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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마음에 아주 살짝쿵 '등록' 버튼을..... 이해 안가는 부분은 앞부분 참조..
'退魔日誌(퇴 마 일 지)'
#제 4부.
[꼭두각시]
02. '답(答).'
꼭두각시: ‘남의 조종에 의하여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운현과 세류가 적잖은 지루함을 느끼고 밖으로 나와, 즐거움을 찾아 나선곳은 다름아닌 이 윤항고등학교였다.
실업계인 고등학교 중에 윤항고만큼 대규모의 학교가 또 있을까. 어쩌면 인문계보다 훨씬 좋은곳일지도 몰랐다.
키큰 학교건물들 하며 청결이 유지되어 새것같기만 한 시설물들. 그것들은 거의 최상으로 갖추어 진듯 해 보였다.
그건 그렇고, 한편 세류는 운현이 왜 자신을 이 학교로 끌고온것인지 의아해 하며 못내 미심쩍게 느끼고 있었다.
운현도 느끼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세류에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기운이 학교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듯 했다.
"세류 형이라면 더 민감히 반응하고 읽어낼수 있을꺼라 생각했어요. 어쩌면 이것은 그 결계란 것의……."
세류를 직감한 운현은 피식 웃으며 학교 건너편을 바라봤다. 운현의 말을 듣긴 한것 것인지 세류는 조용했고,
그에 개의치 않아 하던 운현은 다시 시선을 옮기어 중간에 우뚝하니 서있는 건물의 머릿부분을 가르켜 보였다.
"제가 짐작하기엔 저곳이 중심지예요. 저곳을 봐요, 세류 형. 그곳에 답이 있을테니까."
흐트러진 머리속이 운현의 단 한마디에 차차 정리되는 듯 싶었다. 세류는 턱을 들었고 중앙의 건물이 보여왔다.
아니 정확히 말해, 그 중앙 건물의 머릿부분. 그러니까 맨 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벽시계 하나가 시야에 잡혔다.
세류의 시선을 의식한 운현은 또 한번 피식하고는 웃어젖히며 '역시 그랬구나'하는 얼굴로 나즈막히 말했다.
"이 기운들은 저 시계에서부터 시작되어 학교 주변을 감싸고 있는거예요. 결코 나쁜 기운은 아니란 말이죠.
하지만 세류 형도 느꼇듯이, 저 기운은 점차 약해지고 있어요. 무엇을 봉인하던 저 시계가 깨진것이 보이시죠?
힘…. 어떠한 힘에 의해 깨진거예요. 무엇을 봉인하던 저 시계가. 그리고 무엇을 잠재우던 금제술(禁制術)이."
세류와 운현의 시선이 직시적으로 시계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고요함에 썪인 채 침묵을 지켰다.
한쪽 구석부분이 처참히 깨져나가, 덩그러니 중앙 건물의 머릿부분에 장착되어 있는 시계. 그런데 좀 이상했다.
과연 사람들중, 이렇게나 시설이 좋은 '윤항고'에 시계 하나 사들일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이가 몇명이나 될까?
볼품없고 유리마저 깨져버린. 아주 오래된 디자인에 관리 한번 못받은 듯한 저 시계를 바꿀수 없었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된 세류는 주저없이 운현에게 내던지는 말을 꺼냈고 운현은 별안간 표정을 조금 굳혀보였다.
"저 시계가 바뀌지 않은 이유는? 그리고 금제술이 쳐져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낼수 있었을까?
더군다나 여기는 이름난 학교고 운현이 니가 재학중이던 '윤항고'가 아니냔 말이야. 그런데도…. 이건 좀……."
세류는 말하던 것도 잠시, 고개를 저으며 다시금 시계쪽으로 시선을 돌리었다. 무언의 사실을 납득할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운현은 왜 자신을 이곳에 데리고 왔으며 저 답을 찾으라 한 것일까?
