)
郭橐駝 ~ 郭橐駝는
不知始何名 ~ 元來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病僂 ~ 곱사病을 앓아
隆然伏行 ~ 등이 우뚝 솟아 구부리고 다니기에
有類橐駝者 ~ 駱駝와 비슷한 點이 있었다.
故 ~ 그래서
鄕人號之曰 駝 ~ 마을 사람들은 그를 駝라고 불렀다.
駝聞之曰 甚善 ~ 駝는 그것을 듣고 "참으로 좋도다
名我固當 ~ 내게 꼭 맞는 이름이구나."하면서
捨其名 ~ 自己 이름을 버리고
亦自謂橐駝云 ~ 自己도 亦是 橐駝라고 불렀다고 한다.
其鄕曰豊樂 ~ 그 마을을 豊樂이라고 하는데
鄕在長安西 ~ 長安의 西쪽에 있었다.
駝業種樹 ~ 駝의 職業은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
凡長安豪家富人 ~ 모든 長安의 勢道家와 富者들
爲觀遊及賣果者 ~ 庭園을 觀賞하며 노는 사람들과 果實을 파는 사람들이
皆爭迎取養 ~ 모두 다투어 그를 맞이하여 나무를 키우게 하려 했다.
視駝所種樹 ~ 駝가 심은 나무를 보면
或移徙 ~ 間或 옮겨 심어도
無不活 ~ 살지 않는 것이 없었고,
且碩茂 ~ 茂盛히 잘 자라서
蚤實以蕃 ~ 빨리 열매가 많이 열렸다.
他植者 ~ 나무 심는 다른 者들이
雖窺伺傚慕 ~ 비록 몰래 엿보고 模倣하여도
莫能如也 ~ 같게 할 수는 없었다.
有問之 ~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더니
對曰 橐駝非能使木壽且滋也 ~ 對答하였다. "나 橐駝가 나무를 오래 살게 하고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以能順木之天 ~ 나무의 天性을 잘 따르고
以致其性焉爾 ~ 그 本性이 잘 發揮되게 할 뿐입니다.
凡植木之性 ~ 모든 나무의 本性은
其本欲舒 ~ 그 뿌리가 뻗어나가기를 바라고
其培欲平 ~ 그 북돋움은 고르기를 바라며,
其土欲故 ~ 그 흙은 本來의 것이기를 바라고
其築欲密 ~ 흙을 다짐에는 빈틈이 없기를 바랍니다.
旣然已 ~ 이미 그렇게 하고 나면 건드려서는 안 되며
勿動勿慮 ~ 걱정해서도 안 되고
去不復顧 ~ 떠나가서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합니다.
其蒔也若子 ~ 처음에 심을 때는 子息을 돌보듯 하지만
其置也若棄 ~ 심고 나서는 내버린 듯이 합니다.
則其天者全而其性得矣 ~ 그렇게 한 境遇에는 그 天性이 穩全해지고, 그 本性이 얻어지게 됩니다.
故 ~ 그러므로
吾不害其長而已 ~ 나는 나무의 成長을 放害하지 않을 따름이지
非有能碩而茂之也 ~ 나무를 크고 茂盛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不抑耗其實而已 ~ 나무의 열매 맺음을 抑制하고 減小시키지 않을 따름이지
非有能蚤而蕃之也 ~ 열매를 일찍 많이 열리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他植者則不然 ~ 다른 나무 심는 者들은 그렇게 하지 않으니
根拳而土易 ~ 뿌리를 구부리고 흙은 다른 것으로 바꾸며,
其培之若不過焉 ~ 그것을 북돋움에는 지나치지 않으면
則不及焉 ~ 곧 모자랍니다.
苟有能反是者 ~ 또한 이와 反對로 할 수 있는 者도 있으니
則又愛之太恩 ~ 그것을 사랑함에 지나치게 恩惠롭고,
憂之太勤 ~ 그것을 걱정함에 지나치게 부지런합니다.
旦視而暮撫 ~ 아침에 보고 저녁에 어루만지며
已去而復顧 ~ 이미 떠난 뒤에 다시 와서 돌보지요.
甚者 ~ 甚한 者는
爪其膚 ~ 그 껍질을 긁어서
以驗其生枯 ~ 그것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試驗해 보고,
搖其本 ~ 그 뿌리를 흔들어서
以觀其疎密 ~ 심어진 狀態가 성긴지 빽빽한지를 봄으로써,
而木之性 ~ 나무가 그 本性으로부터
日以離矣 ~ 漸漸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雖曰愛之 ~ 비록 그것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其實害之 ~ 事實은 그것을 해치는 것이요,
雖曰憂之 ~ 비록 그것을 걱정한다 하지만
其實讐之 ~ 事實은 나무와 怨讐가 되는 것입니다.
