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금요일 오후 출발장소인 교대역으로 부푼마음을 먹고 도착했다.
이번 용아팀은 6명으로 알고 있는데 5명이 더 추가되 11명으로 늘었다.
저번 추석 설악산행때 날씨 관계로 용아를 못갔는데 다시 기회가 빨리와
가슴이 떨린다.. 인원은 대장님을 비롯해 남자 9명에 여자 2명..
단풍나무숲은 홀로 공주였다가 경쟁자를 만나 약간 서운하기도 하고
동지가 생겨 기쁘기도했을 것이다..
빨모님과 이프로를 뒤로 하고 15인승 버스에 승차 맨뒤3칸은 짐칸으로
나머지11칸에 디자이너님이 같이 출발해 기사님까지 총12명으로 1칸이
모자라 장성4명이 3칸에 앉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어제 1시간밖에 잠을 못자서 잠을 자려했는데..에궁
심수봉의 애절한 노래를 들으며 차는 용대리로 출발..
용대리 01:00도착..입구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들어갈수가 없어서
대장님이 매표소직원을 깨워서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으나 실패..
따뜻하게 자고 새벽에 출발하자고 만장일치.
용아팀은 우리의 이름에 걸맞은 용아장성민박집에 방2개에 투숙.
방에 들어가자마자 술을 찾으시는 대장님..분명히 술 가져오지 말라고
해놓고 안가져 왔다고 쿠사리를 하는 저 훌륭한 인간성에 내심 놀랬다..
그러나 빈틈없이 준비하신 용아장성님과 또한분이 준비한 양주를 마시며
자기소개시간..
1.대장님..산악구조요원이고 계룡산 어쩌고 저쩌고 다들 아시죠..(여산
회 최고의 전문산악인).
2.용아장성님..여산회는 첫산행이시고 3년전에 마지막산행을 하신
대장님과 동갑내기 전문산악인.
3.무애님..겸손하시고 남을 잘챙기시는 성품의 전문산악인.
4.상고대님..조용하시고 사사로운 것까지 챙기실줄 아는 취사전문산악인.
5.오로라님..이번 산행에서 대장님과 더블어 고생엄청많이하고 따뜻한
인간성을 가진 해병전문산악인.
6.단풍나무숲..따뜻한 성격으로 분위기를 이끌며 불굴의 의지를 가진
여성전문산악인.
7.마루님..여산회 선배이시고 조용히 잠적해 있다가 용아를 통해 재기한
전문산악인.
8.백티님..소시적에 산악학교강사를 하시고 엽기적인커플로 오신
테니스릿찌화를 선보인 엽기전문산악인,
9.골드님..백티님과의 10년차의 나이차를 극복한 오누이인지 애인인지
혼란스럽고 방귀뀐걸 시인할줄알고 여성도 테니스릿찌화를 착용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막내엽기전문산악인.
이하생략..
자기소개가 끝나고 소량의 음주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취침에 들어갔
다.. 06:00 1시간 늦은 기상에 소란스럽게 조식을 먹고 07:20분 용대리
출발. 백담사로 오르며하얀바위를 보며 마음을 추스리며 안전산행을
빌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같이 가는 엽기커플이 눈에 보이는데
백티님이 20여미터를 앞서가고 뒤에서 따르는 골드님.
델구가는 것이 아니라 갖은 구박을 다하여 따라오게 만드는 모습과 순간
순간 장난치는 모습이 보기는 좋은데 테니스화가 자꾸 걱정이 된다.
09:30분 수렴동대피소 도착.신발끈을 죠여메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산행출발준비를 한다. 나는 잘할수 있다를 되새기며...
10:00 수렴동대피소옆에 쳐있는 입산금지표시판 밑을 통과해 용아로
스타트 처음부터 빡세게 가파르다. 대장님이 쉬면 더 힘들다며 같은
페이스로 이동..조금씩 몸에서 적응을 해나간다.
30여분을 나가다보니 슬슬 암릉이 나오기 시작한다. 나중에 안사실인데
중간에 대장님 지시없이 길이있어 그쪽으로 가서 먼저가서 있었는데
알고보니 대장님이 간곳이 뜀바위로 가는길이고 내가 간길이 우회길이었
음을 알고 새삼 후회스럽다. 개구멍도착 30여분전 앞에서 나가지 못하고
다들 대기하고 있어서 가보니 대장님이 위에서 확보를 하고 계시었다.
앉아서 대기하던중 뒤에서 오는 따른팀의 팀장이 옆의 3M정도의 직벽을
타고 올라가서 그곳에서 확보를 하는 것 같아 올라가서 대장님 도와주자
는 생각에 아무생각없이 직벽을 타고 올라가니 45'각도로 옆으로 5M만
가면되는길이 있는데 이끼가 끼어있는 2M정도의 벽이 있어서 어떻할까
잠시생각..걍 가자.. 옆걸음으로 가다 중간정도에서 손발을 움직일수가
없었다. 걸리는 것이 전혀 없지 않은가. 순간적으로 엄청긴장되고
별의별 생각이 오고간다..
그 순간의 공포감. 3초정도를 버티었나 조금씩 밀리는 느낌이 든다.
순간적으로 돌면서 밀려 나갔다. 아! 돗뎄다.이젠 죽는구나.