그 의도는? 아니지. 분명 운현의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토록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렇게 세류가 시계만을 응시하고 있을 때, 옆에서 난데없이 운현은 무엇을 중얼거렸다. 아이답지 않은 목소리.
16살에 귀엽다기 보다는 조금 정숙한. 하지만 일행에는 일상같이 들어온 운현의 목소리가 지금은 왠지 달랐다.
"답(答)…. 나는 그것을 알수 없어요. 나에게서 그 답을 찾으려 하지 마세요, 세류 형……."
그 다음, 자연스레 나오는 한숨. 그리고 그 눈빛에 깊고도 심오한 근심이 서려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무엇이 운현을 한숨지게 만든 것일까? 번민하는 듯한 저 얼굴은, 그 감정들을 숨기지 못하고 그대로를 들어냈다.
물론… 아까부터 세류는 시계에 시선을 두고, 중얼대는 운현을 바라보지도 않은 채 듣지도, 알지도 못하였지만.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그 답을 알더라도 그에따른 술책을 실천할수가 없을꺼예요, 세류 형.
나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꺼예요…. 지금의 나는 이 일들을 수습할 자신이 없어요. 하아. 지금의 나는…….'
**
'춤 추세요. 오직 그녀만을 위한 춤… 그녀를 위령하는 춤을…….'
'아… 피곤해! 너무 피곤해. 잠이 와. 자고 싶어. 푹 자고 싶어… 그러니 제발 날 쉴수 있도록 내버려 두란 말이야.
지겨워. 모든 것이 지겨워. 하지만 이건 다르지도 않아. …더이상 이러고 싶지 않아…. 내버려둬. 제발 나를…….'
힘이 들었다. 무엇이, 왜 그토록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는 알지 못하였으나 무언의 무게를 받은 듯, 힘이 들었다.
단지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다. 어디서, 왜 인지는 알수 없었으나 무언의 손아귀에서 꼼짝도 할수 없을것 같았다.
이 끔찍한 꿈에서… 현실보다 현실같은 곳에서 자신은 도망 칠수 있을까? 아니 한발자국 피하지도 못하는 곳,
뒤로 물러서는 것 마저 허용치 않는 이 끔찍한 곳에서 그 자신은 무엇을 할수가 있고, 무엇을 해야만 할까?
'나를 놓아줘. 나는 여지껏 단 한번의 반항 없이, 니가 시키는 대로 해왔잖아. 이젠 놓아줘. …이젠 쉬고싶어.
그래, 쉬고 싶어. 이젠 정말 쉬어야해. 그만 할때도 됐잖아. 놓아줘… 제발 놓아줘…. 나를… 나를 놓아줘. 응?'
'춤을… 추세요. 춤을 추셔야 합니다. 그것이 그녀의 원함이라면, 그녀를 위령할수만 있다면…….'
해연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했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자신의 울분 섞인 말들은 다 어디로 가고, 지겹도록 들어온 목소리의 울림만이 전해져 오는 것인가?
춤을 추라? 오직 그녀를 위한. 그녀를 위령하는 춤을? 어째서 해연만이 그녀 앞에서 춤을 춰야 하는 것인가?
이때 문득, 그것이 꼭 '춤'이지는 아니할것이란 생각이 퍼뜩 뇌리를 스치는 동시에 그 목소리를 들어야했다.
'춤 추세요. 그녀가 미소 지을때 까지. 그녀의 미소와 안식을 위하여…….'
**
"하아… 하아……."
소파에 잘 누워있던 소녀가 난데없이 땀으로 온 몸을 적셔놓은 채 벌떡 하고 일어나버리니 이 곳에 근무하던
이들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소녀를 위에서부터 부탁받아 맡고있던 경찰 두명은 급히 소파쪽으로 달려갔고,
사건현장과 제일 가까운 이 작은 경찰서의 근무직원, 그외 경찰들은 눈으로만 조금씩 힐끔거릴 뿐이었다.