故 ~ 그러므로
不我若也 ~ 나와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吾又何能爲矣哉 ~ 내가 그밖에 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聞者 ~ 묻는 者가 말하기를
以子之道 ~ "그대의 道를
移之官理可乎 ~ 官廳의 일을 다루는 것에 옮겨보면 괜찮겠소?"
駝曰 ~ 駝가 말하였다.
我知種樹而已 ~ "나는 나무 심는 것을 알 뿐이지
理非吾業也 ~ 다스리는 것은 나의 本業이 아닙니다.
然吾居鄕 ~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고을의
見長人者好煩其令 ~ 官廳 어른 되는 분을 보니 命令을 번거롭게 하기를 좋아하더군요.
若甚憐焉 ~ 百姓을 매우 사랑하는 듯하지만
而卒以禍 ~ 마침내는 그들에게 禍를 입힙니다.
旦暮吏來而呼曰 官命促爾耕 ~ 아침저녁으로 官吏가 와서 소리칩니다. '官에서 命令하셨다. 너희들의 耕作을 재촉하고,
勖爾植 ~ 너희들의 種植을 힘쓰게 하고
督爾穫 ~ 너희들의 收穫을 監督하라.
蚤繰而緖 ~ 빨리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蚤織而縷 ~ 빨리 실로 옷감을 짜라.
字而幼孩 ~ 너희들의 子息을 잘 키우고
遂而鷄豚 ~ 너희들의 돼지와 닭을 잘 길러라!'
鳴鼓而聚之 ~ 북을 울려 百姓들을 모으고
擊木而召之 ~ 딱딱이를 두드려 그들을 召集합니다.
吾小人 ~ 우리 小人輩들은
具饔飱以勞吏者 ~ 아침저녁으로 飮食을 갖추어 가지고 官吏들을 慰勞하기에도
且不得暇 ~ 겨를이 없습니다.
又何以蕃吾生而安吾性 ~ 또 어떻게 우리들의 삶을 繁盛케 하고, 우리들의 本性을 便하게 하겠습니까?
故 ~ 그래서
病且怠 ~ 病들고 게을러집니다.
若是則與吾業者 ~ 이와 같으니 나의 職業과
其亦有類乎 ~ 또한 비슷한 點이 있지 않을까요?"
問者喜曰 不亦善夫 ~ 묻는 者가 기뻐하며 말하였다. "매우 훌륭하지 않은가요?
吾問養樹 ~ 나는 나무 키우는 것을 물었다가
得養人術 ~ 사람 돌보는 方法까지 攄得하였습니다.
傳其事 ~ 그 일을 傳하여서
以爲官戒也 ~ 官의 警戒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47) 種柳戱題(버드나무를 심고 장난으로 짓다)
柳州柳刺史 ~ 柳州의 柳刺史
種柳柳江邊 ~ 柳江 江가에 버드나무 심는다.
談笑爲故事 ~ 談笑 나누던 일 옛 일 되고
推移成昔年 ~ 歲月은 흘러 옛날이 되었어라.
垂陰當覆地 ~ 드리운 그림자 땅을 덮을 것이니
聳干會參天 ~ 뻗어난 줄기는 하늘에 닿으리라.
好作思人樹 ~ 나무 심은 사람 생각하게 되리니
慚無惠化傳 ~ 恩惠와 德化 傳하지 못해 부끄러워라.
(48) 重別夢得(夢得과 다시 離別하며)
二十年來萬事同 ~ 二十 年 동안 萬事가 같았는데
今朝岐路忽西東 ~ 오늘 아침 갈림길에 문득 다른 길 간다.
皇恩若許歸田去 ~ 皇帝의 恩惠로 故鄕에 돌아간다면
晩歲當爲鄰舍翁 ~ 晩年에서는 서로 이웃집 老人 되리라.
(49) 中夜起望西園値月上 (한밤에 일어나 西園에서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다)
覺聞繁露墜 ~ 깨어나자 들리는 우두둑 이슬 떨어지는 소리
開戶臨西鴛 ~ 房門 열고 西園을 바라본다.
