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지난 2015년, 스물 넷의 젊은 나이에 대표팀과 작별을 고했기 때문이다.
선수의 스물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대표팀 경기 출장기록이 2015년 9월 네이션스 컵 조별리그 감비아 전이니, 마팁은 리버풀 입단 한참 전부터 카메룬 대표팀 유니폼을 손에서 놓은 셈이다.
2015년 그 때 당시에도 마팁은 대표팀 감독이던 폴커 핑케에게 복귀를 권유받았었다.
하지만 감비아 전은 그로부터 약 1년 전 있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마팁이 대표팀 소속으로 소화한 유일한 출장기록으로 아직까지 남아있다. 당시 카메룬 대표팀은 멕시코, 크로아티아, 대회 개최국 브라질에게 모두 패하며 조 최하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마팁은 해당 대회 팀의 유일한 골이자 본인 대표팀 커리어에 있어 유일한 골을 기록했다. [브라질 전 동점골, 경기는 4-1 브라질 승]
독일 보훔 태생의 마팁은 카메룬에서 독일로 이주해와 화학 학위를 취득하고 학위 취득 과정 중 선수의 어머니, 에바-마리아를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아버지, 장을 따라 카메룬 국적을 갖게 되었다.
샬케 1군 팀으로 콜업된지 네 달이 채 안되었던 2010년 3월, 마팁은 열여덟의 나이로 이탈리아를 상대하며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세 달 뒤에는 남아공 월드컵 출전명단에까지 승선하며, 월드컵 무대도 밟아봤던 마팁이다. [1-0으로 패한 일본 전에 미드필더로 출장, 대회에서 카메룬 대표팀은 단 1점의 승점도 기록하지 못함]
그리고 샬케와의 계약이 만료된 2016년 여름, 마팁은 보스만 룰에 따라 리버풀로 이적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표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약 1년 뒤 일어난 일이다. 리버풀에 입단한 마팁은 여전히 본인이 선택한 대표팀 은퇴를 번복할 생각이 없으며, 가봉에서 개최되는 2017 네이션스 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소집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공개적인 의사표현에도,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흐허 브오쉬는 선수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카메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전 선수를 만나러 겔젠키르헨 [샬케 연고도시]으로 갔습니다. 그러곤 복귀 의사를 물어봤죠." 브오쉬 감독이 2016년 12월, 벨기에 매체 푸트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선수의 대답은, '카메룬에는 제대로 조직된 게 아무것도 없다' 였습니다. 전 선수에게, 우리가 개선을 이끌어낼테니 이를 증명할 기회를 주면 안되겠냐고 부탁했지만, 선수는 이를 확신치 못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른 지금, 전 선수가 대표팀 복귀를 할 준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선수를 찾아가 대화를 나눌 생각입니다."
브오쉬 감독의 인터뷰 기사가 발간되고 며칠 뒤, 리버풀에 이제 막 입단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었던 마팁은 직접 클롭 감독에게 대표팀 복귀에 대한 본인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음을 천명했다.
선수의 입장이 그러했기에 구단 역시 당초에는 마팁의 대표팀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메룬 대표팀이 마팁의 이름을 네이션스 컵 35인 예비명단에 포함시키면서 혼란은 가중되기 시작했다. 물론 마팁이 끝내 대표팀 소집을 고사하며 실제 발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현재 조엘 마팁은 대표팀에 속해있었던 코칭 스태프와의 불화 때문에, 대표팀 합류를 원치 않고 있습니다." 마팁을 두고 '대표팀의 손실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중시한다'며 비난했던 브오쉬 감독이 발표한 내용이다.
마팁의 대표팀 문제는 이후 카메룬 축구협회 측이 움직이면서 더 복잡해졌다. "본 협회는 FIFA 규정에 의거, 해당 문제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 카메룬 축구협회가 발표한 성명이었다.
카메룬 축구협회는 '선수가 대표팀 발탁을 자의로 거부한다면, 대표팀이 네이션스 컵 대회에 참가하는 기간동안 소속 구단인 리버풀에서 경기를 뛰어서는 아니됨'을 주장하며, FIFA 측에 문제를 정식 제소했다.
이에 리버풀은 FIFA 측에 규정의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었다. FIFA 측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본 부속서의 규정에 따라, 대표팀 발탁을 목적으로 자국 협회에 소집된 선수는, 협회와 구단이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한 협회의 소집기간 내에 소속 구단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으며, 구단 출장은 소집기간 만료 5일 후부터 가능합니다."
"규정 위반에 해당되는 사례는 FIFA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조사가 진행될 것입니다."
당혹감과 분노를 동시에 느낀 리버풀은 선수의 출전자격 확인을 위해 법적 절차를 밟았지만, 이 역시도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 결과 리버풀은 마팁 없이 2017년 1월 맨유와의 리그 경기를 위해 올드 트래포드 원정을 떠나야했고, 이어진 주중 플리머스와의 FA컵 재경기에서도 마팁을 기용할 수 없었다.
