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일의 형태와 방식은 계속 진화해 왔는데
사무실은 100년 전 모습 그대로다?
100년 전인 1920년 초반, 현대적인 모습의 사무실이 등장했다. 개인별로 지급된 책상에 타자기와 전화기, 서류함이 놓여 있다. 대중교통이 사람들을 일터까지 실어나르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해야 할 만큼 고층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직원들은 깔끔하게 줄지은 책상 앞에 앉아서 타이핑을 하고 서류철을 만든다. 들어오고 나갈 때는 출근 기록을 남기고, 퇴근 시간이 되면 어둑해진 거리로 나와서 수천 명의 인파에 떠밀린다.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 책의 저자 제레미 마이어슨과 필립 로스는 영국 왕립예술대학 디자인 분야의 명예교수와 미래학자로, 일과 업무 공간에 대해 20여 년간 탐구해 왔고 전 세계 30개 이상의 나라·도시에서 일류 연사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트렌드를 전망하며 강연하는 워크테크 콘퍼런스를 열어 왔다. 폭넓은 시야와 깊은 인사이트를 갖춘 저자들은 ‘모던 오피스’라고 불리던 사무실의 100년 변천사를 통해 일과 업무 공간의 과거와 현재 진화하고 있는 모습을 짚어보고, 앞으로 변해갈 직업 세계를 내다본다. 그 과정에서 일하는 삶의 리듬, 도시 경관, 업무 공간에서 얻는 경험에 대해 설명하고, 기존의 틀이 깨지고 일의 미래를 새롭게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때 벽 안에서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멍청한 컨테이너 박스’였던 업무 공간이 어떻게 하이브리드 워크가 시행되는 장소로 변모했는지, 직원들에게 초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재창조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일과 공간의 재창조』의 두 저자가 펼쳐둔 직업 세계의 변화를 함께 들여다보자.
👨🏫 저자 소개
제레미 마이어슨
9년 연속 세계 대학 순위 중 미술·디자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헬렌 햄린 센터(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 디자인 분야의 명예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2003년부터 필립 로스와 다양한 분야의 일류 연사들이 업무 공간의 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트렌드를 전망하며 강연하는 콘퍼런스인 워크테크(Worktech)를 전 세계 30개국에 개최해 왔다. 나아가 2016년에는 직장과 일의 미래에 대한 온라인 지식 플랫폼이자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워크테크 아카데미(Worktech Academy)도 공동 설립했다. 저서로는 『창의적 사무공간』 등이 있다.
필립 로스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과 일하는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전문가이자 미래학자다. 논평과 여러 기업에서 자신만의 전문 지식을 나눠주는 고문 역할도 활발히 하는 중이다.
📜 목차
들어가며_언러닝, 기존의 지식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
PART 1. 100년 사무실 변천사
_현대적인 모습의 사무실은 언제 탄생되었나?
1. 사무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공간
2. 평등한 일터를 만들려는 새로운 움직임
3. 모든 것이 연결된 네트워크화된 사무실
PART 2. 사무실의 미래
_미래의 사무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4. 사무실에서 초경험을 얻게 하라
5. 유연한 업무 공간을 만들려는 조직의 변화
6. 긱 워크와 길드의 재부상, 도시화에 제동을 걸다
7. 당신이 일하는 장소가 곧 사무실이 된다
8. 디지털 기술이 바꾸는 업무 공간의 경험
9. 공간과 편의 시설을 다양하게 디자인한 사무실
10. 직원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 공간의 다양성
11.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시켜라
12.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워크
13. 사무실에 섞여 있는 다섯 세대의 인구
PART 3. 재창조되는 사무실
_사무실에서 일하는 시대는 정말 끝난 것일까?
14. 사무실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의 재구성
15. 언워킹, 과거의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 책 속으로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1920년대 초반에는 벌써 사무실 생활에 핵심을 이루는 요소들이 전부 등장했다. 타자기와 전화기, 백열전구, 전신기, 수직형 서류함, 계산기 등 발전한 산업 기술과 시간·동선을 철저히 따지는 감독관들의 관리로 정해진 시간 동안 정보가 처리될 수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빠르게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해야 할 만큼 높은 건물들이 도시 경관을 재편했다.
- 본문 11쪽
스티브 잡스는 재택근무를 끔찍이 싫어했다. 잡스는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는 가운데 최고의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는 ‘창의성은 자연스러운 만남, 무작위한 토론에서 생겨난다’고 여겼다. 또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입에서 ‘우와’ 하는 감탄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온갖 아이디어가 생깁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잡스가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거대한 공동체 지향 사무 공간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기인했다.
