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백(3)
"형, 승현이 형!"
대성은 불러도 대답없는 승현때문에 답답해 미칠 것만 같았다. 뭐, 승현이 정신줄을 놓은 것이 그닥 생소하거나 놀랄만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 오늘은 무슨 이유에선지 다른 날보다 멍한 정도가 더 심했다. 몇 번을 부르고, 또 불러봐도 승현이 멍한 상태 그대로이자, 결국 혼자 힘으로 승현을 깨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성이 거실에서 자신이 출연한 음악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고 있던 승리를 불렀다.
"승리야! 승현이 형 좀 깨워줘! 오늘은 형 정신줄이 끊어질 거 같애!"
"형! 나 지금 음악 프로그램 모니터하고 있어!"
"몰라 몰라! 너 빨리 안오면 진짜 승현이 형 정신줄 끊어질지도 몰라!"
대성의 막무가내식 협박에 꼬박꼬박 말대답하던 승리가 조용해졌다. 어쩔 수 없이 승리가 신경질적인 투로 대답했다.
"아이 씨. 알았으니까 기다려! 내 파트만 보고 갈게!"
얼마지나지 않아 승리가 자기 파트 모니터를 모두 끝냈는지, 대성과 승현의 방으로 들어왔다. 대성이 손가락으로 멍한 승현을 가리키며 깨워달라는 손짓을 했다. 승리가 손가락을 둥글게 말아보이며 알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승리가 씨익 웃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승현에게 다가갔다.
"야!!! 최승현!!!"
"누가 반말..."
"양갱 날아간다! 헉! 고구마 양갱이야!"
"어디! 어디!"
양갱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든 승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아도 고구마 양갱은 커녕 고구마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승리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승현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없잖아. 양갱."
"그치만 형 깨우는 데는 이게 최고잖아."
승리가 베시시 웃으며 자기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대성이 둘의 모습이 우스웠는지 침대에 드러누워 킥킥 웃었다. 난데없는 웃음 소리에 고개를 돌려 대성을 잠시 응시하던 승현이, 승리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승리야. 형은 니 목소리만 들으면 잠이 깨더라."
"형. 다른 사람들은 형 목소리만 들으면 잠이 깨."
최고 연장자 승현과 막내 승리의 은근한 대립에 대성의 킥킥 대는 웃음 소리가 좀 더 커졌다.
"넌 왜 사람을 깨울 때 비정상적인 방법만 쓰냐? 흔들어서 깨울 수는 없냐?"
"형이 멍한 게 비정상적이라서 나도 비정상적으로 형을 깨울 수 밖에 없는 거지. 그치, 대성이 형?"
"큭큭큭..."
승리의 물음에 대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새어나오는 웃음 소리는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겨우 겨우 웃음을 참은 대성이 한 팔로 침대를 짚고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 대성의 입가에는 아직도 희미한 웃음기가 남아있었다.
"큭큭큭... 근데 승현이 형. 왜 오늘은 다른 때보다 멍한게 더 심해? 무슨 일 있었어?"
멀쩡하던 승현의 얼굴이 갑자기 붉게 달아올랐다. 승현이 어울리지 않게 머뭇머뭇 거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이효리랑 손 잡았어."
진심으로 수줍어하는 승현의 모습이 우스웠는지 겨우 웃음을 참았던 대성이 또다시 폭소했다. 거기에 승리의 웃음 소리까지 더해졌다. 이효리와 손을 잡았다는 것 만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승현을 가운데 두고, 대성과 승리는 한참동안 웃었다. 그들의 쩌렁쩌렁한 웃음 소리는 각자 자기 방에서 달콤한 낮잠을 즐기고 있던 지용과 태양에게까지 들릴 만큼 컸다. 결국 지용과 태양은 잠을 설치고 말았다.
"야! 씨끄러! 잠 다 깼잖아!"
"잘 땐 조용히 좀 합시다!"
신경질적인 지용과 태양의 목소리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깔깔 거리며 웃던 대성과 승리의 낯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지용이 형이랑 영배 형 깼다."
"...또 연습하러 가자는 거 아니야?"
"설마. 연습하고 온지 두 시간도 안지났는데?"
대성과 승리가 어깨을 움츠리며 두려운 듯 중얼거렸다. 그 때, 문이 활짝 열렸고, 동시에 지용과 태양의 목소리가 들렸다.
"연습하러 가자."
***
곁눈질로 대성과 승리를 흘끔 흘끔 보던 승현이 씨익 웃었다. 지용이와 태양이가 연습하러 가자고 할 때는 울상이더니, 연습실에서는 정작 본인들이 더욱 열심히다. 승현이 맡는 부분이 나오자, 승현이 앞으로 나가며 춤췄다.
몇 시간 째, 멤버들과 함께 열심히 안무 연습을 하고 있는 승현을, 매니저가 손짓으로 불러냈다. 승현이 고개를 한 번 갸우뚱 거리더니 매니저에게 다가갔다.
"형. 왜?"
"승현아. '패밀리가 떴다'라고... 아냐?"
"...대성이가 하는 거?"
"응. 거기서 섭외가 들어왔는데... 너 한 번 나가볼래?"
매니저의 물음에 승현이 깜짝 놀라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나?"
"응. 대성이는 고정 멤버고 지용이는 전에 출연했었고 해서."
"태양이랑 승리도 있잖아?"
"태양이는 솔로 앨범 준비때문에 바쁘고 승리는 뮤지컬 때문에 바쁘잖아."
승현의 왼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러니까 결국 한가하게 노는 멤버가 나 밖에 없으니까 나보고 나가라는 거 잖아?"
"으흐흐. 빙고. 엄정화 누님 앨범 활동도 끝났고 말이야. 딱 좋잖아."
승현이 뚱한 표정을 짓자, 매니저가 할 수 없이 승현이 혹 할만한 조건을 내세웠다.
"양갱 한 박스."
내심 기다리고 있던 말이 나오자, 승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종류는?"
"고구마."
"오케이."
첫댓글 재밌어서 킥킥거리면서 봤어요- 기대할게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기다리고 있었는데.. ㅋㅋ 이번편두 재미있어요.. 다음편두 기대할게요.ㅋㅋ
고구마 양갱......ㅋㅋ 다음편기대할게요.
연재중단된 소설의 결론 : 약 1달 반후 이 둘은 mkmf에서 키스를 합니다 짝짝짝
아악! 뒷편뒷편뒷편 ㅠ_ㅠ_ㅠ_ㅠ_ㅠ 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밋어용 흥미진진
잼써용용 감사합니당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