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다시 듣고 싶은 노래는 철새처럼 날아간다 여섯 줄의 슬픈 고백 주말드라마 주인공처럼
화려한 날들은 아픈 손가락들의 연애편지 지울 수 없는 하숙집 그림자들의 외줄타기
- <사색의향기 문화나눔 밴드> 이현우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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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 카페에 썼던 것 같은데, 벽에 걸린 기타가 오늘도 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고2때, 동네 형이 "The house of rising sun"을 기타로 멋있게 치는 것을 보고 기타를 배울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형은, 원주에서 밴드 기타리스트를 하다 집에 잠시 쉬러 오셨었는데, 이 노래의 애드립 부분에 꽂혀 배우겠다고 했죠.
형이 일주일 밖에 시간이 없다시며, 일주일 동안에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배우겠냐 하시기에 덜컥 하겠다고 대답은 했는데, 손가락 끝에 물집이 잡혀 터져도 잠시도 쉬지 않고 치라고 하실 줄은 몰랐죠. 덕분에 일주일 만에 대충 코드도 잡고, 반주 스트로크도 배우고.....
그러다 대학에 갔고, 이번에 클래식 기타에 꽂혀 대여섯달 둥당거리다가 이건 너무 어려운데, 하고 통기타로 돌아섰습니다. 동아리를 만들어 가리방으로 악보를 긁어 등사해 나누어 갖고 강대 소나무 숲 잔디밭에 앉아 둥당거렸었죠.
40이 조금 넘어 갖고 있던 기타를 버렸었고, 몇 년 전에 다시 해 볼까 하고 하나 샀습니다만,
아직도 벽에 걸려 있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