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의 사고방식은 S처럼 원인과 결과를 순서에 따라 쭉 따라가는 것이 아닌 마인드맵과 같은 연관성 사고방식이죠. 무엇을 무엇에 연관시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경우가 있는 듯 해요.
S: 야, 이 바나나 진짜 맛있는데 좀 먹을래? N: 응. 근데 갑자기 생각나서 그러는데 우리 학원 숙제가 며칠까지야? S: 7일... 아니, 바나나 얘기 하다가 갑자기 그게 왜 떠오르는 데 ?!?!!!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 그 동안 N의 머릿속.
S: 야, 이 바나나 진짜 맛있는데 좀 먹을래? N: (바나나... 내 사촌동생이 바나나 엄청 좋아하는데. 걘 꼭 원숭이 처럼 생겼어. 그래서 바나나를 좋아하는건가. 그래도 걔 머리 진짜 좋다던데, 전교 2등이랬어. 학원 다닌다니까 머리가 좋아서라고 단정지을 순 없는건가? 아차, 학원숙제 안 했다. 며칠 까지더라?) 응. 근데 갑자기 생각나서 그러는데 우리 학원 숙제가며칠까지야? S: 7일... 아니, 바나나 얘기 하다가 갑자기 그게 왜 떠오르는데?!?!!!
이러한 사고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N... 생각이 조금 느리다면 멍하다는 인상을 주고, 이러한 생각을 아주 빨리 해버리는 N이라면 쌩뚱맞은 소리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더라구요ㅋ
지나가던 고양이를 보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캥거루까지 떠올리는 것도 N들에겐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단, 그 생각의 과정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괴짜 취급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이건 예전에 본 어떤 수학교수에 대한 농담인데, 여기에 등장한 교수가 꼭 이런 극심한 N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옮겨 적어봅니다.
강의가 끝난 직후 이 수학 교수는 복도에서 한 학생에게 붙들렸다. 학생: 교수님, 강의시간에 해 주신 정리 2에 대한 증명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시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교수: (약 3분간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 침묵을 지키다가 밑도 끝도 없이) 그래요, 따라서 정리가 따라 나옵니다. 학생: 그렇지만 증명을 안해 주셨지 않습니까? 교수: (다시 황홀경에 빠지더니 이윽고 제정신으로 돌아와) -따라서 이 증명은 맞습니다. 학생: (황당해하며) 네, 그렇기는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아직도 저에게 어떻게 정리가 증명되는지는 안 가르쳐주셨습니다! 교수: 그래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증명해 보기로 합시다. (다시 황홀경에 빠짐) 그런 식으로도 역시 증명이 된단 말입니다. 지금까지 증명을 세가지나 해주었는데도 이해를 못 하겠다면 나도 어쩔 수가 없군요.
물론, 과장된 이야기니 현실에 이런 사람은 없겠지요ㅋㅋ
어쨌든 이렇게 많은 생각을 S와 같은 단계를 거치지 않고 단번에 해버리는 N들은 대화중 자꾸만 건너뛰어서 상대를 이해시키기 힘들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생각의 속도가 아주, 매우 빠른 N이라면 이런 문제도 겪습니다.
S: 너 이 책 읽어본 적 있어? N: 아, 그거 봤어. 근데 읽다보면 진짜 짜증나. 처음에는작가가주인공들에애정을가지고있다가끝에가서다죽이기시작하는데아무설명도없이그냥막죽이니까보는사람은황당하지.그래도나름교훈점을심으려노력은한거같은데... S: 잠깐, 잠깐! 좀 천천히 말해. 뭐라고?
생각은 이미 저~~~ 앞서 멀리까지 나가고 있는데 말의 속도는 따라와주지를 못하니 너무 급하게 말하거나 건너뛰게되고, 발음도 부정확해지기까지 합니다. 음, 이건 말이 많고 생각이 빠른 N에게만 해당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ㅎ
말하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N이거나, 말하기 귀찮은 상황이라면 아마 이런 문제가 생기겠지요.