"이봐, 학생. 괜찮은거야?"
"…아이고 온몸이 불덩이네, 불덩이!"
경찰 중 한명은 소녀의 이마를 짚어 보다, 그 뜨거운 열기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적게 잡아도 38~9도쯤?
잘 자고 있던 애가 왜 갑자기 이러는 것인지…. 경찰 둘의 주위에 몇몇의 경찰들이 합세하여 소녀를 둘러쌓다.
소녀는 현기증이 나는지 조용히 소파에 쓰러져버렸고, 난감해하던 경찰들 중 한 경찰이 먼저 말을 꺼내었다.
"이형사님께 말씀드려서 억지로라도 집에 들여보내야 하는건 아닌가 싶습니다만…."
"지금 이형사께서 내려주시는 허락이 중요한가? 이건 명령을 어겨서라도 돌려보내야 할 일이지."
그 경찰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집에 그만한 딸 하나 가지고 있다는 듯 나이깨나 먹어 보이는 한 경찰이
인상을 한껏 찌푸려보이며 시선으로 하여금 소녀를 가르켰다. 그렇다. 지금 그따위 명령이 중요할리 없었다.
"하지만 이 소녀는 연쇄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예요. 그렇게 쉽게 돌려보냈다간 형사님들께……."
"어허, 자네 정말 왜 이러는가. 우리집에 이만한 딸래미 없는 줄 아는가? 아이 부모님께선 또 얼마나 걱정을….
하여간 얼른 돌려보내는게 낫겠어. 지금 아이 이마를 짚어보게나. 이게 정상적인 사람의 체온이라고 생각하나?"
나이깨나 먹어 보이는 경찰은 외소한 체구의 경찰을 훈계하는 것 같으면서도 설득조로 한동안을 중얼거린 결과
의견을 정리한 경찰들 중, 가장 건장한 경찰 한명이 소녀를 엎으려는 듯 소녀의 한쪽 팔을 힘껏 들어 올렸을 때,
"아… 무슨 일 있나요?"
경찰서의 유리문이 소리없이 열리면서 긴 생머리를 높게 묶고 검은 정장 차림을 한 여자 한명이 들어섰다.
그녀는 매우 도도하면서도 청순함을 물씬 풍겨댔다. 머리를 높게 묶었음에도 허리의 반 이상 내려오는 머리.
잘 빠진 몸매에 걸쳐진 세로 줄무늬 심플한 정장은 그녀를 좀더 돋보이게 해 주었으며 옅은 화장이 어울렸다.
"아, 이수정 형사님 오셨습니까?"
제일 먼저 그녀의 앞에 나선 것은 외소한 체구의 경찰 한명이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헤벌쭉 해서는…….
실없는 사람처럼 실실 웃으며 자신을 반기는 외소한 체구의 경찰을 본 채, 만 채 하던 수정은 급히 물었다.
"무슨 일인지부터 말씀해 주시는게 순서일듯 싶네요. 용의……."
수정은 하도 소녀에 대해서 '용의자', 용의자 하고 들어대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용의자란 말을 할뻔 했다.
그러나 말소리는 작았고 말도 끝마치지 않은 수정이었기에 조금의 어려움도 없이 고쳐 말할수가 있었다.
"소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수정의 말에 경찰들은 조용했다. 소녀의 상태로 보아, 수정에게 미안하여 차마 대꾸 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필사적으로 수정의 시선을 피하려 들었고 젊은 경찰은 소녀의 손도 놓아버린지 오래였다. 그리고 그때,
"하……. 아우.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형사님. 사정이 있어서……."
요즘의 정신없는 머리스타일을 하고 그런대로 맞춰입은 듯한 검은 색 정장. 꽃미남 축의 어느 한 남자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 수정에게 장난처럼 목례를 해 보이곤 귀엽운 미소를 담아냈다. 정말이지 전혀 인위적이지 않은.