寒月上東岭 ~ 차가운 달은 東岭에서 솟아오르고
冷冷疏竹根 ~ 冷冷한 氣運 대나무 뿌리에 성글게 맺혔다.
石泉遠逾聲 ~ 돌샘의 물소리 멀리 더욱 크지고
山鳥時一喧 ~ 山새는 가끔 한 番씩 울어댄다.
倚楹遂至旦 ~ 기둥에 기댄채로 마침 아침이 되니
寂寞將何言 ~ 이 寂寞함을 將次 무슨 말로 表現할까.
(50) 贈江華長老 (江華長老에게 주다)
老僧道機熟 ~ 老僧의 道機가 무르익어
黙語心皆寂 ~ 말하거나 沈默하거나 마음은 閑寂하다.
去歲別舂陵 ~ 지난해에 舂陵 땅을 떠나
沿流此投跡 ~ 江물 따라 이곳으로 발길을 던졌다.
室空無侍者 ~ 텅 빈 房에 모시는 者 아무도 없고
巾履唯挂壁 ~ 手巾과 신만 壁에 걸려있었다.
一飯不願餘 ~ 한 그릇 밥 外엔 더 없고
跏趺便終夕 ~ 한 番 跏趺坐하면 저녁에야 끝낸다.
風窗疏竹響 ~ 바람부는 窓가에 성긴 댓잎소리
露井寒松滴 ~ 이슬내린 우물에는 소나무 물방울이 차다.
偶地卽安居 ~ 偶然히 到着한 땅에서 安居에 드니
滿庭芳草積 ~ 뜰에 가득히 香氣로운 풀이 쌓였다.
(51) 秋曉行南谷經荒村(가을 아침 南谷을 걸어 荒村을 지나며)
杪秋霜露重 ~ 늦가을 이슬과 서리 甚한데
晨起行幽谷 ~ 새벽에 일어나 깊은 골짜기 걷는다.
黃葉覆溪橋 ~ 누런 丹楓 개울가 다리를 덮고
荒村唯古木 ~ 荒凉한 고을에는 오래된 나무 뿐.
寒花疏寂歷 ~ 추위에 핀 꽃 성글어 쓸쓸하고
幽泉微斷續 ~ 그윽한 샘물소리 끊어지듯 이어진다.
機心久已忘 ~ 俗된 마음 잊은 지 이미 오래인데
何事驚麋鹿 ~ 무슨 일로 고라니와 사슴 놀라게 하나.
(52) 初秋夜坐贈吳武陵(初가을 밤에 홀로 앉아 吳武陵에게 보내다)
稍稍雨侵竹 ~ 조금씩 대가 대숲에 떨어지고
翻翻鵲驚叢 ~ 푸다닥푸다닥 까치가 떨기에 놀란다.
美人隔湘浦 ~ 美人은 湘水 물가에 떨어져 있고
一夕生秋風 ~ 어느 날 저녁 가을바람 이는구나.
積霧杳難極 ~ 자욱한 안개 아득하여 끝을 모르고
滄波浩無窮 ~ 푸른 물결 아득하여 끝이 없구나.
相思豈去遠 ~ 그리워라, 어찌 멀리 떠나갔나
卽席莫與同 ~ 자리에 나가서는 함께 하지 못했구나.
若人抱奇音 ~ 그대는 뛰어난 소리 품고 있어
朱弦緪枯桐 ~ 붉은 弦 땡땡한 거문고 줄을 켠다.
淸商激西顥 ~ 맑은 商聲의 소리로 西顥歌를 켜면
泛灩凌長空 ~ 그 소리 넓게 높은 空中으로 퍼져간다.
自得本無作 ~ 自得한 소리이지 억지로 만든 소리 아니고
天成諒非功 ~ 절로 이루어진 것이지 사람의 솜씨 아니다.
希聲閟大朴 ~ 希聲은 큰 質朴함에 감춰 있으니
聾俗何由聰 ~ 귀먹은 俗人들이야 어찌해야 聰明해질까.
(53) 春懷故園 (봄날 故鄕을 그리며)
九扈鳴已晩 ~ 九扈새 울음 운지 이미 늦어
楚鄕農事春 ~ 楚나라 故鄕은 農事철 봄날이라.
悠悠故池水 ~ 아득하여라, 먼 故鄕의 못물
空待灌園人 ~ 農園에 물댈 사람 덧없이 기다린다.
(54) 夏晝偶作(여름 낮에 偶然히 짓다)
南州溽暑醉如酒 ~ 南主의 찌는 더위에 술 醉한 듯
隱几熟眠開北牖 ~ 冊床에 기댄 깊은 잠에 北窓을 연다.
