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교수의 퇴계시 이야기에서
퇴계시(25) - 퇴계잡영 3
퇴계는 은거 생활을 한 도연명을 좋아했다. 자신이 토계에 내려와서 생활하는 것을 도연면과 연결시켰다. 즉 隱士라는 것이다.
隱士의 개념도, 유, 불, 도교에 따라 약간 다르다. 유교식으로는 侍中이라는 말이 있다. 때에 맞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세상은 수시로 변하므로 하나의 고정된 원리가 있을 수 없다, 때에 따라 행동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교수님의 이 강의를 듣고, 조선 미술, 특히 선비 미술이라는 수묵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은퇴라고 하여도, 중앙에서 불러주기를 기다리면 산다고 할까.
詩에 和(화답)니, 次韻이니 하는 것은 그 시를 좋아하고, 그 시를 쓴 시인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소개하려는 시는 황준량이 열폭의 그림에 쓸 시를 구하자 써 주었다. 1557년에 쓴 시로 본다. 이 시는 백이숙제보다는 도연명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卯金竊鼎 勢滔天 묘금절정 세도천
할菊江城 有此賢 할국강성 유차현
餓死首楊 無乃隘 아사수양 무내애
南山佳氣 更超然 남산가기 갱초년
竊鼎 - 솥을 훔치다, 라는 말은 九鼎을 뻬앗다롸, 나라를 뻬앗다.
江城 - 도연명이 사는 곳
할국 – 국화를 따라. 이 시구는 도연명을 말한다.
묘금도 유씨가 정권을 훔쳐 기세가 세상에 넘쳤네
강성에서 국화따는 어진이가 있네(도연명을 말함)
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것 어찌 편협하다 하지 않겠는가(백이숙제가 편협하다는 뜻)
남산의 아름다운 기운 더욱 초연하기만 하네.
참고로 유교에는 3종류의 聖者가 있다.
聖之和者
聖之時者 -- 현실에 잘 적응하는 사람
聖之淸者 -- 원리 원칙만을 쫓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