"아… 이 분은?"
"같은 부서 동료입니다. 그나저나 중요한건 이게 아닐텐데요."
수정은 자꾸만 경찰들이 자신의 물음을 회피하자 외소한 남자의 말에 건성대답을 하곤 소녀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남자를 스쳤는데 약간은 꺼림직했으나, 슬쩍 남자의 패찰을 보곤 '김민철'이라는 경찰임을 알수있었다.
소녀 앞에서 소녀의 이마를 짚어본 수정은 조금 놀란 듯, 손을 때며 저 멀리 뒤늦게 들어온 남자에게 말했다.
"정래현씨, 무엇보다 소녀가 우선이니까……. 지각의 댓가는 이정도로 덮어두기로 하겠습니다."
"예? 그게 무슨……."
래현이라 불리운 남자는 단번에 수정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몇번을 되물었고 수정은 조용히 답했다.
"정형사? 이 소녀 좀 업어주시겠어요? 하는 말이죠. 뜻 풀이 이해가셨나요?"
수정의 말에 래현은 풀이 죽은 채로 소녀에게 다가와, 수정이 조심조심 엎어놓은 소녀를 힘껏 등에 업었다.
너무 힘껏 올린 탓일까. 몇번을 휘청거리고 수정에게 몇마디 주의를 듣고나서야 균형을 잡아낼수 있었다.
"아우……. 이런건 유단자님께서 하셔야 하는 일이 아닌가요? 힘도 장난 아니신걸로 아는데……."
래현의 장난기 가득한 말에 수정은 대답대신, 래현의 바지 주머니에 삐죽 튀어나온 경찰 패찰을 꺼내들었다.
[……경찰청 형사계 강력부 속. 강력 2반 안재룡 반장 이하, 강래현 형사.]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파트너 자리를 메꾸어준 형사. 워낙 유능한 형사라 수정보다 바쁘기는 하지만말이다.
비록 파트너로 활동한지 얼마 안된 이들이지만 한번 맞물렸다하면, 손발이 척척맞는 파트너 중 파트너였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좀 엉성한 것이…. 나오라는 말을 수사가 아닌 다른 말로 들었다는 듯, 아쉬워하는 얼굴.
수정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혼자 피식하고 웃어보이곤 래현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어디로 가야합니까? 당연 이 부근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겠지요?"
경찰서 문을 반쯤 열어제끼고 몸을 기대고 있는 래현은 조금 힘에 겨운 듯, 낑낑대며 수정에게 물어왔다.
그 소리에 정신을 번뜩인 수정은 무의식 중에 그 패찰을 주머니에 쑤셔넣은 뒤, 그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당연한걸 왜 묻는지가 의문이군요. 잘 아셨다면 얼른 가야해요, 래현씨."
이제는 장난 칠 시간이 없었다. 래현의 등 위에서 헐떡이는 소녀를 보자하니 마음이 급해지는건 당연했다.
아직 물어야 할것도 많았고 의심가는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아마 그 열쇠는 소녀가 쥐고 있을 것이다.
수정은 열린 문을 빠져나가 경찰들의 인사도 무시한 채 한참을 뛰어갔다. 역시 마음이 조급한 모양이었다.
"젠장…. 이 부근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라면 어딜 가야한단 말이야! 으… 맨날 나만 가지구 뭐……."
"정래현씨! 안갑니까? 병원 가자구요, 병원!"
고정된 유리문을 발로 내닫던 래현은 투덜거리는 것도 잠시, 수정의 외침을 듣고 걸음에 속력을 붙혔다.
사실 아까부터 등에서 느껴지는 소녀의 숨소리가 계속 불규칙이었기에, 래현도 걱정할수 밖에 없었다.
**
'그랬군…. 그런거였어.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검객가문이라…….'