S: 표정이 안 좋네. 무슨 고민 있어? N: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카메라가 있는데, 나는 더 좋은 걸 가지고 있어서 파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래도 누구 주기엔 새거라 아깝고, 직거래 하려도 교통비 드니까 가지고 있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가지고 있다고 해도 쓸모가 없고... 아 이걸 어떻게 다 설명해 귀찮아. 이런 계륵같은 상황... 아, 그렇지.) 계륵이야. S: 얜 꼭 앞뒤 다 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한다니까. 뭐가 계륵인데.. N: (에라이, 어차피 설명해야 하는군.)
물어본 사람입장에선 황당하기만 한 갖은 비유와 암시, 비약은 어쩌면 이래서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로 쓰니 긴것 같지만 실제로는 저보다 저 긴 생각도 순식간에 이동해서 대답해버리니 쌩뚱맞겠지요..
그래서 N들끼리 만나면 재밌는 대화상황이 연출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두루뭉실하게 얘기하면서 나름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듣고 있는ㅎ 아마 자신도 비유와 암시를 많이 쓰기 때문에 상대방 말의 의중 파악도 알아서 비교적 손쉽게 하는 것 같아요. 방금 전 상황이 서로 말하기 귀찮아하는 N과 N끼리였다고 해보지요.
N1: 표정이 안 좋네. 무슨 고민 있어? N2: (위와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쳐) 계륵이야. N1: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가. 그럴땐 어차피 고민해봐야 답이 안 나오잖아. 너무 깊은 생각하면 힘들어져. 차라리 나 같으면 식사를 중단하고 나오겠어. 아무래도 가만히 있는 것 보단 몸을 움직이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기분전환을 하는 게 낫겠지? 마침 계륵 소리 들으니까 치킨먹고 싶네.)그럼 뭐 맛있는것 좀 먹으러 갈래?
아마 그 후 N2는 고개를 끄덕이고 N1과 치킨을 먹으며, 마음 내키는 순간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게 되겠죠. 아니면 그냥 계속 놔둘 수도 있구요. N1이 N2에게 묻지않고 '알아서' 상황을 생각해줬기 때문에, N2는 하기 싫던 귀찮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N1이 이렇게 넘겨 짚는 덕분에 잘못 넘겨 짚어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N들의 이렇게 넘겨짚는 대화는 이어질 것 같지 않은데도 술술 이어지는 게 재밌습니다.
이렇게 다르다보니 N/S 소통이 힘든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S입장에선 실질적인 얘기는 안 하고 헛소리만 하고 있는 N이 답답해보이고, N은 알아서 넘겨 짚지 자꾸 구체적으로 따져묻는 S가 불편하고...
구체적으로 파고드는 S들의 대화는 이미 열두 징검다리 넘어가서 생각하고 있는 N들이 듣기엔 지루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충대충 건너뛰기만 하는 N들의 대화는 S들은 대체 뭐 하자는 건지 지루할 거구요. N은 S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말할 때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용어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해야겠고, S은 뭐든지 연상/이미지화 시켜서 대충 비약하는 N의 말의 의중을 파악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생각이 너무 많거나 빠른, N들의 괴이하지만 재밌는 대화법. 보통 대화의 내용 (자신의 이상이나, 추상적인 얘기, 현실에 없는 것에 관한 얘기) 이 다르다는 점에서는 많이들 말씀을 하시지만, 대화 방법 그 자체도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재밌더라구요^^
N도 NF/NT, IN/EN 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어떻게... N분들은 공감하시나요?^^
나여 머릿속에서 생각 다 하고 말함 ㅋㅎ
나다.... 계륵이야 개공감 말하기너무귀찮아 다설명해야하는게 가끔 번잡스러워서 s인 남친힌테는 나중에 말할테니까묻지말아달라함ㅋㅋㅋ
와... 나만 이런건줄 알았는데 이게 n의 특징이었다니....
나랑 친언니 둘 다 n인데 5분만 대화해도 100개의 주제가 나옴
나야나 흑흑
존나 나다 진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