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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로비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왼손에는 법전을, 오른손에는 엄정한 판결을 상징하는 저울을 들고 있다.|김창길기자 |
ㆍ고현철 대법관 내달 퇴임…신영철·구욱서·오세욱 물망다음달 임기를 마치는 고현철 대법관의 후임 자리는 보수 성향의 정통 고위법관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데다 진보 성향 인사는 이명박 정부의 ‘코드’에 맞지 않는다는 관측 때문이다. 지난 9월 감사원장으로 옮겨간 김황식 전 대법관의 자리에 교수 출신의 양창수 대법관이 임명됐으니 이번엔 정통 법관이 맡을 차례라는 법원 내부의 목소리도 높다.
‘0순위’로 거론되는 후보는 신영철 서울중앙지방법원장(사시18회)이다. 전형적인 ‘엘리트 법관’으로 실력과 경륜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고 대법관과 같은 대전 출신이다.
구욱서 서울남부지방법원장과 오세욱 광주지방법원장, 송진현 서울행정법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모두 신 원장과 같은 사시18회다. 구 원장은 비서울대 출신(경북대)에 이명박 정부 들어 약진하고 있는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임명된 차한성 대법관도 TK 출신이라 지역 편중을 깨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오 원장은 이용훈 대법원장의 고교 후배이자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다. 법관 재직 시절의 대부분을 광주에서 보낸 ‘향판’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직전 임명된 양창수 대법관이 범호남권인 제주 출신이라 연거푸 호남 출신을 제청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송 원장은 친형인 송진훈 태평양 고문변호사가 과거 대법관을 지낸 바 있다.
한 기수 아래의 사시 19회에서는 이인재 서울동부지방법원장, 김용균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유원규 서울서부지방법원장 등이 후보군이다. 파격적으로 기수가 내려가 사시 20회가 선택될 경우 이진성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거론된다.
후임 대법관은 변호사 단체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20여명의 후보 가운데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위원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가 3~5명의 후보를 압축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1명을 선택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함으로써 결정된다. 진보·개혁적 인사를 주로 추천해온 민변과 참여연대 등은 이번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았다.
고 대법관의 후임과 이번 정권에서 임명된 2명(차한성·양창수 대법관)을 제외하고 이용훈 대법원장을 비롯한 나머지 대법관 10명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에 교체될 예정이다.
<박영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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