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하늘 관찰 애호가들이 3년 만에 재현된 블러드 문(Blood Moon,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붉게 보이는 현상)을 보겠다며 8일 새벽 잠자리를 해쳐가며 애타게 하늘을 올려다 봤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자택(아파트 11층)에서 서쪽으로 향한 창문을 열어 목을 빼고 기대했으나 절정이라던 새벽 3시 11분에 구름이 잔뜩 끼어 붉은 달을 볼 수 없었다. 다른 일에 몰두하다 언뜻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더니 반달 비스무레한 것이 빛을 흘리고 있었다. 붉은 색 기운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반달처럼 보였다. 이 때가 4시 35분쯤이었다. 그 뒤 보름달이 지구 그림자를 벗어내고 온전히 돌아오는 모습을 천천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5시가 조금 안돼 온전한 보름달이 되면서 개기월식 쇼는 막을 내렸다.
다른 지역에서 촬영된 사진들을 새벽 내내 찾아봤는데 마찬가지로 신통찮았다.
여러 나라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한 데 모은 BBC 노력에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년 3월 3일에 다시 블러드 문을 볼 수 있다니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하지만 이 때 한국에서는 월식 후반부에 달이 떠 부분적으로만 구경할 수 있다. 온전히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2029년 1월 1일 새벽까지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