하라는 벌써 몇십 분째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팔짱을 낀 채로 눈을 감아 생각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미 몇대 전의 가문에서 앞 서적을 죄다 번역해 놓았다지만 그 뜻을 풀이하는데에 있어서는 모두가 그것을
공유하고 자신에 따라 행동해야하기 때문에 필요한 단어를 찾은 이상, 뜻을 풀이하는 것은 하라의 몫이었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이 뜻하는건 뭐지? 아니, 그러니까 그 직관적인 의미는…….'
하라는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어떤 방법으로든…. 뻔히 아는 것을 끝끝내 부정할 심산이었다.
그 페이지의 5번째 줄과 8번째 줄부터의 문장. 그것을 하라식으로 풀어서 구사해 본다면 즉 내용은 이러하다.
['검객가문 방씨일대'라 불리는 그들은 타이밍 하난 끝장나게 잘 맞춘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때 뒤에서 이를
저지하고 사신이 지랄맞게도 그 위험에 빠졌을때 그들은 그제야 비로소 모습을 들어낸다. 아니, 그럴수가 있다.
그리고 그 위험에서 이겨내지 못한다면 세상은 영원한 잠에 드리라. 구원이란, 구제란. 영원한 잠에 드리라…….]
'위험'이란 글자가 들어간 부분. 그것은 잠시 '위험'이란 글자로 대치했을 뿐, 대치된 단어는 예삿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검객가문 그들이 스스로 모습을 나타낼때까지 언급을 기밀하라니…. 하라는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젠장……. 알아낸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데… 그런데! 그거 못 받아 들이겠는데 어쩌라고오……. 하…."
하라는 한손을 들어 신경질 적으로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서로 포개지던 앞머리는 차츰차츰 제자리로 돌아갔다.
뭔가가 납득되질 않았다. 그 이유부터 불분명한데다 뭘 납득해야하고 할수 없는지조차 불확실하여 그저 답답했다.
위험. 그것은 그것으로 끝나지가 않는다. 그것을 이겨내지 못할때 세상이 잠든다는 것은 게임이 도중에 끝난 것과
같은 이치라는 말이다. 정말로 게임에 빗대어 말해본다면. 아니, 오히려 그것이 더 쉬운 해명방법일지도 몰랐다.
이 게임엔 아직 결말이 나서지 않았다. 다만 여러가지 관문을 놔두고 일행 등이 부셔가도록 해놓을 뿐이었다.
"이것이 '해엽상인단'을 뜻하는 것이라면……. 예언서도 아니고 말이야. 제엔자아앙……."
하라는 지금의 짜증스런 감정을 표현이라도 해내듯, 말끝을 흐리며 등받이에 몸을 더욱 깊이 파묻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시선은, 빛하나 없이 어둡기만 한 천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천장은 의문의 제재으로 제작되어,
희귀한 문향을 만들어내고 있었는데 그것에서 어떤 강한 기운이 흘러나온다는 것은 보통인들도 느낄수가 있었다.
물론 일행는 이미 익숙해졌거니 괜찮다지만, 재흉의 고양이 '미융'이 한동안 시름시름 앓을정도로 기운은 강했다.
"검객가문 방씨일대. 해엽상인단. 연홍거울. 몽환도. 팔개보물……. 이건 도대체가……."
하라는 무엇을 더 말하려다 귀찮은 듯, 입을 닫고 그 자세에서 눈을 감았다. 그저 이 서적을 읽었을 뿐인데….
도대체 시작된것은 무엇이고 끝나지 않은 것은 또 무엇인란 말인가? 설사 모든것이 직결되어 있다 말하여도
그것을 막을수 있는 어떠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지금은 머리를 식힐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조금 더 생각해볼수 있도록. 좀더 깊이, 좀더 넓게 검토하고 몇번이고 다시 되새겨 볼수 있는 시간이 말이다.
'위험……. 그것은 어쩜 그 무엇과 관련된…. 그리고 당연하지만 막을수 밖에 없는……. 아아…….'