해당 일정이 모두 끝난 뒤 FIFA는 뒤늦게 '카메룬은 선수의 출전을 막을 권한이 없다'며 마팁의 출전 정지 징계를 철회했고, 그렇게 마팁은 다음 일정인 스완지 전부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한편, 카메룬 대표팀은 마팁 없이 2017 네이션스 컵에서 결승 상대 이집트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회 폐막 후, 브오쉬 감독은 마팁과 대표팀 합류를 거부한 다른 선수들을 겨냥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쏟아냈다. "예전엔 대표팀에 문제가 많았어요, 발탁을 거부하는 선수들 때문에요. 그런데 지금 그 선수들은 스스로에게 외칠 겁니다. '젠장! 그때 내가 왜 대표팀 합류를 거부했을까!'"
하지만 브오쉬 감독의 의중과는 다르게, 마팁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결정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7 네이션스 컵 전후로 전개된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대표팀에서 다시는 뛰지 않겠다는 선수의 다짐을 강화시킬 뿐이었다.
서른 살의 마팁은 선수단 내에서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로 유명하지만, 그는 굳은 심지를 지닌 원칙주의자이기도 하다.
"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전 단지 리버풀에 남아 경기를 하고 싶어했습니다." 2017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마팁이 말한 내용이다. "원래 전 대표팀에서 조국을 대표해 뛰려고 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대표팀에서 무언갈 성취하길 원했죠. 하지만 환경적인 요소가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요소들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 감독님과 계속 얘기를 나눴고, 감독님도 변화를 위해 항상 노력하셨어요. 저도 초창기에는 '그래, 다시 해보자'라고 말했죠. 그렇게 저는 계속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이 되자 저도 '난 할 만큼 했다'고 느끼게 됐습니다. '다음 번엔 아마 나아질거야, 그래 나아지겠지'라는 말을 끝없이 할 순 없는 법이에요."
"아프리카입니다, 유럽의 환경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돼요. 비교한 적도 없고요. 호텔이나, 완벽한 경기장 잔디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전 특별한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모든 사람들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성과를 내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상황은 더 좋았을 겁니다. 사람들 모두가 대표팀에 최선인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진 않더라고요."
다시 시간이 흘러 2019년 3월, 카메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7개월 차를 맞은 네덜란드의 전설 클라렌스 세이도르프는 그 해 여름 있을 또 한번의 네이션스 컵을 앞두고 마팁에게 대표팀 복귀를 설득했다.
"2019년 대회를 앞두고, 세이도르프 감독은 마팁과 니콜라 은쿨루 [현재 왓포드 소속]에게 연락했습니다. 은쿨루는 2017 네이션스 컵 우승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선수에요." 카메룬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대니얼 에콘데 씨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마팁이 대표팀에 복귀할 두 번째 기회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그때도 선수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전 대회 우승팀, 카메룬은 나이지리아에게 3-2로 패하며 16강 탈락] 그리고 그 이후부터 협회는 마팁을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카메룬 대표팀은 전진을 거듭하고 있어요. 미카엘 은가두-은가뒤 [벨기에 구단, 헨트 소속]가 수비의 축으로 활약하고 있고, 낭트에서 뛰는 장-샤를 카스텔레토도 있죠. 사람들은 마팁이 없다고 걱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년 12월부터, 마팁이 올해 네이션스 컵을 통해 대표팀에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번 네이션스 컵 대회는 대회 5회 우승국인 카메룬이 50년만에 처음으로 개최국 자격으로 참여하는 대회다. 이러한 국가적 상황과 더불어, 사무엘 에투가 축구협회 회장으로 선출되며 에투가 마팁에게 복귀를 설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뉴캐슬과의 경기를 앞뒀던 12월 16일, 클롭 감독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선수는 이를 [대표팀 복귀를] 고려치 않고 있습니다." 클롭 감독의 말이었다.
카메룬 대표팀의 유니폼을 벗은 이후, 마팁은 리버풀에서 챔스와 리그, UEFA 슈퍼 컵 우승을 이끄며 [클럽 월드컵 우승 당시에는 부상], 세계 최고의 리그로 손꼽히는 무대에서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장담컨데, 팬들은 마팁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에콘데 씨의 말이다. "카메룬 대표팀에서 더 이상 뛰지 않겠다는 결정을 존중한 거죠. 선수와 협회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건 다들 알고 있습니다. 선수가 카메룬 대표팀에서 뛰지 않는 건 이제 문젯거리가 아니에요."
"2017 네이션스 컵 당시에는, 마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었죠. 그런데 사람들은 대회에서 마팁 없이도 단단하게 구성된 수비진의 활약을 봤고, 마팁을 잊게 되었습니다. 이번 2022 네이션스 컵에서도 여론은 비슷합니다."
"마팁이 대표팀에서 뛰었다면, 당연히 도움은 됐겠죠. 살라랑 리버풀에서 같이 뛰고 있으니까요. 두 선수가 상대로 맞붙는 건 재밌는 볼거리가 됐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 마팁은 대표팀에 없고, 대표팀은 마팁 없이도 목표를 향해 계속 전진하고 있습니다."
출처-[디 애슬레틱 - 제임스 피어스, 퀴바 오닐]
https://theathletic.com/3106863/2022/02/03/why-joel-matip-isnt-playing-for-camer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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