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설(瑞雪)이 만든 새로운 세상
오늘 서설이 내린다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떠나
팔공산 동화사, 부인사를 찾아 마음을 다쓰려본다
내린 눈에 겨울 한파 속에 얼어붙었던 감나무의 붉은 홍시마저,
솜털 같은 '눈 이불'에 덮여 잠시나마 포근한 휴식을 누렸다.
을사년 새해, 희망과 안녕을 기원하며 한 해의 계획을 세울 때지만
정국은 더욱 혼란스럽다. 계엄과 탄핵 사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물들였다.
이때 위로라도 하듯,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내려와 어지러운 세상을 뒤덮었다.
조금씩 흩날리던 '눈송이'는 시간이 흐르자 탐스러운 '눈꽃'으로 변모하여
세상을 하얀 백지로 만들었다.
까치밥이 산사 기와집 지붕위로 쭉쭉 뻗어 있는
앙상한 가지 끝에 외롭게 매달려
향수처럼 빨갛게 익어 있다
석양빛을받아 유난히 빨갛고 한결이 아름답다
고향을 만나듯 가슴이 뿌듯해진다
까치밥 홍시
초가지붕이 뒤섞인 풍경이 정겹다.
안동 하회마을 아늑한 농촌이다.
가을답게 담장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까치밥이 아닌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달린 홍시가 그림이다.
평화로운 전형적인 농촌풍경이 마음에 쏙 든다.
삶이 여유롭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가을답게 담장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까치밥이 아닌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달린 홍시가 그림이다.
평화로롭고 여유로움이 전형적인 농촌...
앙상한 가지 끝에 빨간 홍시 서너 개를 달고 있는 감나무가 안쓰럽다.
푸르던 잎은 떨군 지 오래다.
주렁주렁 매달렸던 홍시는 그래도 나무 꼭대기에 남아 까치밥이 됐다.
에리자베스 여왕 안동 하회마을 아늑한 농촌을 방문 하였을 때
감나무에 달려 있는 까치밥을 보고 물었다
까치밥은 ‘감나무의 열매 중 따지 않고 까치 등 날짐승이 먹으라고 남겨 놓은 감’
자연을 사랑하고, 새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고상한 민족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
자연과 함께, 더불어, 같이 어울러 사는 까치밥
안동 하회마을 아늑한 농촌이다.
가을답게 담장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까치밥이 아닌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달린 홍시가 그림이다.
평화로운 전형적인 농촌풍경이 마음에 쏙 든다.
삶이 여유롭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하늘을 맴돌던 직박구리 한 마리 홍시에 부리를 묻고 연신 쪼아댄다.
시인 김남주는 ‘옛 마을을 지나며’라는 시를 통해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라고 읊었다.
까치밥은 ‘감나무의 열매 중 따지 않고 까치 등 날짐승이 먹으라고 남겨 놓은 감’
너나 없이 가난한 세상,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시절에도
생명의 온기를 나눴던 배려가 담겨 있다.
까치밥은 자연과 함께 사는 조상들의 지혜다.
지혜의 보고 탈무드도‘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까치밥을 따 버리면 빈 겨울 하늘만 남을 것’이라고 노래한 시인도 있다.
엄혹한 계절, 까치밥 홍시가 있어 그나마 각박한 세상이 가벼워진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조만간 광화문 네거리에도 구세군 종소리가 울리리라.
공주의 시골 어귀에서 본 까치밥 홍시가 떠오른다.