추락하자마자 안보이던 돌출된 30cm정도의 돌이 눈에 들어와 발로
제동거는데 성공.. 밑에 있는분들도 이상한 소리에 다들 쳐다보고
놀라고 순간적으로 창피하고 무섭고..대장님이 뛰어와 엄청 흥분하고..
가만히 아무생각없이 있다 조심히 내려왔다..다리가 떨린다..
가슴이 쿵쾅거린다..남자다.. 티내면 안된다..수십미터되는 밑을 보니
다리가 또 떨린다.. 송아지갑바가 어디로 갔는지..
계속산행은 이어지고 개구멍바위.. 단풍이 먼저가고 사진기갔고있는
내가 두 번째로 가고 그런데 이상하다..배낭이 커서 자꾸걸린다..
난 바보다.. 배낭은 로프로 올리는데 맨채로 가려 했으니.. 대장님이
너무 고생하신다.. 도와주고 싶은데 별로 할줄 아는게 없으니..
깝깝하다.. 오로라도 엄청고생한다. 베낭도 무겁고 골드를 챙기느라 엄청
고생한다. 예상했던데로 골드가 문제다.. 그신발 신고는 나도 못할거 같
은데..
힘든건 힘들다치고 너무 주변경관이 멋있다..정상부근에서 보는 전망이
너무 뛰어나다.보이는 능선과 계곡이 나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한다.
어찌 이것을 글로 옮기랴..감동도 잠시 시간이 촉박하다..
대장님 얼굴도 피곤함이 가득하다.. 빨리가야 한다는 생각은 드는데
몸이 처진다..티내면 안되는데..이 악물고 겉는다.. 최악의 컨디션이다..
어둠이 내려와 헤드렌턴을 착용하고 나간다..나와 엽기커플 세명이 20M
직벽앞에서 길을 잘못들어 밑으로 내려갔다.. 길이 없다.. 초조하다..
힘도 없다.. 위에서 부르는 소리에 올라가니 상고대님이 찾으러 내려오신
다..올라가니 마지막 단계의 20직벽 다들내려가고 우리만 있다..
대장님과 둘이 남았다.. 먼저 내려간다고 했다.. 솔직히 무서웠다..
올라가서 보니 밑이 안보인다. 그게 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내려
간다.. 손에 엄청난 힘을 주고.. 내 살면서 이렇게 뭘 꽉 잡는건 처음일
거다.. 내려왔다.. 완전히 탈진.. 티내면 안된다..
목이 너무마른다.. 죽을 지경이다..잠시 쉴때마다 잠이든다.. 골드가 뒤
에서 오로라와 백티님과 온다.. 대단한 정신력이다.. 오로라 너무 멋진놈
이다.. 아님 대단한 체력이다..
드디어 소청산장도착 일단 산장내에다 텐트와 이슬을 막을 준비를 하면
서 잠자리를 준비하고 한쪽에선 식사준비를 하고 서로 바쁘게 움직다..
즐거운 식사시간.. 술이 준비되고 우리가 언제 고생했냐는 즐거운 표정
들.. 모두가 사고없이 해냈다는 마음에 웃음꽃이 피고..
드디어 잠잘시간.. 짜잔. 이번에 준비해간 침낭카바를 실험하기 위해 혼
자 이슬내리는 마루상위에 잠자리준비.. 침낭안으로 침입.. 어라~춥네..
침낭이 여름꺼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추워서 잠이
안온다.. 발이 시렵다.. 겨우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너무 시끄러워
잠이 깼다.. 아줌마,아저씨 산악회에서 우루루 몰려와 너무떠든다..
시간은 새벽4시..내 잠자리 주변에 둥글게 앉아서 떠들고 호르라기 불고
확성기로 떠든다. 돌아버리는줄 알았다.. 이동하나보다.. 조용해진다..
고개를 내미니 용아님과 상고대님이 나와 계신다..
용아님이 텐트에서 자라고 하신다.. 낼름 들어가 잤다.. 금방 잠이 들었
다..
담날 08:00 쯤에 기상한거 같다..아침을 먹고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대청
봉을 향해 출발한다.사람이 너무 많아 대장님이 좌측통행하라고 정리하면
서 가신다.. 완전히 관악산 수준이다..
대청봉에 오르니 몽주리 사람이다.. 줄서서 사진찍고 있고.. 걍 가자 오
색약수를 향해 내려오는데 오로라가 절뚝인다.. 자기 다리도 안 좋은
것이 어제 그짓을 하면서 오다니..
대단한놈.. 어라 쓰레기를 줍으며 내려오네.. 그냥 내려오기가 뭐해
같이 쓰레기를 줍으며 내려왔다.. 힘들다.. 배낭무게에 가파른 길인데
허리를 숙이니..단풍도 줍고.. 상고대님도 줍고..
해보니 괜찮다.. 우리 여산회에서도 비닐봉다리 두어장씩 가져와서
쓰레기를 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이번 산행에서는 뼈저리게 느꼈다. 리더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남을 생각할줄 알면 개인행동은 삼가야 한다는 것을..
이번산행에 같이하신 대장님.용아님.무애님.상고대님.엽기커플님.오로라
님.단풍나무숲님.마루님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함니다.
카페 게시글
산행 일기 & 사진방
Re:오늘은 용아장성팀 산행기읽느라구 일도 못하네요..송아지오빠 멋집니다..홧팅~!! (텅!!)
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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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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