- 본문 60쪽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농담처럼 죽음을 앞두고 사무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한물간 농담이겠지만 그 안에는 여러 진실이 숨어 있다. 과거에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필요성 때문에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직업 윤리는 엄격하고 경직되고 단조로우며, 실패를 극복하고 끝까지 일을 마치는 측면만 중요시되었다.
- 본문 82쪽
뉴욕에 위치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엘리베이터도 초경험을 선사한다. 47초 만에 102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것만으로도 믿기 힘들 만큼 멋진 오디오 비주얼 경험을 할 수 있다. 15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뉴욕이라는 도시가 성장하고 발전한 변천사를 생생히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88-89쪽
다양한 학술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이나 공간을 마주할 때 창의력과 호기심이 샘솟아서 정보를 매우 효과적으로 처리한다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람들은 경외심을 느낄 때 마음을 한껏 열고 인내심을 발휘하며, 주변 세상과 교감하고, 사회 집단에 매우 효과적으로 통합된다.
- 본문 93쪽
처칠은 “우리는 건물을 만들지만 그 건물이 다시 우리를 만든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이 너무 자주 인용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럴 수밖에 없다. 공간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우주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 본문 139쪽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익숙하게 다뤘고, 최신 기술에 민감한 Z세대는 디지털 업무 공간의 수요를 증가시켜서 결국 현실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Z세대가 노동 시장의 주류를 차지할수록 디지털 공간의 다양한 속성에 따라 업무가 진행되는 방식과 공간이 재정립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공간은 지금의 아날로그 업무 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공간이 될 것이다.
- 본문 163쪽
식물과 그림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춰 사무 공간을 꾸미게 했더니 인지 테스트에서 직원들의 성과가 향상되었다. 통제감이 사라졌을 때는 곧바로 생산성이 감소했으며 실수가 늘었다. 또한 통제감은 직원 개인의 웰빙뿐 아니라 직원과 고용주와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개인의 통제력이 늘수록 직원이 자신을 회사와 동일시하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한다.
- 본문 226쪽
어쨌든 우리는 과거부터 기계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왔다. 하지만 인간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공포와 혼란이 만연하다기보다는 모든 직업이 위태롭지는 않으며, 직업에 속한 개별 요소들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자각도 커지고 있다. 인간과 기계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일하며 효율성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는 뜻이다.
- 본문 243쪽
2021년 여름, 애플의 CEO 팀 쿡이 사무실 복귀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불과 수개월 만에 초가을이 되면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에 모든 직원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겠다던 계획이 보류되었다. 구글과 우버, 마이크로소프트도 사무실 복귀 계획을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 본문 274쪽
‘언워킹’의 정의가 사전에 나온다면 그 개념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파헤치고, 현대 사무실에 반영된 가설들을 분류하며, 직장에서 전통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규정한 관습과 관리 방식, 조직 문화를 버린다는 의미일 것이다. ‘과거의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말은 업무 공간의 재구상 및 재설계와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과거 산업화 시대의 흔적을 지우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 본문 281쪽
🖋 출판사 서평
일은 업무 공간을 바꾸고,
업무 공간은 일의 미래를 바꾼다
왜 구글과 우버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복귀시키려던 계획을 보류했을까? 왜 아마존은 4만 그루의 식물을 심은 지구본 모양의 온실을 만들었을까? 왜 애플은 우주에서도 보이는 거대한 애플 파크를 지었을까? 왜 기업들은 ‘회사에서 보내는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고자 노력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들은 “이제 직장은 머리를 처박고 일이나 하는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며 유대 관계를 맺고 함께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되었다.”라고 했다. 그만큼 일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얻는 경험이 중요해진 시대가 도래했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직원의 몰입과 열정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일의 형태와 방식은 계속 진화해 왔다. 그리고 그 일이 벌어지는 공간인 사무실도, 그 안에서 일해 온 사람들도 변화를 거듭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나 유연근무가 극대화되어 일상적인 일의 방식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블루칼라의 시대를 거쳐 화이트칼라의 시대가 되었고, 더 나아가 노칼라의 시대가 되었다. 서류 뭉치가 가방과 손안으로 옮겨와 지금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내가 있는 장소가 곧 일하는 장소’라는 개념으로 일한다.
이렇게 계속해서 재창조되고 있는 일과 업무 공간의 변화를 맞아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일과 업무 공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과 공간의 재창조』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실마리가 담겼다. 이 책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는 지식 노동자, 직원들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고 싶은 기업가 모두에게 ‘일하기 위해 머무르는 공간’을 되돌아보는 계기, 그리고 미래가 되어줄 것이다.