日午獨覺無余聲 ~ 내게 아무 소리 없음 혼자 알았더니
山童隔竹敲茶臼 ~ 山村 아이 대숲 너머 茶 절구질 한다.
(55) 夏初雨後尋愚溪(初여름 비 내린 後 愚溪를 찾다)
(★ 愚溪 ~: 柳宗元은 永州 時節 十年 中 後半期 五 年을 愚溪에 居處하였다. 愚溪는 只今의 湖南省 零陵 南西쪽에 있다)
悠悠雨初霽 ~ 끝없이 내리던 비 막 개인 後
獨繞清溪曲 ~ 홀로 맑은 개울의 굽이를 돈다.
引杖試荒泉 ~ 지팡이 끌고 荒廢한 샘물도 마셔보고
解帶圍新竹 ~ 허리띠 풀고 새로 자란 대숲에 둘러싸이네.
沈吟亦何事 ~ 깊은 생각은 또한 무슨 일인가
寂寞固所欲 ~ 寂寞함은 本來 바라던 바이네.
幸此息營營 ~ 多幸히 여기에서 奔走함을 끊고
嘯歌靜炎燠 ~ 노래하며 더위를 식히려 하네.
(56) 浩初上人見貽絶句(浩初上人을 보고 絶句를 지어드리다)
(原題 : 浩初上人見貽絶句欲登仙人山在柳州因以酬之)
珠樹玲瓏隔翠微 ~ 구슬 같이 玲瓏한 나무 건너편은 푸른데
病來方外事多違 ~ 病들어 찾아온 方外人에게 되는 일이 없어라.
仙山不屬分符客 ~ 神仙은 屬하지 않아 客에게 付託하노니
一任凌空錫杖飛 ~ 하늘 건너 錫杖 날리는 이를 一任하노라.
(57) 紅蕉 (붉은 花草)
晩英値窮節 ~ 늦게 핀 꽃 歲暮를 當하여
綠潤含朱光 ~ 푸른 潤氣에 붉은 빛을 머금었구나.
以茲正陽色 ~ 이것으로 陽의 빛을 고루니
窈窕凌淸霜 ~ 조용해도 맑은 서리 凌加한다.
遠物世所重 ~ 먼 곳 物件이라 사람들 貴히 여기나
旅人心獨傷 ~ 나그네 處地라 마음이 홀로 괴로워라.
回暉眺林際 ~ 反射되는 햇살에 숲 끝을 바라보니
戚戚無遺芳 ~ 남은 香氣 全혀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58) 戱題階前芍藥(재미로 섬돌 앞 芍藥을 노래하다)
凡卉與時謝 ~ 꽃들은 時節 따라 시들고
姸華麗茲晨 ~ 아름다운 꽃은 이 새벽이 곱구나.
攲紅醉濃露 ~ 늘어진 꽃송이 짙은 이슬에 醉한 듯
窈窕留余春 ~ 고요한 이 모습에 나의 봄이 머문다.
孤賞白日暮 ~ 홀로 즐기다 해는 저물어가고
暄風動搖頻 ~ 따뜻한 바람이 자주 흔들며 분다.
夜窗藹芳氣 ~ 밤 窓에 어리는 꽃香氣
幽臥知相親 ~ 가만히 누워보니 서로 親함을 알겠다.
願致溱洧贈 ~ 溱洧 땅에서 芍藥을 보내드리고 싶으나
悠悠南國人 ~ 아득히 멀리 사는 南國 땅 사람이여.
(59) 戱題石門長老東(石門長老의 東軒에서 재미로 짓다)
石門長老身如夢 ~ 石門長老로 몸은 꿈 같아
旃檀成林手所種 ~ 旃檀은 숲을 이루었는데 直接 심은 것이다.
坐來念念非昔人 ~ 앉아서 생각할 때마다 옛 사람 이니
萬遍蓮花爲誰用 ~ 萬 番 蓮華經을 외워도 누구를 爲할 것인가.
如今七十自忘機 ~ 只今 七十 歲라 스스로 世上일 잊고
貪愛都忘筋力微 ~ 貪慾과 愛慾을 모두 잊고 筋力도 衰했어라.
莫向東軒春野望 ~ 東軒을 向해 봄들판 바라보지 마시오
花開日出雉皆飛 ~ 꽃 피고 해 뜨면 꿩들도 모두 날아가 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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