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여파로 집값이 분양가 밑으로 떨어진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또한 값이 떨어진 분양권 급매물들이 쌓이고 있다.
특히 입주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경기 용인·인천 서구일대의 경우 단기투자목적으로 분양권을 매입했던 소액투자자들의 ‘손절매’성 매물이 쏟아지며 ‘분양권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인천지역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도 분양가 아래에서 매물이 나오면서 서울 동시분양시장까지 위축되고 있다. 당분간 새 아파트 입주율 저조현상과 분양권값 약세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수도권일대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를 흔히 볼 수 있다. 경기지역 일부 아파트는 분양가 대비 1000만∼2000만원 빠진 분양권이 늘어나는 추세고,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도 1000만원 안팎으로 떨어진 분양권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경기 광명시 소하동 ‘우림루미아트’ 31평형 조합원 분양권의 경우 2억6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는 분양가(2억8500만원) 보다 2000만원이 빠진 것이다. 인근 거성컨설팅공인 관계자는 “전매가 가능한 조합원 분양권의 경우 경제 사정으로 싸게 내놓는 매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쌍용스윗닷홈’ 아파트의 32평형 조합원 분양권도 분양가(3억500만원) 보다 1000만원 이상 빠진 2억93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고, 은평구 구산동 ‘브라운스톤’ 34평형도 분양가 대비 1000만원 가량 떨어진 2억8800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인천 서구 검단사거리 주변의 마전지구, 검단2지구일대 새 아파트들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구 검단2지구 ‘금호어울림’ 32평형 매매가는 1억4380만원선으로 분양가(1억4980만원) 대비 500만원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일부 급매물은 최고 1400만원까지 떨어져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36가구 가운데 입주한 가구수가 100가구 안팎으로 입주율도 절반을 밑돌고 있다.
이밖에 마전지구 ‘풍림아이원1차’, ‘대원레스피아’ 주변 중개업소에도 분양가 대비 대부분 500만원 밑으로 떨어진 매물을 볼 수 있다.
◇용인,분양권 대란=용인시 죽전지구 우승 공인중개사 우승희 사장은 지난달 30일 “입주가 시작된 죽전 현대홈타운 7차 32평은 1억∼1억 5000만원을 호가하던 분양권 시세가 최근 5000만∼60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매수문의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용인시 상갈리 2000 부동산 최창희 대표도 “구갈 3지구내 코오롱 하늘채,한라 비발디 등의 아파트 분양권을 지난해 분양권전매금지 조치 직전 6000만∼7000만원에 샀던 투자자들이 최근 절반가격인 3000만∼4000만원에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래도 이같은 대단지 택지개발지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비 택지개발지구내 ‘나홀로 분양’아파트는 프리미엄을 포기한 분양권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용인시 구성읍 산내들공인 서규석 사장은 “입주가 시작되면서 건설회사에 내야 하는 각종 연체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어떻게든 분양권을 처분해 달라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양권대란의 최대 피해자는 지난해 5월이전 이 일대 분양권에 대해 ‘묻지마투자’를 단행했던 일반 소액 투자자들이다.
입주전에 분양권을 되팔아 1000만∼2000만원 가량을 벌어보겠다고 나선 소액 투자자들이 ‘끝물’을 만나 이익은 커녕 원금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주택수요가 줄어든데다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의 투매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용인 지역의 경우 올해에만 2만4500가구가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고,내년에도 공급물량이 쏟아질 계획이어서 수요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는 상태다.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신봉,동천 부근의 경우 판교입주가 시작되는 내년까지 ‘버티기’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지역별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분양권을 처분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정보업체에서는 “전체적으로 볼때 최근 3년간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30만가구 이상 초과공급된 상태”라며 “아파트값은 오는 2006년까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급매물에도 매수세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