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거의 동일했다.
산불 예방을 위한 '산행금지'가 풀리는 시기는 해마다 5월 15일 전후였다.
'국립공원'은 대동소이했다.
금년에도 그랬다.
그래서 행복한 마음으로 내일 새벽에 광대하고 푸르른 '설악'을 향해 떠나려 한다.
나의 고교 4년 선배이신 사랑하는 '영태 형님'을 기리기 위한 '메모리얼 하이킹'을 진행할 예정이다.
형님은 떠나셨지만 무척이나 '설악'을 아끼고 사랑하셨다.
특히 '공룡'을 좋아하셨다.
'영태 형님'과 동기인 고교 52회 형님들 5부부 총 10명과 55회 한 부부, 57회 한 부부 그리고 형수님을 모시고 설악에 간다.
모두 16명이다.
적지 않은 인원이다.
속초 '한화 리조트'에 큰 규모의 객실 2실을 예약했고, 1박2일 간 점심 도시락과 식당도 익히 잘 아는 곳으로 예약해 두었다.
각종 준비물과 동선, 교통편, 시간배분, 비용까지 몇 번을 체크하고 확인했다.
형님들은 "경험 많은 네가 가이드를 해주니 마음이 편하고 좋다며 하늘나라에 있는 우리 친구도 무척 좋아할 거야. 그리고 아우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셨다.
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도 있고, 무릎이 안 좋아 중간까지만 동행하겠다는 분들도 있다.
대개 형수님들이 그러신다.
그래서 왕복 16K의 '천불동 코스'인데 3개 그룹으로 나누기로 했다.
첫째 그룹은 '소공원'에서 '비선대' 분기점까지, 둘째 그룹은 '양폭산장'까지, 셋째 그룹은 '무너미'를 거쳐 '공룡 초입'까지 가기로 했다.
'공룡의 초입'에서 간단하게 '제'를 지낼 예정인데 이것저것 챙길 것들이 많다.
목판 '서각작품'도 상당히 무겁다.
전체적으로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건장한 남성들 몇 명에게 배분하고 나머지는 내가 짊어지고 가려 한다.
수많은 돌계단 하나 하나에, 깊고 험한 '천불동'의 계곡길 굽이 굽이에 형제애와 추억을 아로새기며 한 발 한 발 진중한 마음으로 오르려 한다.
우리도 언젠가는 모두 떠날 것이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살아 생전에 영태 형님과 나눴던 숱한 정과 사랑을 반추하면서 감사기도를 드리고 싶다.
말 그대로 사랑하는 형님을 추억하는 '메모리얼 하이킹'이 될 것이다.
시간이 간다.
총알보다 더 빠르게 간다.
하루 하루 각자의 소신과 생각대로, 저마다의 양태와 빛깔은 다르겠지만 언제나 알차고 향기롭게 각자의 인생여정을 모자이크해 가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누군가에게 허락 받은 뒤에 행동하지 말고 먼저 저지른 뒤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삶이다"라고 믿는다.
좌고우면하며 우물쭈물하는 새에 오 년, 십 년 바람처럼 훌쩍 간다.
아니, 그보다 더 빠르게 흐른다.
신록이 눈부시게 빛나는 아름다운 5월의 셋째 주말이다.
모두에게 최고의 주말이 되길 빈다.
더 사랑하고, 더 감사하며 더 배려하는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파이팅이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