까치밥은 향수의 열매
가을이 돌아선 길목에서
가을 한자락 붙들고
못내 아쉬워 발갛게 영글어가는 까치밥
산골의 밤은 땅거미가 가습해오고
고요한 어둠속에 명주 실오라기 같은 개울 물소리가 들린다
까치밥은 흙냄새 물씬거리는 소박한 멋이다
칠월칠석날 밤애 견우직녀 가오작교에서 눈물의 해후를 한다
그 사랑의 가교를 까막까치들이 지상의 풀잎과 흙, 그리고 나뭇가지를 입으로 물어나르고,
머리 위에 담아 날라서 정성껏 지어 준다
칠석이 지나면 까막까치들의 머리 정수리는 털이 빠지고 팔팔한 기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늦은 가을 되어서야 까치밥을 파먹고 비로소 힘을 얻는다는
까막까치의 연약한 뿌리로 쪼아 먹는 아름다운 전설이 낭만처럼 들린다
조용한 이름 아침 까치가 와서 깍깍깍 울면
온 집안 식구가 저마다 설레는 가슴으로 기쁜 소식을 기다린다
물을 길어 오던 새댁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간 낭군님이
설빔 옷감이며 진귀한 화장품을 사들고
석양 무렵 사리문을 밀며 불쑥 들어서지 않을까
뜨락에 낙엽을 쓸고 있는 할아버지에게도 큰 아들의 생남소식
잠시 허리를 펴고 며느리를 생각한다
까치 소리를 듣고 방비를 든채 마루에 선 할머니는 시집간 딸이 외손녀
등에 얻고 호떡을 양손에 들도 돌담길을 돌아 들어올것만 같아 금시 눈시울이 젖어든다
한알의 감을 나뭇가지에 달아두고 까치를 집으로 불러들어 까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순진하고 아름답고 정다운 이름 까치밥
까치밥의 풍류나 멋으로 알고 살아온 순진무궁한 사람들이 사는 한국땅 (까치밥)
부인사 담장 밖 감나무가지에 달리 까치밥
까치밥은 기도와 소망의 열매
풍요한 수확을 주신 자연에 감사하고 이듬해 풍년을 빌고
알뜰한 정성의 기도와 소망이 알알이 빨갛게 익어간다
항상 부족한 마음을 채려고 애태우며 허덕이는 욕망은 있어도
간절한 소망을 지니지 못한 어리썩음
까치밥의 아름다움도 모르고
종교는 있어도 기도은 없고
저주할 줄은 알아도 감사할 줄 모르고
향락은 바라면서 희열과 감격을 모르고
하나님의 사랑의 말씀을 듣고 가슴 뜨거운 감동이 없는 시대
슬픈 풍토가 나의 가슴을 허물어 뜨리고 마음의 창가에 빨간 까치밥이 담아두리라
까막 까치의 밥이되어 상처투성이로 쭈끄러든 까치밥
차가운 북풍이 몰아치는 어느날 까막까치의 밥으로 조용히 자취를 간추기를 기도한다
산사의 감나무 가지에 매달려 겨울 한파 속에 얼어붙었던
감나무의 붉은 끼치밥 홍시마저,
솜털 같은 '눈이불'에 덮여 잠시나마 포근한 휴식을 누렸다
눈을 처음 본 강아지처럼 창밖 설경에 홀려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눈이 제법 내리자 익숙한 풍경은 사라지고 설국이 펼쳐졌다.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조심스럽게 걸었다.
점점 굵어지는 '눈세례'를 맞으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현실 속 또 다른 세상,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나무들은 흰 옷을 입고 서로 속삭이는 듯했다.
오랜만에 도심에서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세상의 소리가 멈추자 온몸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백지 같은 눈 위에 우리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첫 발자국을 남기듯 조심스럽게 혼란한 세상을 향해 '한 글자 한 글자'를….
지난해는 아쉬움과 후회가 눈처럼 겹겹이 쌓였지만,
새해엔 '한 겹 한 겹' 걷어내고 새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눈이 세상을 정화하듯 새롭게 정리하고 시작할 때다.
하얀 목련꽃 가득 피우다
김보람
창밖이
눈부시게 환하다
이슬비와 함박눈으로 빚은
새하얀 꽃이
목련 나뭇가지마다 피었다
꽃눈이 벌어지기도
전에
꽃 좋아하는
우리 할머니 보시라고
하느님이
병원 창밖에
하얀 목련꽃을
가득 피워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