혼잡스러웠다. 이 서적이 무엇을 전하려는 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33대의 서적……. 아직 반 정도 밖에 읽어보지 못한 서적이었다. 비교적 그리 두껍지도 않았고 다름없는….
지금의 하라가 '44대 후손'이니 10대가량 차이가 있는, 세월로 따져봐도 그 시공의 간격이 어마어마한 서적.
그런데 20대부터 생사의 알림길이 두절된 '검객가문 방씨일대'의 행방을 여기서 마음대로 필설해 놓다니….
아직 밖이 훤한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하라는 일순간 온 몸이 나른해짐을 느꼈다. 더이상 생각하기도 싫었다.
앞으로 몇일간 볼 글자들을 오늘 미리 다 본 것처럼 괜찮은 느낌이었다. 옆구리가 시리 듯 뭔가 휑한 느낌.
33대 서적 이후의 서적엔 더이상 '검객가문 방씨일대'의 언급은 뜸할뿐더러 좀처럼 볼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어떠한 감정들이 돌연 북받쳐 오르는 듯 했다.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했다.
'아…! 모처럼의 일요일인데……. 정말이지 모처럼의 일요일이 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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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일 이상 글을 쓰지 않았더라죠..
어제 한꺼번에 몰아서 쓴 흔적이 여기저기에 강하게 남아있는 듯..
정말 오랜만이죠? 우움.... 재미있는 글이 너무 많이 올라 와 있어서..
차마 어제 올릴수가 없었어요; 앞 내용 다 잊으셨겠지만........
으으. 안그래도 요즘이 시험기간이잖아요. 저흰 5월달에 시험 쳐서
늦게 오고 또 8교시도 하고 그러니까 컴퓨터 할 시간이 없었어요.
저를, 그리고 이 소설을 많은 분들이 잊으셨겠죠. 아으으으으으~~~~
어쨌거나...... 다들 건필이요.........
첫댓글 그래도 잘 쓰셨네요 ^^ 저도 대학에서 시험 치는 중이랍니다 ^^
으아아.. 역시 차이브씨 밖에 없는 건가요ㅜㅜㅜ 그리고 차이브씨도 저를 잊었을줄 알았어요. 방문이 너무 뜸했으니까... 아아, 또 나가야 하네. 다음편은 언제쯤에나........으으.
기다리고 기다렸던 4부 !!! 단편 소설에 조금 오버를 했습니다 .... 너무 반가운 나머지 ... 저희도 시험기간이예요 컴퓨터 잘 못하게 한답니다 ㅜㅜㅜㅜㅜ 그래서 한꺼번에 읽고 가요 ~ 다음편 기대할께요 ~
에에....... 정말 오랜만이시군요 별빛씨ㅜㅜ 저도 만만치 않아요. 하루에 30분도 못하는 처지인걸요 뭐..... 그래도 시간을 짬내셔서 읽어 주시니..... 감사드리죠, 뭐....
아, 기다렸어요. (일단 선자리에서 침부터 바르고,) 아니, 정말로 기다렸다구요. 무엇보다도 요르애뜨님은 한 회 연재에 롱타임 러닝이니까.. (제 2~3화 분량의 러닝타임이군요.) 그나저나 문체가 너무 부럽군요.. 제 지저분한 문체는 어떻게 고쳐지지가 않으니... 3화 기대할께요!
에에, 그거 칭찬 맞죠? 으아. 빨리 단테씨 소설을 읽어야 할텐데.. 하루에 30분도 못하는 처지에 너무 큰 바램이겠죠-_-.. 그래서 주말에 한꺼번에 읽으려구요. 읽고 꼬릿말도 채 못쓰는 시간일테니.. 앞부분이 벌써부터 가물가물.. 문체라면... 도대체 뭐가 지저분하지 않다는거죠-_-.......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