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동안 종적을 감춰 미 연방수사국(FBI)의 일급 현상 수배 명단에 오른 폭탄 테러 용의자가 영국 웨일스에서 붙잡혔는데 8일(현지시간) 법원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가 전날 전했다.
2003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어에서 일련의 폭탄 테러가 일어났는데 FBI는 주요 용의자로 동물권을 옹호하는 극단주의 그룹과 연결된 다니엘 안드레아스 샌디에이고(47)를 지목했다. 전직 FBI 요원들은 샌디에이고를 체포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고, 그가 사라지고 말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버려진 그의 자동차 안이 "폭탄 제조 공장"이었음을 확인했는데 형사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이른바 "러시 아워 추격전"을 104km 거리에서 펼친 끝에 그를 놓쳤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베이 에리어에서 8000km 떨어진 웨일스 북부의 한 오두막에서 발견됐다. 그의 검거에는 25만 달러의 현상 수배금이 걸려 있었는데, 8일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행정법원에서 닷새 일정으로 추방 청문회가 열려 영국이 미국 연방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에 답하기 위해 그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결정하게 된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으로는 처음 FBI의 일급 현상수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샌디에이고는 미국 검찰에 의해 2003년 두 차례 테러 공격이 발생한 뒤 폭탄을 이용해 악의적 피해를 입히고 파괴한 혐의로 기소됐다.
동물권 옹호 극단 그룹 Revolutionary Cells - Animal Liberation Brigade는 동물에게 제품을 테스트한 조직과 연결된 것으로 믿고 있는 회사들에 대한 공격을 인정하고 책임 지겠다고 주장했다. 전직 FBI 특수요원 데이비드 스미스는 샌디에이고를 감시하던 특별작전 그룹의 일원이었다. FBI의 최고 감시 전문가 중 한 명인 스미스는 BBC에 "샌디에이고는 눈에 띄지 않음으로써 도드라졌다"고 털어놓으면서 "그는 상대적으로 젊고 평범했으며, 과격해 보이기 시작한다고 추정할 만한 것이 없었다. 우리는 그가 우리를 의식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것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FBI는 샌디에이고가 주요 용의자라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느꼈으며 한 달 간격으로 기폭하도록 장비를 심어놓은 것도 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FBI의 테러 대응 미디어팀의 일원으로 특수요원들을 감독 관리하는 앤드루 블랙은 "미국 검찰청과 이 사건 요원들은 당장 그를 체포할지 아니면 더 많은 정보를 개발할지를 결정했다"면서 "그가 동물권 옹호 그룹 가운데 어젠다를 홍보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하는 멤버들을 우리에게 인도해 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첫 폭탄은 2003년 8월 28일 미국 오클랜드 근처 에머리빌의 바이오테크 회사에서 폭발했다. 수사관들은 첫 응급 요원들을 겨냥해 폭탄이 심어졌다고 믿고 있다.
그 뒤 못들이 박힌 폭탄이 첫 폭발이 있었던 곳에서 동쪽으로 48km 떨어진 플리샌튼의 영양 제품 회사에서 폭발했다. 한 달 뒤인 9월 26일이었는데 어느 쪽 폭탄에도 다친 사람은 없었다.
FBI의 전직 감시 전문가들은 샌디에이고가 확고한 용의자로 발전했으며 "체포가 임박한" 상태에서 그를 감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스미스는 "여러 차례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과 국내 테러리스트를 감시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스미스와 옛 동료이자 전직 감독 특수요원이었던 클라이드 포먼은 주요 용의자로 확인되면 그를 체포할 것을 촉구했던 일을 회상한다. 27년 경력의 요원인 블랙은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훌륭하게 감시를 계속할수록 결국 그들은 뭔가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겁을 먹게 될 것이다. 그가 떠나면 추가 폭탄을 터뜨릴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를 체포할 수 있도록 승인 받지 못한 것에 좌절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가 FBI의 레이더에서 벗어나기 전날, 스미스는 그의 집 밖에서 위장복을 입고 숨어 있었다. 스미스와 FBI 감시 전문가들이 교대 근무를 마친 지 몇 시간 후, 샌디에이고는 추격하는 형사들을 따돌리고 달아났다고 했다. 스미스는 "집에서 막 나왔을 때부터 그는 미친 듯이 행동하고 있었다"고 돌아보고 "그의 운전 패턴이 바뀌었다. 그가 가던 곳에서는 감시를 피하려는 사람의 전형적인 불규칙한 운전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요원들은 그가 소노마 카운티 세바스토폴에 있는 집에서 남쪽으로 차를 몰아 통근자들을 지나 터널을 통과하고 유료교를 건너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한 시간의 고속도로 추격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악명 높은 안개가 방해가 됐다. 시야를 가려 FBI의 정찰기조차 목표물을 주시할 수 없었다. 산 디에고는 지하철역 옆 번잡한 도심 교차로에 엔진이 계속 작동한 채로 차를 두고 다시는 눈에 띄지 않았다.
33년 동안 FBI 요원으로 일한 스미스는 "그를 따라온 팀은 그가 차를 주차하고 길을 따라 몇 블록 떨어진 동물권 단체가 알고 있거나 그와 관련이 있는 인근 장소로 갔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본 뒤 "나는 '그가 들어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나요, 아니면 지금 그 장소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런 사람이 없었다. 차는 지하철 옆 버스 구역에 주차돼 있었고 우리는 '그가 사라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포먼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는 "우리는 그가 바람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돌아본 뒤 "사건 팀은 산 디에고가 폭탄 제조를 위해 거주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운영되고 있었다. 그가 차를 버렸을 때 우리는 그의 폭탄 제조 실험실이 그의 차 트렁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우리가 그것을 알았더라면 그는 분명히 며칠 전에 체포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기에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했다. 우리는 바로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우리는 매우 경험이 풍부한 요원이었고 용의자를 보면 알아 봤다.확실히 놓친 기회였다."
이중 폭탄 테러는 9.11 테러 발생 2년 만에 일어났고 미국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서장인 포먼은 "누군가의 신원이 확인되면 그를 체포하라"는 견해를 보였다.
샌디에이고는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어의 중상류층 지역에서 자란 컴퓨터 네트워크 전문가였다. 그의 아버지는 도시 관리자였다.
FBI는 샌디에이고가 잠적한 후 몇 년 동안 가족과 친구들을 관찰해 그를 찾을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열기는 식어버렸다. 그들은 아마도 그가 중남미로 달아났을 것이라고 믿었다.
샌디에이고는 2004년 미국 지방 법원에 기소됐고 FBI는 그가 무장해 위험하다고 간주했다.
그렇게 21년 동안 아무것도 없었는데 스미스와 포먼이 은퇴한 뒤에야 가장 악명 높은 도망자 중 한 명이 웨일스 북부 외딴 오두막에서 발견된 후 영국에 구금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과 대테러 경찰은 지난해 11월 Llanrwst 근처 Conwy 계곡에 살며 대니 웹이란 가명을 쓰던 샌디에이고를 체포했다. 포먼은 "나는 그가 어느 정도 지원을 받았다고 믿는다. 당신은 제이슨 본을 쫓는 게 아니다"면서 "그는 숙련된 첩보요원이 아니었다. 그는 지원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FBI는 샌디에이고를 체포할 기회를 놓쳤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발생한 두 건의 폭탄 테러로 20년 넘게 도망자 신세였던 다니엘 샌디에이고가 체포된 것은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FBI가 당신을 찾아 책임을 물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런던의 보안이 철저한 벨마쉬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샌디에이고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