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당신이여
존 밀턴
사랑하는
내 당신이여
나의 슬픔은
당신의 슬픔이 되지만
당신의 기쁨은
나에게 기쁨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슬픔이 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내 당신이여
당신이 꽃이라면
나는 꽃에서 떨어져 나뒹구는 꽃잎이기에
당신과 못다 이른 사랑의 슬픔으로
가득한 내 마음은
언제나 당신의 기쁨조차
슬픔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내 당신이여
당신이 저 뜨거운 태양이라면
나는 밤에만 떠오르는 달이기에
영영 만날 수 없는 슬픔에 젖어
언제나 아픔을 노래할 것입니다.
[시인의 시 이야기]
영국의 시인으로 <실낙원>이라는 대서사시를 남긴 존 밀턴은 지독한 가난을 안고 살았습니다. 거기다 실명을 하고 병마에 시달렸지요. 그러나 그는 “극심한 고통을 겪어봐야 뛰어난 작품을 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나는 하나님의 뜻을 원망하지 않는다. 믿음과 희망의 끈을 놓지도 않는다. 단지 참고 견디며 살아갈 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강한 신념과 믿음을 가진 밀턴이지만 시 <사랑하는 내 당신이여>에서는 슬픈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처럼 앞을 못 보고, 병마에 시달리고, 거기다 가난하기까지 하니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별처럼 아픈 사랑은 없으니까요.
사랑의 이별이 절절히도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평생토록 가슴에 화인(火印)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별이 없는 사랑, 그 사랑은 정녕 없는 것일까요. 사랑의 이율배반적인 이름 이별, 이별은 참으로 아프고 서글픈 사랑이지요. 당신은 이별 없는 기쁨의 사랑을 하기 바랍니다.
출처 : 《위로와 평안의 시》
엮은이 : 김옥림, 펴낸이 : 임종관
김옥림 :
-시, 소설, 동화, 교양, 자기개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교육 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시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아침이 행복해지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안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365일 마음산책》, 《법정의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멋지게 나이 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에 새기는 명품 명언》,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법정 시로 태어나다》, 《이건희 담대한 명언》 외 다수가 있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